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사 소송에 공익감사 청구까지‥‘첩첩산중’

▲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로또와 연금복권 등 국내 복권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나눔로또’가 정부에 허위자료를 제출해 사업자 선정을 받았다는 공익감사가 청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나눔로또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 중 한 곳이 복권사업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한 것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사실로 밝혀질 경우 나눔로또의 복권사업자 취소 등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나눔로또 대주주인 유진기업은 이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또한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은 나눔로또 논란 이외에도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구설에 올라있는 실정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이와 관련한 내막을 들여다봤다.


SG&G “허위자료 제출하고 복권수탁사업자로 선정”
나눔로또 “일방적 주장, 감사원 판단 지켜보겠다”


감사원과 복권업계에 따르면 나눔로또 컨소시엄 참여업체인 SG&G는 최근 “나눔로또가 지난해 8월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 복권 용역입찰에서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3기 복권 수탁사업자로 선정됐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청구 <왜>


복권사업은 2기까지 온라인복권(로또)과 인쇄·전자복권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사업자를 통해 운영되어 오다가 3기부터 통합사업자인 나눔로또가 전체 사업을 맡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국내 통합복권사업의 총책임자로 ‘나눔로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나눔로또 컨소시엄에는 유진기업이 49.3%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대우정보시스템 10%, 농협 10%, 윈디플랜 10%, SG&G 3.3%, 삼성출판사 3.3%, 빅솔론 3% 등이 주주사로 참여했다.


이렇게 구성된 나눔로또 컨소시엄은 경쟁사인 연합복권 컨소시엄을 4.806점 차이로 따돌리면서 통합복권 수탁사업자로 선정됐다.


나눔로또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주주회사들은 당시 사업자 선정에 앞서 나눔로또 측과 복권 관련 업무를 나눠 담당하고 주주사들이 인력을 사업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의 약속을 확약서 및 약정서의 형태로 체결했다.


▲ 지난해 8월 열린 '나눔로또 컨소시엄' 조인식(사진제공 뉴시스)
하지만 나눔로또는 통합복권사업자에 선정된 이후 주주사들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컨소시엄에 참여한 SG&G는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 나눔로또를 상대로 38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최근 감사원에 복권사업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이다.


SG&G는 청구서에서 “컨소시엄 구성 당시 제출된 계약서에는 시스템 구축(대우정보시스템)과 시스템 운영 및 관리(윈디플랜), 전자복권 업무지원(SG&G) 등을 자본금 분담업체(주주사)가 담당하기로 하였으나 사업자 선정 이후 나눔로또가 이 회사들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입찰 과정에서 제출한 제안서에는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하는 주주사들의 담당 역할을 명시하였으나 막상 사업을 따내자 제안서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위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또한 SG&G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사업자 제안요청서(제2장 1절)에는 ‘금융 이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는 복권수탁사업자로 참여할 수 없다’고 되어 있지만 현재 나눔로또는 다수의 컨소시엄 참여사가 사업 운영에서 배제된 채 배당만 받고 있어 해당 항목을 위반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엇갈리는 주장


이에 대해 나눔로또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SG&G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사업운영분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던 중 지난해 12월 일방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고 이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한 것”이라면서 “현재 형사소송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민사 소송과 감사원 청구가 진행 중인 만큼 판결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SG&G 측은 일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나눔로또 측의 주장에 대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업운영분담에 대해 소송 전 내용증명을 두 번이나 보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이 일체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나눔로또 측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지난해 제기한 형사소송은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됐으나 현재 고검에 항고 중에 있다”면서 “모든 증거자료는 감사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판단은 감사원이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나눔로또 대주주는?


한편, 나눔로또 컨소시엄을 주관한 유진기업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본지>는 유진기업에 입장을 듣고자 했지만 별다른 입장을 듣지 못했다.


▲ 사진제공 뉴시스
그러나 유진기업은 나눔로또 컨소시엄 주식 49.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또한 컨소시엄 구성 당시 모든 업무를 주관한 나눔로또 정 모 상무는 유진기업 경영지원실 법무팀장 출신이고 현재 나눔로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양원돈 대표는 유진기업의 CFO(최고재무책임자)이다.


현재 정 상무는 나눔로또 컨소시엄에 참여한 또 다른 업체인 윈디플랜에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 30억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지난달 1일 경찰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유진기업은 레미콘, 아스콘 등을 제조/판매하며 레미콘 업계 부동의 1위 기업이다.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로젠택배, 유진투자증권, 하이마트 등을 인수했었으나 인수 과정에서 온갖 논란과 구설에 휘말린 바 있다.


지난 2008년 하이마트 인수 당시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에게 최종 인수 업체로 힘써주는 대가로 이면 거래를 제안해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이 불구속 기소되었으며, 이어 서울고검 검사에게 5억 3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중인 경기 포천 가산노블리제C.C(27홀)를 인수하면서 이 골프장에 입회금을 출자전환해 주주가 된 가산노블리제 회원들을 빈털터리로 만들었다. 이는 회원들이 입회금을 통째로 날린 사상 첫 사례로 꼽힌다.


또한 (주)경안전선, (주)제이에이치, (주)세움, 유진마젤란 주상복합입주자대효회의, 유진스웰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등이 물품 대금 청구 등의 이유를 들어 유진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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