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기업공개 해야 하는데‥연결 실적 ‘고심’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롯데정보통신이 또다시 부실 계열사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2010년 인수한 현대정보기술이 올해 1분기에도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이 지난해 219억원 적자를 거둔 데에는 지분법상 연결된 현대정보통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외 롯데피에스넷, 한페이시스 등 또 다른 계열사들도 자본잠식에 빠져 최근 증권가에서 IPO 자체가 전면 보류됐다는 이야기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롯데정보통신은 만기 회사채 상환을 위해 롯데캐피탈로부터 4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결정해 올해에도 만만치 않은 업황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기업 간 내부거래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대기업 SI를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분야로 지정하면서 롯데정보통신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피에스넷 ‘자본잠식’, 현대정보기술 ‘마이너스’
지난해 재무건전성, 경영권 유지 위해 100억원 출자


지난 25일 롯데정보통신은 2014년 8월 25일부터 2015년 8월 25일까지 2.81%의 이자로 롯데캐피탈로부터 단기차입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차입금액은 400억원으로 2011년 발행한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서다. 이 금액은 자산총액 대비 3.4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매출액 중 1338억원 ‘내부거래’


롯데정보통신은 롯데그룹 내 SI 계열사로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은 1696억원, 영업이익 17억원으로 매출액 기준 전년 대비 6.3%, 영업이익 기준 전년 대비 32.5% 감소했다. 이중 내부거래를 통해서만 13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분기 매출액의 80% 가까이를 내부 거래를 통해 신장한 셈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마이비(20억4166만원), 롯데피에스넷(3억3208만원), 한페이시스(1억7151만원), 롯데쇼핑(223억4331만원), 롯데카드(426억8371만원), 호텔롯데(101억223만원), 롯데건설(81억8427만원), 우리홈쇼핑(29억9008만원), 이비카드(48억5057만원), 롯데리아(70억4456만원), 롯데손해보험(39억4306만원), 롯데푸드(15억2571만원), 코리아세븐(29억1385만원), 롯데제과(28억7973만원), 롯데닷컴(18억91만원), 롯데칠성음료(31억5802만원), 롯데케미칼(27억1655만원), 롯데하이마트(14억8863만원), 롯데캐피탈(5억3463만원), 롯데알미늄(10억8376만원), 롯데물산(3억7458만원), 롯데마트 차이나(3억9906만원), 기타(102억9237만원) 포함 1338억5494만4000원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

이는 4분기 까지 이어질 경우 그룹 내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지만, 1분기 매출액의 거의 대부분이 그룹에서 나온 셈이다.

이와 관련,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SI 업체의 태생 자체가 전산시스템 효율화 등과 연결된다. 또 태생적으로 기밀, 보안이 필요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내부 비중이 다소 높다”고 밝혔다. 이어 “상반기 대외 매출이 작다 보니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 있는데 하반기에는 수주 확대를 통해 매출 비중을 줄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미 지난해에도 국내외 계열사로부터 4567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부실 계열사 지원, 악순환 초래?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롯데정보통신은 계열사 자금지원에도 나서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피에스넷에 보통주 지분율(29.59%) 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또 한페이시스에도 같은 이유로 지분율 31.50% 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한페이시스는 버스, 지하철, 택시 등 교통 및 유통분야 전자결제서비스 업체로 지난해 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매출 원가가 79억원대로 매출 총손실이 21억원이 났다.

롯데피에스넷은 중소협력사 기술탈취 혐의 등으로 세간에 논란을 일으킨 계열사로, 사실상 손실만 내고 있는 상태다. 지난 1월, 4월, 7월 롯데캐피탈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50억원 규모의 CP까지 매도했다.

올해에만 세 차례에 걸친 매도다.

현대정보기술 또한 이에 앞서 현대정보기술 또한 지난 4월 15일 롯데캐피탈로부터 1년 상환으로 50억원을 차입 받았다. 이 금액은 자산총액 대비 3.3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대정보기술은 2012년 50억원, 지난해 151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도 3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롯데정보통신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별도 기준 53억6700만원을 기록했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16억9500만원에 그쳤다. 그룹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도 불구, 계열사 손실로 인해 롯데정보통신의 실적 또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수주를 통해 매출액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롯데정보통신이 계열사 실적 악화를 어떻게 견인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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