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냐‥밑 빠진 독 물 붓기냐”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범 GS가인 코스모그룹 허경수 회장과 친인척들이 단돈 1원에 코스모촉매의 지분을 거래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허선홍군에게 주식을 매도한 오너 일가는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의 장남 허원홍씨와 허경수 회장의 여동생 허연호씨 등 이다.

이들은 코스모촉매 주식 28만8000주(지분율 60%)를 주당 1원씩 총 28만8000원에 허선홍군에게 매각했다. 매각가는 주당 1원으로 결정됐으며, 이는 증여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실상 0원 매각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코스모 오너 일가가 코스모촉매 주식을 주당 1원에 거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스모촉매가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주식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1원 거래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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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변동 후 코스모촉매…허선홍군 지분 90% 확보

코스모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일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GS그룹 방계로 허경수 회장이 지난달 GS 보통주를 매도하면서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허경수 회장은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7만5000주, 1만5000주, 8만주, 10만주, 7만560주를 차례로 장내에 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은 허 회장이 매도한 지분을 그대로 사들였다.

주식매매 후 허경수 회장 보유 주식수는 기존 249만8773주에서 215만8213주(지분율 2.28%)로, 허연수 사장 보유주식 수는 187만3156주에서 221만3716주(2.34%)로 역전됐다.

업계에서는 허경수 회장이 GS그룹 주식을 매도하면서 생긴 금액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코스모그룹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이미 허 회장은 지난 8월 이후 10월 24일까지 회사에 200억원 가까이 빌려줬다. 때문에 이러한 주식 매각 역시 코스모그룹 코스모화학 등 8개 계열사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라는 분석이 가장 크다.


계열분리 수순?


하지만 최근 허 회장이 코스모촉매 주식을 정리하면서 허원홍씨 등이 모두 지분을 매각하고 나서 계열분리설에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허경수 회장은 지난 8월 기준 GS그룹 지분을 3.15%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주식 매각으로 인해 계열분리 지분 조건인 3% 미만을 보유하게 되면서 계열분리 요건이 충족됐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코스모촉매(구 코스모정밀화학)는 유기 및 무기 화학공업 제품제조업체다. 허경수 회장의 아들인 허선홍군이 30%, 허연수 GS 리테일 사장의 장남인 허원홍씨가 26%, 허경수 회장의 모친인 윤봉식 씨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코스모촉매의 지분에 변동이 생겼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 허선홍군이 코스모촉매의 주식 28만8000주(지분율 60%)를 주당 1원씩 총 28만8000원에 매입하고 나선 것.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의 장남 허원홍씨와 허경수 회장의 여동생 허연호씨 등 친인척 모두가 지분을 매각했다.

지분 변동 후 코스모촉매는 허선홍씨가 지분 90%(432,000주), 허경수 회장의 모친인 윤봉식씨가 지분 10%(48,000주) 등 코스모家만 코스모촉매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코스모촉매 최대주주 등 주식보유 변동 현황(2014.11.10.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주식 1원 거래 왜


코스모그룹이 코스모촉매 지분을 주당 1원에 거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스모촉매가 자본잠식 상태로 사실상 주식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코스모촉매는 지난해 기준 자본금 24억원, 자본총계 -168억42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지난 2012년 -131억 6926만원에서 -30억 이상 증가했다.


▲결손금처리계산서(2014.04.01.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코스모촉매는 지난 2012년 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2013년에는 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기업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미처리결손금의 경우에도 지난 2012년 165억원에서 2013년 202억원으로 늘어났다.

실적 또한 부진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170억7200만원, 영업손실은 18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이를 미뤄 짐작해 봤을 때 주당 1원의 가격은 코스모촉매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등 경영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에 주식 가치를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0원으로 가치를 매길 경우 증여세 등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1원으로 매각가를 결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같은 1원 거래는 지난 2003년 동부건설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준기 회장은 2003년 6월 동부건설로부터 동부월드 주식 101만주를 주당 1원에 헐값에 매입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은 계열사 골프장 업체인 동부월드 주식 101만주를 주당 1원에 매도해 동부월드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동부그룹은 “동부월드 골프장 주식건의 경우 출자총액한도 해소를 위해 불가피하게 동부월드 주식을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당시 동부월드가 자본잠식 상태로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여서 1원에 팔수 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지만 대법원 판결 후 판결에 대해 아쉽지만,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포괄손익계산서(2014.04.01.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이와 관련 코스모촉매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오너 일가의 일은 알기힘들다”며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계열분리설부터 지분 정리, 양도세 피하기 등 코스모촉매 매각가 1원을 두고 여러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코스모그룹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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