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제2의 철피아 논란 ‘우려’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검찰이 대보그룹의 수십억원대 횡령 및 배임 의혹과 관련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했다.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 자택 및 계열사 대보정보통신을 지난 16일 검찰이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압수수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검찰은 특히 대보그룹이 관급공사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운 만큼 횡령 금액의 사용에 대해 중점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철피아처럼 대규모 정관계 의혹으로 번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보그룹 계열사이자 이번에 압수수색을 받은 대보정보통신은 지난 2002년 공기업 민영화의 일환으로 한국도로공사 자회사인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대보정보통신은 <스페셜경제> 확인 결과 한국도로공사가 18.98%를 가진 2대 주주로, 여전히 대보정보통신과 기타 특수관계자로 거래가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대보정보통신 매각 후 지분 ‘상당수’ 보유
횡령 금액 용처(用處) 의혹‥정‧관계 ‘로비설’ 번지나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회사 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대보그룹 최등규(66) 회장 자택과 대보정보통신을 15일 압수수색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어 대보정보통신 대표 문모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검찰은 대보정보통신이 관급(官給) 공사를 대량 수주·납품하면서 회사 규모를 키워온 점에 주목, 정·관계 로비 등 유착비리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횡령한 자금의 용처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최 회장과 문 대표 등 경영진의 구체적인 계획·지시하에 빼돌려진 회사자금 대부분이 비자금으로 조성돼 로비자금으로 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비자금 규모가 40억~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규모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액수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최등규 회장과 더불어 압수수색을 받은 대보정보통신은 대보그룹이 지난 2002년 공기업 민영화의 일환으로 한국도로공사 자회사인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을 인수한 바 있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최 회장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및 대보정보통신의 회계장부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회사 관계자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해 의심스러운 회사 자금 흐름과 관련된 부분을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보그룹 내 횡령뿐만 아니라 대보정보통신이 현금을 다량 보유하고 있고 그간 대량의 관급 공사를 수주해왔다는 점도 수사에 포함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대주그룹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 다만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답변해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며, 향후 행보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작년 매출 1조 돌파한 대보그룹


대보그룹은 대보실업, 대보건설, 대보정보통신 등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지난해 매출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하면서 알짜 중견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81년 대보실업으로 시작한 대보그룹은 1980년대부터 각종 도로 확장공사를 맡는 등 관급 공사를 연이어 수주해 매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보건설은 1981년 설립돼 1998년 법인으로 전환됐으며 대보실업이 91.1%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현재는 토목건축공사, 산업설비공사, 조경, 가스시공업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2013년 기준 남해고속도로상의 보성휴게소(광양방향) 등 총 8개의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권을 획득해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중 대보정보통신은 지난 2002년 공기업인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을 인수해, 방위사업청과 건강보험공단 등 다른 공공기관에도 정보통신 설비를 납품하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의혹을 받고 있다.

대보정보통신은 지난 2012년 매출액 1280억원, 2013년에는 131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20억원에서 2013년 41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대보정보통신, 전 도공 계열사?


대보정보통신은 고속도로 정보통신 시설관리, 시스템(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관한 신기술 개발 및 정보통신공사업 등을 영업목적으로 1996년 6월 1일에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으로 설립됐다. 2002년 3월 고속도로정보통신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05년 디비정보통신에서 2013년 3월 대보정보통신으로 사명을 다시 변경했다.

대보건설이 51.00%(6,120,000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도로공사가 18.98%(2,277,060주), 대보유통이 15.00%(1,800,120주)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31일 기준 7.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대보실업은 2012년 12월 31일 기준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보정보통신은 대보유통, 대보건설, 대보정보통신 등이 최상위, 차상위, 직상위 지배 구조를 띄고 있다.


이중 한국도로공사는 기타 특수관계자에 포함되는데, 대보정보통신은 지난 2013년 592억7044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 2012년에는 734억3884만원의 매출을 거둔 바 있다.

대보그룹은 계열사인 대보정보통신을 통해 도로공사에 통행료징수시스템 등 전체 고속도로 정보통신 관련 시설을 납품했다.


또 지난 2013년 기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세종시 U-City 1단계 1차 구축사업,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금여정보시스템, 한국도로공사 신사옥 및 ICT센터 정보시스템, 서울시 주요도로교통관리, 한국정보진흥원 세종시청사 정보자원 이전 및 설치사업, 수도권교통본부 청라~강서간 BRT 구축 1단계 사업 등의 굵직한 관급공사를 모두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모두 적법한 절차에 의해 거래를 맺은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근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자살하면서 철피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삼표ENC, AVT, 현직 국회의원들이 모두 연루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번 대보그룹 논란이 도피아와 같은 그들만의 리그 내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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