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으로 소비자 울리고, 올라가는 매출에 웃었다”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유통업계는 늘 ‘유행’에 민감하다. 한 번 유행을 타게 되면 소문은 돌고 돌아 퍼진다. 이는 판매량에 직결이 된다. ‘꼬꼬면’, ‘허니버터칩’ 등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 오히려 요즘 시대에 ‘없어서 못 먹는’ 일까지 생긴다.


업체로서는 흐뭇할 수밖에 없다. 단숨에 회사 분위기를 전환 시키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스페셜 경제>는 각 업체 별 회사의 분위기를 전환시킨 ‘터닝 포인트’ 제품들을 찾아봤다.


SNS 소문 타고 ‘날개 피다’‥강제 해외진출에 싱글벙글
미치도록 매운 맛에 소비자 궁금증 증폭‥얼마나 맵기에?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제품이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찬사를 듣는 반면,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꿈도 꾸지 못할 제품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 불닭볶음면 판매량 및 판매액 (단위 : 만 개, 억원)

SNS가 살린 라면


삼양식품은 광고를 많이 하는 업체가 아니다. 그런데 강제적인 광고효과를 봤다. SNS를 통해서이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출시된 것은 2012년 4월. 그 당시에만 해도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았다. ‘새로운’ 라면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지 못했다.


실제로 2013년 1분기에만 해도 불닭볶음면의 판매량은 750만개에 불과했고, 이로 거둬 올린 매출액은 42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분기가 시작되면서 판매량이 차츰 올라섰다. 1000만개가 판매 됐고, 3분기에는 1700만개를 판매하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무려 1300만개가 증가한 3000만개를 4분기에 팔아치웠다. 1~3분기를 모두 합친 것 보다 많은 양이었다.


갑작스런 판매량 증가는 SNS의 힘이 컸다. 페이스북 등 각종 SNS를 통해 불닭볶음면을 먹는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매운 맛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기를 끌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구매 해 먹기 시작했다.


SNS광풍은 실로 놀라웠다. SNS의 파급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리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었다. 2014년 2월, 유튜브를 통해 영국인 ‘조쉬’가 친구들과 함께 ‘불닭볶음면’을 맛 본 영국인들의 반응을 촬영한 ‘영국남자 불닭볶음면 도전편’이 화제가 되었다. 이 영상은 당시 유튜브 조회수 16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다른 외국인들도 불닭볶음면에 도전하는 영상을 올렸고, 불닭볶음면은 엉겁결에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SNS를 완벽히 등에 업은 불닭볶음면의 파상공세는 무서웠다. 2014년들어 1분기 3100만개, 2분기 3000만개, 3분기 3000만개를 돌파하며 9000만개를 기록해 지난 해 판매한 양을 이미 훌쩍 뛰어 넘었다.


얼마나 맵기에?


불닭볶음면의 성공요인은 ‘호기심을 자극 하는’ 매운 맛이었다. 불닭볶음면은 라면업계 최초로 스코빌지수(SHU)를 도입했다. SHU란 매운 맛을 측정하는 표준 단위이다. 청양고추가 보통 4000~10,000SHU를 기록한다. 불닭볶음면의 봉지면은 4,404SHU로 청량고추에 맞먹는 매운맛이다.


이렇게 매운 맛이다 보니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렸다. 만약 호불호가 갈린 채로 끝났다면 ‘광풍’은 일찍 끝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레시피’가 광풍을 이끌었다. 각종 편의점에서 ‘인증샷’등이 올라왔다. 불닭볶음면에 스틱치즈와 참치 삼각김밥을 함께 먹는 다거나, 다른 부가 재료를 넣어 섞어 먹는 등의 다양한 레시피가 올라왔다.


삼양식품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린 셈이다. 식품업계에서 ‘입소문’만큼 확실한 광고 효과가 없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 삼양식품 매출액 (단위 : 억 원)

효자가 따로 없다


그렇다면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의 매출을 올렸을까? 정답부터 이야기 하자면 ‘YES’이다.


꼭 불닭볶음면 덕분에 매출이 올라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시기가 오묘하게 겹쳤다. 불닭볶음면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전인 2013년 3분기까지는 삼양식품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2년 1분기부터 3분기 까지 총 2511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던 것에 반해 2013년에는 1분기부터 3분기 까지 2188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 때 해성처럼 등장한 것이 불닭볶음면이었다. 불닭볶음면은 4분기 들어 3000만개의 판매량을 올리는 동시에 17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삼양식품의 매출도 함께 뛰었다.


2012년에도 747억원이었던 분기 매출이, 2013년에는 839억까지 뛰었다. 3분기와 비교해 100억이상이 증가한 놀라운 실적이었다.


2014년 역시 ‘효자’의 활약은 계속 되고 있다. 2014년 1분기 80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동기대비 약 87억원이 상승했고, 2분기 역시 전년동기대비 67억원이 증가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은 이러한 열풍을 순간적인 열풍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해외시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현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불닭볶음면을 진출시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특히 매운 음식의 인기도가 높아 불닭볶음면의 판매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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