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의 영원한 ‘예스맨’(?)…다채로운 이력 ‘눈길’

▲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상범 기자]1998년 외환위기 직후 대주주나 경영진의 방만 경영이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외부 전문가를 이사진에 포함시켜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고자 했던 ‘사외이사’ 제도. 하지만 설립 당시부터 오너와 대주주의 견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1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오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정치인이나 권력기관 출신의 인사를 사외이사로 모셔와 기업의 ‘방패막이’로 삼거나 지인 등 특별한 관계를 내세워 ‘거수기’ 역할을 자행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행은 여전히 우리 기업의 뿌리 깊은 악습으로 이어져 오고 있어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최근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관피아(관료+마피아)논란도 사외이사 제도의 악습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물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의 인사들이 기업의 사외이사로 앉으면서 경영활동 참여보다는 기업의 정치적 활동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40대 그룹 상장사 사외이사의 출신별로 전수 조사해(2014년 3월30일~6월 30일) 권력기관의 관피아 논란을 받고 있는 인사들은 누가 있는지 어떤 기관이 사외이사에 인기가 높은지 등 다양한 사외이사의 모순점을 짚어 봤다. <편집자 주>


한라그룹 상장계열사, 정·재계 출신 인사들 곳곳에 포진
한국타이어, 조폐공사·재무부·여신협회 등 재경관료 중심



한라그룹은 지난 6월 기준 지배회사를 포함해 총 64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 토목·건축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장사로 (주)한라와 (주)만도를 두고 있다.


(주)한라의 본사는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정몽원·최병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주)한라 및 종속회사들은 건설업 비중이 80%에 달하며, 지난해 9월 한라건설 주식회사에서 (주)한라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한라에는 총 5명의 사외이사가 활동 중이다. 최경식 전 현대증권 대표, 최길선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조현명 전 감사원 제1사무차장, 이대익 전 KCC 부사장, 김수섭 전 한경닷컴 대표이사 등이다.


한라그룹의 또 다른 상장사인 (주)만도는 지난 1997년 설립됐으며 2010년 주식 상장했다.


본사는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자동차 부품의 제조와 판매를 주 사업으로 삼고 있다, 아울러 일반 기계의 제조와 판매, 무역업, 부동산 임대업 등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만도의 사외이사는 총 7명이다.


여기에는 김영수 전 제3대 문화체육부 장관, 김인철 기협기술금융 대표이사, 선우명호 한양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주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회장, 김대식 한양대 경영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등이 있다. 정계, 법조계, 교육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포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채로운 경력 ‘눈길’


한국타이어그룹은 타이어의 제조와 판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두 곳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계열사 아트라스비엑스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한국타이어에는 총 3명의 사외이사가 있다. 조건호 전 전경련 고문, 조충환 전 한국타이어 부회장,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 등이다.


특히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의 경우, 지난 6월 기준 한라그룹의 사외이사도 함께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제공=뉴시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역시 3명의 사외이사가 등재돼 있다. 황원오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민해영 전 여신전문금융협회 회장, 이용성 전 재무부 기획관리 실장 등이 있다. 주로 재경관료 출신 인사들이 중심이 된 짜임새다.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아트라스비엑스는 축전지 제조 및 판매 전문업체다. 총 2인의 사외이사가 근무 중인데, 박성훈 CJ부사장과 이호석 이밸류인터내셔날 대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어 분석해 본 태광그룹의 경우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화재 등 총 3개의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태광산업에는 남익현 서울대 경영대 교수, 신용학 전 동서석유화학 기술팀장, 심일보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대표, 임종빈 전 감사원 제2사무차장 등 각계의 인사들이 고루 포진돼 있다.


대한화섬의 사외이사로는 황두열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 명영식 전 GS칼텍스 경영전략본부장 사장, 정재실 전 감사원 국장 등이 있다.


또 태광그룹의 금융계열사 흥국화재에는 이승청 전 제17대 대통령인수위 정책연구위원, 이재준 경기북부지바변호사회 회장, 신문영 메이필드호텔전문학교 학장 등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재계·교육계 강세…외교부 출신도


대성그룹 상장사에는 총 16명의 사외이사가 있다. 대성창업투자에는 서병문 단국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가 있다.


대성산업에는 장철훈 전 조흥은행 은행장, 김용섭 전 레고코리아 회장, 심국웅 전 주 멕시코 공사, 배순 리크머스코리아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대성에너지에는 김래현 서울과기대 화학공학과 교수, 최영한 어린이재단 후원회 회장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서울도시가스에는 최영두 전 대성산업 상무, 문규석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수석연구원, 채광수 전 문경탄광 대표 등이 있다.


