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위 건설되는 아쿠아리움‥위험천만한 ‘곡예’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제2롯데월드가 잇따른 안전논란에도 불구 추석 전 임시개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처음 언론에 공개하면서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롯데측이 공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는 2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점하는 아시아 최대 면세점 내부 인테리어도 마무리된 상태. 사업 규모와 수준을 공개해 하락한 이미지를 상쇄시키겠다는 평가다. 롯데측의 추석 전 임시개장 승인 여부는 오는 18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안전 우려는 또 다른 곳에도 도사리고 있다. 지속되는 싱크홀 외에 이미 지난 2012년 한 차례 보도되면서 우려가 된 초고압 변전소 위 세워진 ‘아쿠아리움’에 대한 위험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추석 전 사용승인 서두르는데‥싱크홀만 ‘신경 써’
5중 방수처리 해 누수‧누전 없다?‥법 어겨도 되나

추석 전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그룹. 롯데측은 지난 6일 처음으로 저층부를 언론에 공개했는데, 그간 각종 ‘사고’로 제2롯데월드에 대한 이미지가 하락하면서 이에 대한 이미지 쇄신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8일에는 그룹 정책본부에 외부 소통 강화를 위한 대외협력단을 새롭게 꾸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간 롯데측은 제2롯데월드 관련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뚜렷한 홍보 대신 소극적인 기조를 유지해왔다. 특히 제2롯데월드는 롯데백화점을 비롯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에비뉴엘,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롯데몰 등이 입점하는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가 총동원된 사업임에도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어서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평.

하지만 대외협력단을 신설하고 소진세 총괄사장을 대외협력단장에 겸임 발령한다고 밝히면서 롯데측의 ‘사활’을 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은 기존 홍보, CSR, 브랜드경영 등을 담당하던 정책본부 커뮤니케이션실의 업무와 함께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외업무 지원을 담당한다. 이 대외협력단은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석촌호수 수위저하 및 인근 지역 싱크홀 문제 등 최근 거론되고 있는 문제들을 시민사회단체 및 대외기관들에게 적극적으로 해명 및 소명할 것으로 보여진다.


롯데, 조기개장 서두르는 이유


롯데가 추석 전 임시사용 승인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38년 만에 가장 이른 9월 초순이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은 9월 8일로 지난 2006년 10월 6일 추석보다 한 달 가량 빠르다. 이에 유통업계도 추석 선물 예약판매에 돌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그룹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추석 전 사용승인을 통해 추석 마케팅에 합류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장 초기 ‘프리미엄’ 효과를 누리겠다는 분석이다. 당초 5월 임시개장을 목표로 했지만 안전 논란이 끊이지 않자, 방향을 선회해 추석 전 사용승인을 얻어내겠다는 목표다.


피해 규모 ‘호소’


롯데측은 당초 5월 임시개장 승인이 지연된 만큼 9월에는 반드시 개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는 ▲명품백화점·면세점이 입점하는 에비뉴엘동 ▲쇼핑·문화시설이 들어서는 쇼핑몰동 ▲시네마·아쿠아리움 등이 들어서는 엔터동 등 3개 건물로 구성돼 있다. 롯데그룹은 애초 5월에 저층부 3개동을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가 불거지면서 서울시로부터 사용승인 허가를 받지 못해 개장 시기가 미뤄진 상태다.

이에 입점 업체 470여개사(에비뉴엘 200여개, 쇼핑몰 270여개)는 매장 직원을 뽑아놓고도 영업을 하지 못해 금전적 손해를 입고 있다. 보광비와 물류비 손실만 해도 상당한 금액이 든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의 사용승인이 나기까지는 물건을 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엔테테인먼트동 지하 1층에는 아쿠아리움이 있는데, 사용승인 전까지 생물 반입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휜 돌고래인 벨루가 등 5만5000여 마리의 수중생물도 대기 중에 있다.


안전논란 더 이상 없나?


사용승인이 임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는 롯데측에 안전과 교통대책과 관련 82건의 내용을 보완하라고 요청한 상태고 이 기한은 이달 18일 까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롯데측이 보완조치를 어떻게 해오는지에 따라 추석 전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보완책이 서울시의 기대에 부응할 경우 사용 승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싱크홀이 제2롯데월드 때문이 아닌 지하철 공사 건으로 원인이 밝혀지면서 탄력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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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전소 위에 세워진 아쿠아리움?


