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대부 운영…정수기 팔아 고리대금업 한다?

▲ 청호나이스 본사(네이버 거리뷰)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대한민국 대표 정수기 회사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은 지난해 ‘자랑스런 대한국민 상’, ‘최고경영자 상’등을 수상하며 재계관계자들과 업계에서 그의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정 회장은 자신 소유의 대부업체를 운영하며 이에 대한 이자수익과 배당금 등을 챙겨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정 회장의 대부업체 운영과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두 차례 큰 상 수상‥그러나 걸맞지 않은 구설수 <왜>
이자수익과 배당금 등…지난해에만 십 수억 원 챙겨


지난해 8월 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2013 자랑스런 대한국민 대상’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서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이 기업경영 대상의 창조기업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국내 생활가전 제품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은 것이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제품만을 선보여 국민들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 하겠다”며 “대한민국의 생활가전 기술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도록 노력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대부업법 위반 혐의


이어 같은 해 11월 14일에는 ‘제11회 글로벌 경영대상 최고경영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 회장은 수상소감에서 “회사 창립 20주년을 맞아 이 같은 상을 받게 돼 기쁘게 생각 한다”고 밝혔다.


▲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사진제공 뉴시스)


이처럼 정 회장은 업계에서 그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웅진코웨이와 함께 국내 정수기 업계에서 쌍두마차로 군림하고 있다. 문제는 정 회장이 대부업체를 개인 소유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11년 8월 22일 ‘동그라미’ 대부업체를 차명으로 설립하고 자신이 실질적인 사업자로 124억원 가량을 대출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대부업법 위반 혐의(대부업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정 회장과 청호나이스가 동그라미 대부에 차입금을 빌려준 것에 실질적인 경영자는 정 회장인 것으로 판단해 대부업법 위반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 혐의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법인의 실체를 갖추고 실질적인 영업을 한 이상 명의를 빌려 정 회장 자신이 직접 대부업을 했다고 볼 수 없어 대부업법 위반으로 처벌 할 수 없다”며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는 실질적인 경영자가 정 회장이라고 해도 대부업법 법리상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었다.


논란 종지부, 진행 중?


하지만 정 회장에 대한 대부업체 운영 논란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은 동그라미대부로부터 지난해 8억이 넘는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6억 원 대의 이자수입을 올려 십 수억 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정 회장의 이자수익과 배당금은 동그라미대부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그라미대부의 매출액은 83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인 2012년에는 매출액 70억 원, 영업이익 15억 원으로 1년 새 영업이익이 2배가량 늘어났다.


▲ 동그라미대부 감사보고서


또한 지난해 대부업체의 종자돈 역할을 하는 대출채권 규모는 280억 원이며 이중 213억 원이 차입금으로 설정되어 있다. 차입부채는 동그라미2대부가 90억이며 청호나이스가 123억 원 정도이다. 감사보고서에는 동그라미2대부를 ‘당사의 최대주주’로 지칭하고 있다. 즉, 동그라미2대부는 정 회장이라는 것. 동그라미대부의 최대주주는 4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정 회장으로 이는 지분율 99.26%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지난해 정 회장은 동그라미 대부에 ‘동그라미2대부’라는 이름으로 90억 원을 빌려주었으며 이자비용으로 6억 1600만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확인된다. 2012년에는 89원을 빌려주어 6억 5000만원의 이자비용을 받았다. 이는 연리 6.9%를 적용한 것으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2.5%대)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적용받은 것이다.


▲ 동그라미대부 감사보고서


이로써 정 회장은 2년 동안 이자로만 12억 6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한마디로 개인자금을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부업체에 차입금으로 빌려주고 이를 통해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 이름만 변경했을 뿐 실질적인 동그라미2대부는 정휘동 회장이었다는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기’식인 것이다.


배당금 또한 이자수익과 비교해 만만치 않게 쏠쏠하다. 지난해 동그라미대부 당기순이익은 23억 7600만원이다. 배당금액은 8억 600만원이다. 이는 배당성향 33.9%에 달하는 고배당이다. 배당금은 주주들에게 골고루 돌아간다. 그러나 정 회장은 거의 100%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 8억 600만원은 대부분 정 회장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 동그라미대부 감사보고서


이로 인해 정 회장은 이자 수익으로 6억 원, 배당금 8억 원 등 동그라미대부에서만 지난해 14억 원 가량을 챙겨간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수기 업체로 유명한 회사의 오너가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지 못한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청호나이스 홍보팀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끝내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청호나이스는 웅진코웨이와 함께 정수기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 큰 상을 수상하며 그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한 정 회장이 구설수에 시달리면서까지 굳이 대부업체를 유지하고 있는지 사뭇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자 수익과 배당금으로 쏠쏠하게 십 수억 원 가량을 챙길 수 있지만 이러한 구설수로 인해 자칫 본업인 청호나이스의 브랜드 이미지가 땅에 떨어질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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