대성합동지주에는 주광일 전 한림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최용호 중소기업연구원 이사, 양창삼 한양대 경영학부 명예교수가 확인됐다. 또 대성홀딩스 역시 총 3인의 사외이사가 활동 중이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 박은구 숭실대 사학과 교수, 조성표 경북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바로 그들이다.


대성그룹 다음으로는 현대산업개발의 사외이사 현황을 살펴봤다.


현대산업개발그룹의 주력사 현대산업개발은 주택건설 전문업체인 한국도시개발과 국내외 토목 및 플랜트 건설업쳉인 한라건설이 지난 1986년 합병해 만들어졌다. 본사는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그룹은 현대산업개발, 현대EP, 아이서비스, 아이앤컨스, 현대아이파크몰, 영창뮤직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장사는 현대산업개발과 현대EP가 있다. 6인의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먼저 현대산업개발에는 최명해 전 재경부 국제심판원장,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박순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박용석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김용덕 고려대 초빙교수 등이 있다. 이외에 현대EP에는 전 현대산업개발 부사장 직을 맡았던 이승구 사외이사가 등재돼 있다.


정·재계 출신 ‘골고루’


교보생명그룹은 총 12개의 국내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금융사에는 교보생명,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증권, 케이씨에이손해사정 등이 있다. 또 교보문고, 교보정보통신, 교보핫트랙스, 제일안전서비스, 교보리얼코 등 6개의 비금융 계열사가 있다.


교보생명그룹의 주축인 교보생명은 상장사가 아니지만 그 대표성으로 인해 사외이사 목록을 살펴봤다. 교보생명그룹의 상장사는 교보증권이 유일하다.


니콜라스 파움가르텐 Corsair Capital 회장, 김형철 전 제일화재해상보험 대표,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유필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학장, 박영택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부회장 등의 활동이 관찰됐다.


아울러 상장 계열사인 교보증권에는 정문수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박상수 전 한국재무학회 부회장, 정동수 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이사장 등 총 3명이 확인됐다.


세아그룹에는 총 3개의 상장사가 있다. 먼저 세아제강의 경우 김용석 홍익대 신소재공학 전공교수와 조창진 국방기술품질원 자문위원이 사외이사 직을 맡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사외이사로는 채방은 전 서울고검 검사, 김창도 씨디철강 사장, 박인목 세무법인 정담 회장, 정용희 삼정피앤에이 대표 등이 있다. 또 이규화 한국손상조사센터 소장은 세아특수강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 중이다.


태영, ‘언론·교육계’ 출신 대다수


공중파 방송인 ‘SBS’로 잘 알려진 태영그룹은 총 4개의 상장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태영건설의 사외이사로는 오건환 한국방송기자클럽회장, 김명섭 전 중부지방국세청 조사국장, 김정주 전 공정위 전자거래보호과장, 서일원 서울대 건설환경공학 교수가 있다.


또 SBS에는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대표,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 교수, 김희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김학웅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있다.


아울러 정해창 좋은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SBS미디어의 사외이사로, 김진우 연세대 경영학과교수·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장진호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SBS콘텐츠허브의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주력사 하이트진로는 지난 1924년 설립돼 197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서울시 강남구에 본사가 있다.


태영그룹 다음으로 분석해 본 곳은 하이트진로 그룹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주력 사업은 맥주, 소주, 생수 사업 등이다. 박문덕 회장과 김인규 대표이사의 진두 지휘하에 OB맥주와 국내 주류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상장 계열사로는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와 하이트진로가 있다.


하이트진로에는 총 3인의 사외이사가 등재돼있다. 김영기 전 하이트맥주 고문, 유지흥 서울커넥션지구촌관광 대표, 정병교 삼진이엔지 대표 등이 있다. 또 하이트진로홀딩스에는 이성용 남강엔지니어링 회장과 한승구 썬택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편중된 ‘출신성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사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 등을 주 사업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0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으며, 본사는 서울 중구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총 매출액은 3조1000억원, 영업이익 3698억원, 순이익 2673억원을 기록했다.
상장계열사로는 아모레퍼시픽과 (주)아모레페시픽그룹이 있으며 비상장 계열사로는 태평양제약, 에뛰드, 이니스프리, 퍼시픽글라스, 퍼시픽패키지, 아모스프로페셔널 등이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상장 계열사에는 총 5인의 사외이사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총 4인, 지주회사인 (주)아모레퍼시픽그룹에 1인이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에는 송재용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언오 부산발전연구원 원장, 남궁은 명지대 공과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김성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있다. 또 (주)아모레퍼시픽그룹에는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근무 중이다. (주)아모레퍼시픽그룹에는 주로 교육계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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