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경영능력, 상속세로 ‘정통성’ 보여야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포스코특수강 인수에 세아그룹 오너가 전면으로 나서면서 철강업계에서 세아그룹이 가장 ‘핫’ 한 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부친 이운형 회장의 작고 후 3세 경영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굵직한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세아그룹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 인수 TF를 이끌면서 자연스럽게 장남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에게로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3세 경영 또한 공고히 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상속세 문제 역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부친 작고 전에는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 끌어올리기에 나선 반면 최근에는 장내 매도를 통해 자사주 처분에 나서,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자금 마련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속 지분가치 3900억‥이중 1944억 납부해야
포스코특수강, 동부특수강 M&A로 그룹 ‘주도’


세아그룹(세아홀딩스)이 최근 포스코특수강 및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TF를 구성하면서 그룹 재도약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상무가 그룹 오너로써 그룹 명운을 걸고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상속세 또한 어떠한 방법으로 마무리 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

‘상속세’는 국내 재벌들에게 있어 대단히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단순 부의 승계뿐만 아니라 정당성을 기반으로 승계가 된다는 점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007년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7000억원 상당의 지분을 물려받으면서 상속세 3500억원을 납부한 바 있다. 아직 추가로 납부해야 할 상속세가 8000억원이 남았지만 이미 재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다.

이는 지난 2006년 “1조원대의 상속증여세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는 데, 이에 대한 약속 차원이기도 하다. 정용진 체제로 전환하면서 단순 부의 승계가 아닌 철저한 정당성을 기반으로 승계하겠다는 의도다.

세아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이운형 세아그룹의 회장의 타계로 3900억원에 달하는 계열사 지분을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장남 이태성 상무도 19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부담을 위해 지분매각과 지분담보 대출 등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여전히 800억원을 상회해 추가 지분매각 가능성도 있다.


상속 계열사, 지분가치 3900억원 달해

이태성 상무는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 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세아제강 지분 5만주를 장내매각 했다. 매각 대금은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총 53억원에서 5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태성 상무의 지분율은 19.12%에서 18.29%로 감소했으나 53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매각이 이 상무의 상속세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3년 이 상무가 상속받은 계열사 지분가치는 3900억원으로, 공제액을 감안하더라도 50%의 세율을 적용하면 이태성 상무가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는 1944억원 규모다.

이미 이 상무는 자금마련을 위해 2013년 8~9월 세아홀딩스 지분을 매입해 이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았다. 또한 세아네트웍스 지분과 세아제강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마련했다.

또한 납부기한 연장을 위해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 지분을 담보로 연부연납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부연납(年賦延納)은 상속세 납부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납부기한을 연장해 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1053억원의 세금 납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추가 지분 매각 가능성은?

상속세 납부가 남아있는 만큼 지분 매각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 박혜민 연구원은 “은행대출이나 지분매각, 납부기한 연장 등의 노력에도 불구 이태성 상무는 여전히 8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 부담이 있다. 추가 납부 금액에 대해서 연부연납 신청이 진행 중일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최근 7월 들어 이태성 사무의 세아제강 지분매각처럼 현금마련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크다. 추가 지분매각에 대한 가능성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자원조달이 끝날 때까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인 사항이다 보니 답변이 어렵지만, 상속세 납부기한 내 재원 마련을 위해 진행한 것”이라며 “전체 보유지분(약 115만주, 19.12%)을 고려했을 때 매각 지분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고 답변했다.

단, 추가적인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는 것이 세아홀딩스의 설명이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당시 납입기한이 도래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향후 추가적인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해덕기업, 자산 매각 <왜>


또 최근에는 세아그룹 오너 일가가 100% 지분율 보유한 해덕기업에서 보유중이던 세아베스틸 지분을 매각하면서 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덕기업은 2013년 7월 기준 이순형 회장이 지분 35.40%, 이태성 상무가 37.06%, 박의숙 회장이 14.01% 등 오너 일가가 100%를 소유한 부동산임대업체다.

지난 9월 4일 해덕기업은 해덕기업이 보유중이던 세아베스틸 지분 106만3545주를 지난달 29일 장내에서 매도해 381억 원대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매각 지분은 해덕기업이 갖고 있던 세아베스틸 주식의 절반에 달하는 분량으로, 이를 통해 자산총액 대비 15.8%에 달하는 현금을 단번에 확보했다. 이로써 해덕기업이 보유한 세아베스틸 지분율은 4.6%까지 줄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세아그룹 이태성 상무가 상속세 마련을 위한 재원마련이라는 측면과 더불어 최근 M&A 대상기업인 포스코특수강,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자금마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식적으로 3세 경영을 본격화한 만큼 M&A 성공을 통해서 경영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과 상속세 납부를 통해 정통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이태성 상무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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