차체 디자인, 물 흐르는듯한 유려한 곡선으로 세련
0-100㎞ 도달 시간 6초대, 잘 달리는 기능에 방점둬

BMW 3세대 Z4 sDrive20i 스포츠 라인. [사진=정수남 기자]
BMW 3세대 Z4 sDrive20i 스포츠 라인. [사진=정수남 기자]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BMW의 카브리올레를 타고 수도권 일대를 달렸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차량의 지붕을 열고 달리고 싶은 욕망이 작용해서지만, 국산차에는 현재 뚜껑이 열리는 차량이 없서서다.

다만, KG 모빌리티가 1992년대 영국의 카로체리아(주문 제작방식의 수제차) 브랜드 팬덤을 인수하고 2인승 컨버터블 칼리스타를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기아자동차도 1996년 영국의 카로체리아 로터스의 엘란을 사들여 2인승 컨버터블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양산차에 익숙한 국내 업황과 수익 저하 등을 이유로 출시 몇 년 만에 이들 차량을 단종했다.

Z4의 2.0 직렬 4기통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m의 힘을 구현했다. 연비는 4등급이며, 가능한 고급휘발유 사용을 권장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Z4의 2.0 직렬 4기통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m의 힘을 구현했다. 연비는 4등급이며, 가능한 고급휘발유 사용을 권장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번에 시승한 3세대 Z4는 2010년대 후반 sDrive20i 스포츠 라인이다.

Z4는 i8과 함께 BMW의 대표적인 2인승 로더스터로, BMW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실현한 모델이다.

차체 디자인은 잘 다리는 차량임을 강조하면서 물 흐르는 듯한 유려한 곡선을 지녔다.

전면부터 후면까지 선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전면부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BMW의 고유 디자인인 키드니그릴이 세로형에서 메쉬(그물) 형태로 변했고, 메쉬 코가 만나는 지점에 선을 강조해 세로형 키드니 그릴 느낌을 살린 점이다.

앞바퀴 휀다 부근에 자리한 대형 흡기구와 M배지는 심심한 측면 디자인에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Z4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대변하는 요소다.

Z4의 측면 디자인은 공기 역학을고랴했으며. 폭 275㎜, 편평비 35%의 스포츠 타이어는 날렵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Z4의 측면 디자인은 공기 역학을고랴했으며. 폭 275㎜, 편평비 35%의 스포츠 타이어는 날렵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대형 BMW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라이트가 차체에 강한 인상을 부여하고, 전동식 소프트탑 루프는 무채색 계열로 시속 50㎞ 구간까지 10초 이내에 여닫을 수 있다.

실내 역시 깔끔하면서 고급스럽다. 10.25인치 터치형 LCD(액정표시장치)를 중심으로 곳곳에 크롬 재질의 진공증착한 마감재와 검은색 유광 강화플라스틱 재질을 대거 적용하면서 세련미를 살렸기 때문이다.

Z4는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중심으로 비스듬하게 자리하고, BMW 최초로 헤드레스트와 일체형 M스포츠 시트 등을 지녔다.

로더스터가 잘 달리는 차량인 만큼 상대적으로 적재공간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Z4는 시트 뒤에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시트 상단에 지리한 끈을 당기면 자동으로 열 수 있는 중앙콘솔함 역시 소품 수납에 제격이다. Z4의 트렁크 용량은 골프가방 3개 정도 수납할 수 있는 281ℓ 수준이지만, 긴 짐을 실을 수 있도록 별도의 스키쓰루를 뒀다.

Z4의 전면부는 BMW 고유의 디자인을 지녔지만, 기존 세로줄 키드니그릴이 그물형태료 변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Z4의 전면부는 BMW 고유의 디자인을 지녔지만, 기존 세로줄 키드니그릴이 그물형태료 변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서울역 앞에서 Z4 sDrive20i의 시동을 걸었다. 2.0 트윈 파워 터보가 정숙하다. Z4가 옥탄가 95 이상의 휘발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노킹(뜨겁게 달궈진 실린더 온도로 불완전연소가 되는 상태)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어서다.

