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공포 벗고…깜짝 실적에 함박 ‘웃음’

▲한국전력공사 삼성동 본사 전경 <조환익 한전 사장>.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해마다 블랙아웃의 공포속에서 예비전력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하지만 올해는 지독한 무더위에도 블랙아웃의 위기는 무사히 넘긴 모양새다. 올해 전력농사가 예년에 비해 한층 수월해 졌기 때문이다. 한전의 입장에서는 큰 고비를 넘긴 것이다.


여기에 2분기 실적 대박은 한전에 날개를 달아줬다. 원자력이 제 몫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연료비 절감에 환율까지 한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6년만에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서면서 조환익 사장의 리더십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그동안 권위주의 타파 등 소통의 리더십이 한전을 새롭게 일으킨 원동력으로 부각된다. 또한 한전의 발목을 잡았던 밀양 송전탑 문제까지 조 사장의 경영 능력을 보여준 셈이 됐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한국전력의 장밋빛 내일을 살펴봤다.


최근 한국전력공사의 기상도가 연일 ‘맑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여름철만 되면 되풀이됐던 고질적인 블랙아웃의 공포에서도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올 2분기 실적이 그야말로 대박을 기록했다.


지난 7일 한국전력은 2분기 영업이익 829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1조941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것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매출 또한 12조88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 상승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전의 영업이익을 5000억원 정도로 전망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8000억원이 넘는 이른바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또한 1915억원으로 112.1% 증가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


특히 2분기 전기판매수익은 기대이상이었다. 전기판매수익은 82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하계요금 적용기간이 종전 7~8월에서 올해 6~8월로 늘어난 점도 전력판매단가 상승에 기여했다.


여기에 발전용 연료단가가 떨어진 것도 실적 개선에 한 몫을 차지했다. 한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1조4317억원 가량 연료비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전은 원전 가동 중단이 잦아지면서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했지만 올해는 원전중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 2분기 원전이용률은 최근 12년 동안 최고 수준인 86%를 기록했다. 이는 연료비 절감 효가로 나타난 것이다.


원화강세는 한전의 실적에 훈풍을 더했다. 해외에서 수입한 발전연료 비용은 전년동기 대비 약 1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외화부채도 5000억원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록했다.


블랙아웃 공포 사라져


블랙아웃의 공포에서 해방된 것도 한전의 큰 수확이다. 지난 2011년 ‘9·15정전’으로 전국적인 정전사태로 인해 여름철이면 전력수급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원전비리 사건으로 원전 여러 대의 부품을 점검하면서 원전이 발전중지에 들어갔다.


권위주의 타파 ‘SOS경영’ 활짝…소통의 리더쉽 ‘원동력’ 부각
주가 고공행진 6년5개월 만에 ‘신고가’…밀양 해결 ‘일등공신’



국내 전력산업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비난의 화살은 한전으로 몰렸다. 때문에 한전은 여름철이면 블랙아웃의 공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예년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23개의 원자로 중 19개가 가동중이며 총 1700만 킬로와트(kw)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보다 400만 kw이상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새로 건설된 영흥화력 5호기 등이 준공하면서 전력공급이 한층 수월해 졌다.


밀양 송전탑 해결 ‘일등공신’


한전은 지난 12일 종가기준 43600원을 기록했다. 연일 신고가 행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조환익 사장 취임 당시(2012년 12월) 2만8500원 대비 53% 급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이미지도 180도 변했다. 그만큼 악재보다 호재가 한전에 가득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조환익 사장이 취임했던 지난 2012년 12월 당시 한전의 최대 고민은 밀양송전탑이었다. 조 사장은 밀양 송전탑 문제에 대해 ‘설득의 리더십’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온 30개 마을 중 29개와 합의를 이뤄냈다. 답보상태였던 송전탑 문제 해결은 조환익 사장의 설득과 소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밀양송전탑 건설과 재개되면서 내년 신고리 3호기 시운전과 국가전력수급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전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의 설득 리더십이 밀양을 감동시켰다”며 “밀양 송전탑 문제 해결의 위해 조 사장의 진심어린 대화를 지속적으로 펼친 끝에 조속한 합의를 이루는 믿거름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2012년 12월 취임한 조환익 사장은 취임 직후 밀양송전탑 대책본부를 만들며 밀양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후 밀양지역을 31차례 방문하며 현장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의견을 직접 수렴하기도 했다. 이는 이전 한전 사장들과는 분명 다른 방법의 접근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 ‘클로징벨’


조 사장은 지난달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상장 20주년을 기념해 폐장을 알리는 클로징벨을 울리는 영광을 차지했다. 그만큼 한전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한전의 해외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 해외에서 운영 중인 화력발전사업 부문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약 152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2014년 6월 말 현재 중동 및 아시아지역 등 총 7개국에서 11개의 화력발전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 화력발전사업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6300억원에 순이익 1520억원을 올렸다. 한국전력은 2020년까지 해외사업에서 전체 매출액 대비 20%인 16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한전은 최근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령’에 따라 본사를 오는 11월까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이전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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