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콜 통해 배터리 사업 분사 당위성 설득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전지사업부문 분할 목적은 분사를 통해 사업에 최적화된 별도 조직을 구성,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다. 발표 이후 분사와 관련해 우려와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회사의 중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이다”

배터리 사업부문 분사를 앞둔 LG화학이 다시 한 번 분노한 주주들 달래기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17일, LG화학은 자시의 배터리 사업 부분을 물적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전지부문)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차세대 알짜배기 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배터리부문을 분사하는 것이 장기적인 회사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 발표 당일 주가가 6% 이상 폭락했다.

21일 거듭되는 논란에 결국 LG화학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날은 LG화학이 역대 최대 분기매출 실적을 공개한 날이다. LG화학은 평소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사업부문별 세부실적, 다음 분기 전망 등의 평이한 흐름을 보이던 컨퍼런스콜에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등장했다.

차 부사장은 “(전지사업 분할) 발표 이후 시장에서 여러 우려와 의견들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부 오해가 있는 부분도 있어 다시 한 번 분할 목적에 대해 말하겠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분사의 목적을 ▲최적화된 별도조직 구성 ▲다양한 자금 조달 가능 ▲다른 사업부문의 자체 현금창출 통한 투자 확대 등 크게 3가지로 꼽았다. 이어 “LG화학의 기업가치가 더 증대되면 주주들의 가치도 증대될 것으로 당사 경영진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까지 말했다.

차 부사장의 발언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이러한 ‘달래기’는 이어졌다. 이날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장승세 LG화학 전지사업본부 경영전략총괄(전무)는 “현재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1위 지위를 확보했으며 분사를 통해 시장 내 경쟁 우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지부문 분사는) 투자의 유연성과 지속적인 수익 동반 성장 달성을 위해 요구되는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위한 것이다. 분사 예정인 신설법인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약 150조원의 수주를 확보했다. 법인 신설 이후 중장기적으로 자동차, 소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등 배터리 사업 전 영역과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글로벌 1등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 발언했다.

그러나 이미 돌아선 여론과 주주들의 마음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오후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LG화학의 실적 발표 관련 글에 “최대 성장 동력이 나가는데 최대 실적이 무슨 의미냐”, “(최고 실적을 받아도) 그럼 뭐하겠나, (전지사업부문을) 분리할건데”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한편, LG화학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전지사업부문의 분사를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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