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회장의 ‘한라 구하기’ 신뢰성 떨어지는 까닭

조경희 / 기사승인 : 2014-11-17 13: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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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보다 한라’…오너 ‘이익’ 늘렸다?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한라홀딩스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지분 정리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라그룹 지주사격인 한라홀딩스가 최대 계열사인 만도 지분을 사실상 20% 이상 확보했다. 지주사 체제로 가는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하지만 만도 보다는 역시 대주주인 한라와 정몽원 회장의 이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라홀딩스가 (주)한라가 보유한 만도 지분을 시장 가격이 아닌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15% 비싸게 사면서 한라홀딩스 주주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여기에 한라홀딩스 지분을 8%의 높은 할인율로 블록딜 매도를 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위해 15% 비싸게 사‥저평가 뒤 매입 수순?
한라 지분 8% 할인 블록딜 매도‥“시장 기대 저버린 이벤트”


한라홀딩스가 6일 건설부문 계열사인 한라로부터 자동차부문 계열사인 만도 지분 162만4079주 전량을 양수한다고 밝혔다.

한라홀딩스는 한라(옛 한라건설)가 보유한 만도 지분 17.29%(162만주)를 3630억원에 매수하기로 했다. 또 만도 지분 10.4%에 대한 공개매수를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한라홀딩스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한라홀딩스는 신주 270만2194주를 발행하는 190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또한 결정했다. 정확한 금액은 오는 19일 최종 결정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라홀딩스는 기존에 만도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었고, 한라의 17.29% 매입 및 공개매수 10.4%를 통해 만도 보유지분을 28.7%까지 높일 수 있게 된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보유한 만도 주식 72만3827주(7.71%)도 대부분 한라홀딩스 신주로 바뀔 전망이다. 사실상 지주사 전환 체제가 마무리된 셈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한라홀딩스가 (주)한라가 보유한 만도 지분을 시장 가격이 아닌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15% 비싸게 산 부분에 대해 ‘신뢰성’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 기대 져버렸나


당초 한라홀딩스가 한라가 가진 만도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 투자회사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 만도가 분할되면서 일정정도 예상됐다.

한라홀딩스가 만도(27.7%), 한라마이스터(100%), 한라스택폴(70%), 만도헬라(50%)를 보유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당초 예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룹 내 지분 거래임에도 한라홀딩스가 한라의 만도 보유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적용했다.

한라홀딩스는 한라(구 한라건설)이 가진 만도 지분 17.29%를 주당 22만3500원에 매수했다. 전날 만도의 종가는 19만2000원 이었다.

또 한라가 가진 한라홀딩스 지분 17.29% 가운데 7.28%(62만7000주)를 8% 할인한 6만원에 시간외 매매로 매도키로 했다. 한라홀딩스의 11월6일 종가는 6만5200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할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지분 거래임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해 결과적으로 한라로의 자금 유입을 극대화했다는 해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한라’ 이익 극대화 초점?


한라는 그간 구 한라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지주사 전환 체제를 보면 여전히 한라와 최대주주인 정몽원 회장의 이익 극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라홀딩스가 약 15%(510억원)를 한라에 더 주는 셈이고, 8% 할인 블록딜을 통해 한라홀딩스의 기존 주주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정몽원 회장은 하락한 한라홀딩스의 지분을 매입하는 데 더 용이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몽원 회장의 한라홀딩스 지분은 7.71% 이지만 향후 만도-한라홀딩스 간 스왑과 한라의 주식 매각을 통해 적어도 40% 이상 지분을 늘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한라-만도 간 논란에 대해 증권가도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 채희근 연구위원은 “한라홀딩스의 이번 사항은 시장의 기대를 져버린 이벤트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당분간 대주주의 지분율 강화 측면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룹 신뢰성 논란이 또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라홀딩스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은 사실상 법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례도 있다. 또 타 기업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과거 약 30% 이상의 프리미엄을 받은 기업들도 있는데 반해 크게 많지는 않은 편이다. 또 이러한 프리미엄에 대해 외부 기관을 통해 자문을 받은 수치”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대주주로 경영권을 소유하고 있다. 자회사의 가치는 보유한 주식 수에 주가를 곱한 금액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데 이를 바로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이러한 프리미엄의 가치는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M&A 등 기업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때 주가에 반영하게 되는데, 한라홀딩스가 (주)한라가 보유한 만도 지분에 경여권 프리미엄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한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않을 경우 한라 이사들의 책임 문제 또한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한라가 가진 한라홀딩스 지분 17.29% 가운데 7.28%(62만7000주)를 8% 할인, 정몽원 회장의 지분 매입을 위해 저평가했냐는 의혹에 대해 “블록딜을 통해 공개 매수를 할 예정이기 때문에 대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는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될 한라홀딩스가 자회사 만도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면서 한라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그간 논란이 돼왔던 순환출자 구조까지 해소를 앞둔 한라가 여전히 건설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아닌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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