서울시는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앞에서 발생한 싱크홀 관련 폭 2.5m 이상의 싱크홀을 메우는데 10t 트럭 14대 분량의 토사를 사용해 메운 바 있다. 하지만 응급 복구한 부분이 다시 내려앉으면서 도로를 굴착해 원인을 파악해 이주 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만약, 이 싱크홀이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이 있다고 밝혀지면 조기개장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싱크홀 외에도 여전히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초고압 변전소 바로 위에서 건설되는 ‘아쿠아리움’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85m 길이나 수중터널과 함께 5만5000마리의 바다 생물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족관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고압 변전소 위에는 ‘누수’ 위험 때문에 저수 시설이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롯데측은 변전소 위 지하 1~2층에 대형 아쿠아리움을 짓고 있다. 반면 변전소는 지하 3층~지하 5층에 들어서 있다.

국토해양부 규정에는 변전실은 침수나 물방울이 떨어질 우려가 없는 곳에 설치해야 하며 특히 변전실 위층에서 물이 샐 우려가 없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하 변전소는 조금이라도 침수되면 복구가 쉽지 않아서 대형 정전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특히 이 변전소는 이 일대의 1만5000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사고가 날 경우 전기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중요한 보안시설로도 지정돼 있다.

일반적으로 변전소는 사고가 나면 전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댐, 철도, 정수장 등과 함께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된다. 지하변전소의 경우 조금이라도 침수되거나 화재가 나면 복구가 쉽지 않아 대규모 정전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외부와 격리시키는 등 특별히 시설을 관리, 보호하는 이유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롯데 측은 철저한 방수 시설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또한 롯데소유 부지를 임대해 변전소를 운영중이기 때문에 안전에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경우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방수시설만 강화하면 국토부 규정을 위반해도 되는 것인지 의아하다. 사고 발생 시 이를 누가 책임질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블로거’ 동원해 ‘여론몰이 의혹’


안전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자 롯데측은 블로거들을 초청해 해당 포스팅을 작성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최초로 기자들에게 공개하기도 앞서 블로거들을 동원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집중 부각한 것이다. 이들 블로거들은 제2롯데월드에 안전성을 해소하는 관련 포스팅을 작성하고 하단에 “롯데물산의 블로거 탐방단 활동으로 원고료를 받고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공정위 지침에 의거해서 위 포스팅은 롯데월드타워 홍보단 활동을 통해 원고료를 받고 진행되었습니다” 등을 명시했다.

이들 블로거들 대부분 “이렇게 안전하게 설계하고 건축해서 자신 있게 카메라 들고 오라고 했구나 싶더라. 롯데월드타워 전용 소방차도 구입해서 24시간 대기중이고, 재단대피 시간도 1만5000여명의 상주 인구가 63분 만에 전부 대피가 가능하게 했다”며 “직접 보고 듣고 하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던 것들이라 뿌듯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작성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롯데월드타워의 현재 공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어떤 자재를 사용하고, 얼마나 안전을 위해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금처럼 안전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지어 완공 후에는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는 랜드마크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이들은 ‘원고료’를 받고 작성했다는 점에서 여론 몰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롯데물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업에서 바이럴 마케팅 절차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현장에 대한 이슈가 많아서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위함이었다”며 “일각에서 거론하는 것처럼 여론 몰이 등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속되는 ‘안전성’ 논란


제2롯데월드는 신격호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불린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 공사가 지연되면서 석촌호수의 물이 줄어들고 곳곳에서 지반이 침수되는 싱크홀 이상 징후가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안전과 관련된 ‘빨간불’이 들어오지만 ‘경제논리’ 혹은 서울의 랜드마크 등에 다소 안전성 논란의 희석되는 분위기다.

이미 공군 ‘항로’ 까지 바꾸면서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2롯데월드. 지어진 후 ‘수정’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간을 다소 늦추더라도 ‘안전성’을 ‘경제논리’와 바꾸는 것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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