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vs 백두산‥‘중국’ 시장도 ‘맞불’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6000억 생수시장을 잡기 위한 롯데가의 도전이 지속되고 있다. 제주 삼다수의 점유율이 40%를 웃도는 가운데 업계 2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를 7년 만에 리뉴얼했다.

제주 삼다수 유통권을 광동제약에 넘긴 농심은 ‘백두산 백산수’로 도전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본격 생수 성수기인 6월에 들어서면서 하이트진로음료, 동원F&B, 팔도 등의 후발주자 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중 롯데家인 롯데칠성음료와 농심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만년 2위를 벗어나겠다는 롯데칠성음료와 제주 삼다수 유통권을 놓고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진흙탕 싸움까지 벌였던 농심의 반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삼다수’ 잃고 배 아픈 농심 ‘백산수’로 ‘재기’
만년 업계 ‘2위’ 롯데칠성음료, 1위 탈환 ‘고심’



생수업계에서 농심은 14년간 1위를 유지해왔다. 제주 삼다수 유통권을 가지고 있던 농심은 지난 2012년 삼다수 유통권을 광동제약에 넘기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상표권 소송을 비롯한 진흙탕 싸움을 벌여왔다. 그만큼 빼앗길 수 없는 사업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공’은 광동제약에게 넘어갔고 절치부심에 돌입한 농심은 지난 2012년 12월 ‘백두산 백산수’를 만들었다.

2012년 12월 출시한 ‘백두산 백산수’는 지난해 생수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높다. 농심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백두산 백산수’는 백두산 백산수의 원수(原水)는 수백만년에 걸쳐 형성된 화산암반층을 따라 흐르며, 오랜 세월을 견디고 자연정화돼 몸에 이로운 각종 미네랄 성분을 품는다.


농심의 희망 ‘매출 증가세’


국내 수질분석 권위자로 알려진 공주대학교 신호상 교수는 대형할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내외 생수 17개 제품을 비교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수를 고를 때 참고할 만한 연구결과를 월간 ‘환경미디어 3월호’에 발표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판매되는 있는 17개 시판 생수 중 필수미네랄인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 (Mg/Ca)와 실리카(silica) 성분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도 늘고 있다. 농심은 올 1분기(1~3월) 백두산 백산수 판매개수가 전년보다 55%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가정에 두고 마시는 2ℓ 포장의 성장세(전년동기대비 26.7% 신장)보다, 가볍게 휴대하며 마실 수 있는 500㎖가 105.9%로 더 가파르다.

다만 지난 2012년 ‘백두산 백산수’ 출시 후 지난해 3%대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14년간 1위 자리를 유지했던 농심에게 점유율 3%대는 뼈아프다는 분석.

이에 농심은 6월부터 대형마트 시음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프로야구중계 가상 광고 등 전 방위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2017년 까지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2000억 원의 매출은 제주 삼다수 유통 당시 농심이 생수시장에서 거두던 매출액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이름’도 바꿨다


생수업계 2위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대표 생수 브랜드인 ‘아이시스’를 7년 만에 리뉴얼했다. 기존 ‘아이시스(블루)’와 ‘디엠지 청정수’를 각각 ‘지리산 산청수’와 ‘평화공원 산림수’로 개편해 지역을 나눠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그간 아이시스8.0을 비롯해 아이시스(블루), 디엠지 청정수 등 세 가지 제품을 한 번에 판매하다보니 영업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롯데칠성음료가 중국 생수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롯데와 농심 간 ‘냉기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백두산 물을 국내에 공급해서 판매해왔으나 중국 백두산 물을 현지에서도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농심은 2011년부터 백두산 샘물을 현지에서 판매해왔고 국내에서 삼다수와 경쟁하기 위한 작품으로 백두산 백산수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1일부터 중국 북경과 상해 등지에서 백두산 백산지(白山地)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는 13억 물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11년 11월 백두산 천지에서 약 35㎞ 떨어진 지린성 바이산시의 생수공장을 인수했다. 이어 2012년 4월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2012년 12월부터 중국 장백현을 수원지로 하는 천연광천수 '백두산 하늘샘(한국명)'을 출시하며 국내 생수시장에 백두산 샘물을 들여왔다.

이는 국내 생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시장 진출이 절실해진데다, 생수가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만큼 시장 진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생수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생수 시장이 매년 10%씩 성장하고, 전체 음용수 시장에서 생수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등 성장 가능성이 높다.

중국인들을 물을 끓여 차를 타서 마시는 특성 상 생수 소비는 곧 음료소비와 직결된다. 중국음료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먹는 샘물’의 연간 생산량은 6651만t으로 전체 음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가 넘는다.

또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 수돗물이나 냇물을 길어서 차를 마시던 것과 달리 먹는 샘물을 끓여 차를 타 마시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는 것.


농심과의 한판 승부


문제는 롯데칠성음료가 백두산 백산수를 중국 현지에서 판매를 결정하면서 같은 ‘수원’을 가진 농심과도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농심 역시 2011년 삼다수 유통권을 잃은 이후 백두산 샘물을 사용한 생수 브랜드 ‘백산성수’, ‘백산수’를 중국 현지에서 판매해 왔다. 농심은 지난 2012년부터 ‘백두산 백산수’ 브랜드로 지난해 3%의 점유율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신격호 회장이 일군 롯데칠성음료와 신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신춘호 회장의 농심이 생수를 놓고 경쟁관계에 돌입한 것.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춘호 회장은 ‘라면’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는데, 이번에는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빈 회장과 신춘호 회장이 ‘생수’를 두고 격돌하게 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국내 생수 시장은 2000년 1562억 원에서 2008년 3075억 원으로 성장했다. 이후 지난해 5400억 원에서 올해에는 6000억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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