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부문 개편 가능성 대두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삼성가의 ‘건설부문’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전자·건설·금융 부문 등 주력 사업을 이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져나가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재계에선 두 계열사 간 합병에 따라 삼성그룹 건설부문 구조개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건설부문 개편 초읽기


이미 지난해 말 삼성그룹은 건설부문 구조개편의 신호탄을 쐈다. 삼성물산이 삼성SDI로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5.09%를 전량 매입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보유 지분율이 7.9%까지 상승, 2대 주주에 올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과 관련,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석유화학플랜트·건설 부문을 삼성물산(건설부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석유화학플랜트 부문 사업 노하우 등을 전수받아 해양플랜트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전체 매출에서 해양 플랜트 부문이 60% 가량을 차지한다.


양사가 합병을 통해 육상과 해양 부문에 강점을 가진 플랜트 부문 전문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건설 부문’에 대한 고민이 남는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 바로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의 ‘건설 부문’을 하나로 합쳐 별도의 회사를 세우는 방안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지분이 전혀 없던 삼성물산이 지난해 7월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꾸준히 모아 1년 새 지분이 7.81%로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가장 큰 수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으로 삼성물산이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던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가능성은 일단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은 2016년부터 완전한 이익 정상화가 예상된다”며 “그간 ‘리스크 요인’으로 여겨진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관련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종합설계시공(EPC) 3개사 가운데 긍정적 영향은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의 순으로 전망된다”며 “전반적으로 중복분야가 있었던 EPC 3사간 영업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삼성중공업 매출은 14조8000억원, 삼성엔지니어링 9조8000억원으로 합병 시 매출은 24조6000억원대로 건설업과 조선업의 1위 수준으로 부상한다”며 “삼성중공업의 자본은 삼성엔지니어링의 6.5배, 자산은 2.9배로 삼성중공업은 유형자산 측면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무형자산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두각


이 같은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체제가 더욱 공고히 해진다는 평가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금융, 중공업‧건설 등 계열사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되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통합 법인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가 된다. 합병 비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삼성전자가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30일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의 지분 17.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생명(3.5%), 삼성전기(2.4%), 제일모직(현 삼성SDI, 0.4%), 삼성에버랜드(0.1%), 삼성테크윈(0.1%), 제일기획(0.1%) 등이 삼성중공업의 주요 주주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 주주는 13.1%를 보유한 제일모직이다. 삼성물산(7.8%), 삼성화재해상보험(1.1%) 등도 주요 주주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아래로 삼성 건설부문 계열사들이 집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등 건설부문 계열사가 궁극적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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