45도 경사의 지하주차장 통로를 오르는 Z4의 성능이 심상치 않다. Z4의 2.0 직렬 4기통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m의 힘을 구현했다.

도심에서 Z4는 여느 BMW 차량처럼 운전이 편하다. 10.25인치 모니터와 헤드업디스플레이, 계기판 등에 교통 정보와 차량 상태 등이 모두 실시간으로 반영돼서다. 안전편의 기능도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조그셔틀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마포대교 남단에서 강변북로를 잡았다.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이 자유로에서 6초 중반대의 제로백을 보였다. 이어 Z4는 시속 180㎞까지 5초 만에 도달했다.

Z4 1열. 차량 주행 행태를 변속기 옆 다이얼을 돌려 선택 가능하다. [사진=정수남 기자]
Z4 1열. 차량 주행 행태를 변속기 옆 다이얼을 돌려 선택 가능하다. [사진=정수남 기자]

Z4가 잘 달리는 로더스터인 만큼 RPM 바늘은 큰 의미가 없다. 주행을 에코로 놓으면 녹색 계기판에 RPM 계기판이 사라지고, 컴포트와 스포츠 주행에서는 각각 빨간색 계통의 계기판에 RPM이 나오지만,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해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이중 스포츠 주행은 주행 소음이 다소 거칠지만, 귀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파주 출판단지 진출입로를 지나 속도를 140㎞로 높였다. Z4는 후륜구동이지만 4륜구동 차량처럼 정교한 핸들링과 코너링을 보여줬다. 실제 Z4는 강력한 힘을 지닌 후륜구동 차량에서 나타나는 오버스티어링(회전 구간에서 힘에 밀려 운전대를 꺾기 전에 차량이 도로 바깥으로 튀어 나가는 현상)이 전혀 감지 되지 않는다. 그만큼 BMW의 기술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이 같은 주행성능에는 19인치 알로이휠에 실린 타이어 폭 255㎜, 편평비 35%(앞바퀴), 275㎜, 35%(뒷바퀴)인 레디얼타이어도 이바지한다. 이들 타이어의 속도 기호는 ZR(240㎞ 이상 주행 가능)이지만, 하단에는 Y(300㎞)로도 표기돼 있다.

차량 내외부에는 다양한 수납함과 적재함이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차량 내외부에는 다양한 수납함과 적재함이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파주 헤이리 마을로 들어서면서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했다.

최근 시승한 신형 7시리즈와 X7 등에 적용된 것과 마찬가지로 직선 구간과 곡선 구간의 차선을 잘 인식한다. Z4의 자율주행 기능과 오토크루즈컨트롤(정속 주행) 기능은 차량 지정체 구간에서 유용하다. 기능 조작은 운전대에 있는 단추를 누르면 작동한다.

한적한 전원 주택단지에 들어섰다. 차량은 스스로 변속기를 주차로 전환한다. Z4는 전자식 버튼을 눌러 이중으로 주차브레이크를 작동할 수 있다.

Z4는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으로 리터당 10.7㎞(4등급)의 연비를 구현했다. Z4의 오토 스탑 앤 스타트 기능도 연비 개선에 힘을 보탠다.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 자동으로 걸린다.

대형 게기판과 모니터를 통해 차량 주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대형 게기판과 모니터를 통해 차량 주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Z4는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 휘발유 미립자 필터를 장착했으며, 강화한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를 충족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9g/㎞로 친환경적이다.

BMW그룹 코리아 관계자는 “Z4는 3세대로 진화하면서 감성적인 차체 디자인, 운전자 중심의 실내 디자인, 강력한 주행 질감과 민첩한 핸들링,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등으로 최상의 운전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Z4에는 사각지대 경보장치가 없어 차선 변경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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