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상조업 자본잠식‥웨딩사업 진출 <왜>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국내 1위 레조트 기업 대명그룹이 지난 7월 29일 자회사인 대명엔터프라이즈를 통해 결혼정보기업 ‘더원결혼정보(구 행복출발 더원)’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구주 및 전환사채(CB) 인수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더원결혼정보의 지분 98%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11년 이후 2세 경영을 본격화한 서준혁 사장의 경영 능력을 시험해볼 또 다른 잣대라는 평가다. 장기적으로 출산 육아 실버라이프, 안티에이징 사업에 진출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야심차게 시작한 상조서비스의 부채비율이 높은 마당에 신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캐시카우 ‘상조’로 2세대 경영능력 보이려다 실패?
리조트와 무관한 사업 진행‥국내 1위 명성 금가나

대명그룹은 지난 2010년 레저 스포츠에서 문화 라이프로 방향을 정하고 첫 번째 신사업으로 상조회사인 대명라이프웨이를 설립했다.

상조 시장은 그간 비리, 횡령으로 얼룩지면서 업계 자체의 이미지가 훼손된 감이 있었다. 하지만 대명그룹이 진출하면서 대기업에 의한 시장재편 신호탄으로 평가받았다.

대명라이프웨이 또한 모회사인 대명그룹의 리조트 및 회원 인프라, 절대적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상조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사업을 전개한다는 전략을 폈다.

기존 상조사업이 사후에 벌어지는 단순한 장례서비스에 이르는 평면구조 였다면, 대명라이프웨이는 장례시작, 장례서비스, 장묘사업에 이르는 사업을 수직계열화해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서준혁 대명라이프웨이 대표는 “1차적으로 자체 리조트를 방문하는 고객과 회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사업 초기 1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5년 내 회원규모를 100만명으로 확대해 업계 부동의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심찬 시작, 실적 ‘암울’


대명라이프웨이는 지난 2012년 179억의 자산을, 2013년에는 370억원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부채는 218억원에서 2013년 483억원까지 늘었다. 2012년 -39억원이던 자본은 2013년 -113억 까지 늘어나 2012년부터 이미 자본이 잠식된 상태다.

상조업체들은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가 많다. 상조업체의 회계처리 특성 상 모집수당, 관리비 등 초기 비용지출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명라이프웨이는 처음부터 중소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조시장에서 ‘대기업’ 타이틀을 들고 온 상조회사다. 이에 자본금이 줄면서 지급 여력이 가능한가를 고심하게 만들고 있다.


웨딩사업 진출 이유는


이에 대명라이프웨이가 상조회사 외 웨딩사업에 진출하면서 자칫 문어발식 경영을 이어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명그룹은 또한 이달 내 웨딩 컨설팅 기업 한 곳을 추가로 인수해 연내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장기적으로 출산 육아 실버라이프, 안티에이징 사업에 진출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 플랫폼을 완성할 예정이다.

대명그룹측은 “새로 인수한 더원결혼정보를 4년 내 상장(IPO) 할 수 있도록 그룹의 핵심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명그룹 2세 서준혁 대명엔터프라이즈 사장

M&A로 사업다각화 역사?


대명은 1980년대 불모지나 다름없던 레저분야에 진출한 이후 30년간 고속성장을 통해 현재는 레저업계의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서준혁 사장의 부친이자 창업주인 고(故) 서홍송 회장은 레저나 리조트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1987년 세계 5대 종합 휴양리조트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대명레저산업을 설립하고 지금의 비발디파크를 세웠다.

지난 2011년 오션월드가 세계워터파크협회에서 발표한 세계워터파크 순위에 국내 1위, 세계 4위에 올라 서 회장의 생전 목표가 달성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대명그룹은 서준혁 사장을 필두로 한 2세 경영을 전면적으로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서 사장은 추모사를 통해 “대한민국 레저산업을 이끄는 최고의 레저기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전 세계의 고객 감동을 실현하는 글로벌 휴먼 비즈니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명그룹은 주력 사업인 호텔(비즈니스호텔 포함)과 리조트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2014년 현재 야심차게 시작한 대명라이프 상조 서비스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영상보안장비 제조업을 선언하면서 다행히 올해 2차전지 사업이 기존 보안시스템을 잇는 주력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2분기 이후에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2분기에 첫 매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영화관운영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위탁운영방식에서 부동산임대차계약으로 전환하면서 영업은 정지됐다.

이밖에도 유통업, 인바운트, 영화투자업, 공원장운영업 등을 다양하게 운영하지만 사실상 대명엔터프라이즈 내 수익은 초기부터 논란이 됐던 MRO 사업을 통해서다. MRO사업의 비중이 84%에 달해 사실상 대명엔터프라이즈의 수익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대명그룹이 자칫 2세 경영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너무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명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는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위해 상조서비스도 제공하고, 웨딩사업도 시작하는 것”이라며 “고객에게 전체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상품을 제공한다는 목표이고 신규 사업 또한 이와 비슷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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