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 뒤엎고 이호진 전 회장 손 들어줘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서울고등법원이 이호진(52) 전 태광그룹 회장과 세무 당국과의 450억원대 증여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이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행정8부(부장판사 장석조)는 26일 이 전 회장이 강남세무서 등 전국 15곳의 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부친인 故 이임용 전 회장의 주식이 상속된 1996년 당시 해당 주식의 실제 소유자가 이 전 회장인지 아니면 다른 공동상속인인지 알 수 없다"며 "기존의 명의수탁자가 이 전 회장 또는 다른 공동상속인 누구와 명의신탁에 관한 합의를 해야 했는지 특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해당 주식의 경우 공동상속으로 인해 실제 소유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명의수탁자에게 명의개서를 게을리 한 책임을 돌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 이임용 전 회장은 1975년 12월부터 당시 태광그룹 부회장 등 23명에게 주식 13만3000여주를 명의신탁했다.


1996년 이임용 전 회장이 사망하자 이들 주식은 이 전 회장에게 상속됐지만 명의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자 세무 당국은 이 주식이 이 전 회장이 상속 받은 명의신탁 재산으로 보고 460억여원에 이르는 증여세를 부과했고, 이 전 회장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심은 "해당 규정은 명의신탁 제도를 이용해 조세를 회피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명의신탁된 주식을 상속으로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판단,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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