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창의성 중요히 여겨‥‘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최근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부터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자율 출퇴근제를 확대 시행하고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직원들의 반바지 차림 출근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스마트폰 제조 및 설계 등 압도적인 하드웨어 경쟁력에 이어 삼성전자만의 앱(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스마트폰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이처럼 새로운 변화 뒤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삼성전자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자율 출퇴근제 이어 반바지 허용‥웨어러블 협업까지
모바일 생태계 2강 체재 구축한 구글과 애플에 도전


삼성의 변화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자율 출퇴근제를 확대 시행했다. 국내 사업장 연구 개발직 및 디자인 부문 전 직원은 언제 출근하고 퇴근하든 하루 최소 4시간, 주당 40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이는 연구개발 특성상 밤샘 근무가 많은 데다 고도의 창의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탄력적이고 자율적인 출퇴근 제도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이다.


이어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19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수원사업장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말과 공휴일에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바지 착용 허용은 임직원들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로 창의적인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취지”라면서 “올해는 수원사업장에서만 시범 운영해보고 내년부터 다른 사업장으로 확대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여름철에는 노타이와 노재킷, 반팔 등 ‘쿨 비즈’복장 출근을 권장하고 있지만 반바지 착용 출근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다른 사업장에 비해 연구개발(R&D) 인력이 많아 창의적인 근무 환경을 중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자율 출퇴근제 시행과 반바지 착용 허용은 창의력을 중시하는 글로벌 현상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스마트 리더십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언더아머와 협력


아울러 이 부회장은 해외 비즈니스 거래선 및 협력방안을 모색하며 국제적 인맥들과의 소통을 통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웨어러블(wearable,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무선으로 연동해 사용하는 안경이나 손목시계, 밴드형 기기를 일컫는다)기기들을 차별화할 콘텐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서울에서 스포츠용품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 케빈 프랭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8일~13일에는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컴퍼니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언더아머 로고가 새겨진 피케셔츠(깃이 달린 티셔츠)를 입어 주목을 끌었다. 이 부회장이 입은 티셔츠는 59.99달러로 한화 약 6만 1000원으로 알려졌다.


언더아머는 미식축구 선수였던 케빈 프랭크가 1996년 설립한 회사로 미국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경쟁하는 기능성 의류로 인기가 높다. 유명 프로스포츠 선수와 영화배우, 오바마 대통령도 애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효성이 2011년부터 계열사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을 통해 전국 14개 매장에서 독점판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과 캐빈 프랭크CEO를 연결해준 중간다리 역할을 효성 조현준 사장이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과 조 사장은 동갑내기(1968년생)로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석사과정을 함께 마쳤으며 신제품 출시 때 자사 제품을 교환할 정도로 ‘절친’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케빈 프랭크와의 만남과 언더아마 티셔츠를 입은 것에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앞서 웨어러블(갤럭시 기어 시리즈)기기를 시장에 출시한 삼성전자가 언더아머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업체 애플과 나이키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애플과 나이키는 오래전부터 긴밀한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2006년 나이키의 운동화를 신고 달리면 거리와 시간은 물론 칼로리 소모량 등 애플 아이팟나노를 통해 ‘나이키+아이팟 스포츠 키트’를 공동으로 개발하여 출시한 바 있다. 이어 2012년에는 운동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팔찌형 웨어러블 기기 ‘퓨얼밴드’를 출시하면서 애플의 아이폰만 지원 가능하도록 설계하였고 출시를 앞둔 애플의 ‘아이워치’ 개발에 나이키 퓨얼밴드 개발자들을 참여시키는 등 웨어러블 분야에서 협업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 삼성전자 손목형 웨어러블 '심밴드'(사진제공 뉴시스)


이러한 이유로 이 부회장은 애플과의 웨어러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신의 장점인 국제적 인맥들과의 소통으로 해외업체들과 협력방안을 모색하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생태계 경쟁력 확보


또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장점인 스마트폰 제조 및 설계 등 압도적인 하드웨어 경쟁력에 이어 삼성전자만의 앱(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스마트폰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운영체제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아닌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탑재한 타이젠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 삼성전자 타이젠 폰(사진제공 뉴시스)


타이젠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만의 독자적인 운영체제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 운영체제에 맞대응하기 위해 탄생했다. 실상 안드로이와 IOS가 쌍두마차 군림하며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 물론 노키아의 블랙베리와 마이크로소프트의 MS 모바일이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미미한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2강 체재를 구축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 및 설계 등 하드웨어 경쟁력에 모바일 생태계까지 구축하는 운영체재가 더해지면 이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전 세계 스마트폰 최강자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폰, 스마트TV, 웨어러블 기기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기기에 맞는 타이젠 SDK(개발자키트)를 배포해 전 세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앱 개발 공모전’을 펼친 바 있다. 이는 세계 각지의 개발자들이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에 맞는 앱을 개발하도록 하여 삼성전자의 제품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삼성에 대한 밝은 전망?


업계에서는 이러한 삼성전자의 도전과 변화의 시도에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종속되는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 부회장이 결단을 내렸을 것이란 얘기다.


한편, 이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행보 하나하나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 부회장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나 시각은 존재한다. 그러나 혁신과 창의성을 중요시하고 소통을 통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면 앞으로의 삼성에 대해 밝은 전망을 기대해 봄직하다. 어느 세계적인 경제학자가 이 부회장을 만난 직후 말했던 것처럼 “삼성의 미래가 아주 밝다”처럼 말이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