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파워 인수로 국내 민자 발전사 업계 1위 ‘수성’

지난해 원전가동 중단으로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포스코에너지 LNG 복합발전소 5,6호기 운전실에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직원들이 전력 생산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지난 6월 25일 포스코에너지가 동양그룹이 보유한 동양파워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이달 11일 이행보증금으로 인수대금 4311억원의 5%를 지불한데 이어 이날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5%의 자금을 추가로 냈다. 추가적인 인수 절차와 잔금납입 등을 마무리하면 포스코에너지는 8월 24일 동양파워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포스코에너지는 동양파워의 국내 최대 규모 민자 석탄화력발전사업권을 보유하면서 민간발전 부문에서 1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민자 발전사 중 가장 높은 AA+ 신용등급 보유
고가 인수설, 재무 부담 ‘우려’ 척결이 ‘과제’


“동부제철 당진은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패키지 인수가 아니라면 포스코가 다시 재검토해볼 수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동부 패키지 인수를 포기한다”고 선언한 뒤 발전소 사업에 대한 아쉬움을 여러 차례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패키지로 나오는 바람에 발전사업을 인수할 수 없었다. (발전사업이) 별개로 나왔더라면 새로운 기준에 의해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동부패키지 가격을 산정할 때도 석탄 발전사업을 확실히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1000억 정도는 나중에 석탄발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10년 내 세계 지역에서 석탄으로 대규모 수익 창출하는 기업이 등장할 것”이라면서 석탄발전부문을 운영하는 동부당진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민자 발전 가능한 최후의 발전소


지금은 포스코에 인수됐지만 동양파워는 시장에서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노리던 매물이다. 신규석탄화력발전소 허가가 정부 측 수급계획을 고려할 때 허가가 날 가능성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동양파워가 가진 발전용량 2000MW 규모의 삼척 석탄화력발전 사업권은 민자 발전이 가능한 최후의 발전소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10년 발표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선정된 GS E&R(1180MW), 동부발전당진(1160MW)용량의 두 배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자 기저발전사업이다.

특히 삼척발전소가 들어설 곳은 폐광산부지라 근처에 민가가 없고, 생산된 전기의 송전을 위한 연계 변전소까지의 거리가 30km에 불과해 타 발전소보다 송전거리가 짧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당시 인수전에는 SK가스, 대우건설,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한화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모두 뛰어들 정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곳이다.


동부발전당진 인수할까


동부발전 당진에 벌써부터 업계의 눈치작전이 시작된 것도 비슷한 이유다. 동부발전 당진은 화력발전 사업권을 가진 거의 마지막 티켓으로 분류된다.

올 연말 정부가 7차 전력수급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화력발전 사업권이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동부발전당진은 2010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민자 화력발전 사업자로 선정됐다. 발전설비 1100㎿ 규모로 2018년 10월 전력 판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양파워가 추진중이던 화력발전소 조감도

철강+에너지사업 ‘시너지’


포스코는 국내 기업 중 석탄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또 포스코는 철강 외 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철강사업을 중심으로 석탄화력발전을 포함한 청정에너지사업을 성장의 한 축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에서 먼저 석탄화력발전을 운영해본 경험을 살려 국내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고 경영 안전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수도권에 3000MW 규모의 인천LNG복합발전소와 광양과 포항에 300MW급 부생가스복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동양파워 인수로 포스코에너지는 약 5900MW의 발전용량을 갖춘 최대 민자 발전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포스코에너지는 동양파워 인수전에도 국내 1위 민자 발전사 위치를 공고히 해왔다. 2013년 매출 2조9000억 원, 영업이익 2300억 원으로 민간발전업체 중 1위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인천 LNG발전소 7, 8, 9호기, 동양파워의 삼척 화력발전소 완공 등이 이어지면 2021년에는 발전용량이 총 5900㎿가 되면서 더욱 확고한 1위 민자 발전사가 될 전망이다.


비싸게 샀다 vs 재무부담 논란도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동양파워 인수를 위해 4311억 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대해 다소 비싸다, 재무부담이 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또 LNG복합화력발전 중심으로 운영해온 포스코에너지가 석탄화력발전소인 동양파워 운영을 잘할 수 있겠느냐는 평도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각자 써낸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평가 밸류 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포스코에너지의 경우 발전 사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또 포스코에너지 신용등급은 국내 발전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인 AA+로,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어떤 회사보다 장기 저리로 조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동양파워는 석탄화력발전이기 때문에 업종 특성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인정받아 지급보증 없이 외부 차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에너지는 베트남 북부 지역에 최초의 민자 석탄화력발전인 1200MW급 몽중Ⅱ 발전소를 건설, 현재 시운전 중이다. 동양파워가 준공될 시점이면 운영 노하우가 쌓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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