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건강악화, 삼성그룹의 미래 대예측

▲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지난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호흡 곤란 증상으로 자정을 전후해 순천향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서울 삼성병원으로 이동해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시술 후 뇌 손상을 막기 위해 수면상태의 저체온 요법을 시작했다. 저체온 치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심장기능, 뇌파는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료진은 당분간 진정 치료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 회장이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 재계와 여론은 차후 삼성그룹을 이끌어갈 후계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SDS 상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는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차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앞으로 이 부회장의 행보에 관해 집중 분석해 봤다.


호흡곤란 긴박했던 시간… 안정된 회복으로 안도의 한숨
상장 결정과 합병의 연속, 경영권 승계에 대한 신호탄…


이건희 회장이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상으로 응급 시술을 받았다. 지난 10일 밤 10시 50분경 이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급작스럽게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자택에서 가까운 순천향대병원 응급실에 호송됐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심장박동이 거의 없어 응급팀은 심폐소생술(CPR)을 실행해 이 회장의 호흡을 돌려놨다.


이후 의료진은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내리고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지 삽관을 한 상태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급히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회장에 대한 연락을 받고 심근경색 치료를 대비하고 있었다. 순천향병원에서 이송된 즉시, 심근경색 치료를 위한 스텐트 삽입 시술을 시작했고 새벽 2~4시경에 모든 시술과 치료를 마친 것으로 밝혀졌다.


긴박했던 응급상황, 급성 심근경색‥


이 회장이 받은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은 심근경색 환자에게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기 위해 행하는 혈관 확장술이다. 스텐트 시술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 교수가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순천향대병원에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성공적으로 잘해줘 심장기능을 회복했다”며 “시술 후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이며 약물·수액 치료와 함께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회장이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의 수뇌부가 삼성서울병원에 집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또한 해외 출장 중에 있다가 이 회장의 소식을 전해 듣고 남은 일정을 취소하며 급히 귀국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해 이 회장의 건상상태를 확인 후 자가호흡을 되찾는 등 병세가 호전되자 업무 때문에 회사로 돌아갔고 이후 병원과 회사를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도 병원을 찾았고 회사와 병원을 오가고 있다. 부인 홍라희 여사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의 입원 3일째인 13일 현재 호흡 보조 장치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 장치) 없이도 정상적인 자가호흡을 하고 있다. 이에 관해 삼성병원측은 “저체온 치료 결과 심장 기능과 뇌파가 대단히 안정적”이라며 “진정제를 병행 투여하고 있기 때문에 의식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상태는 안정기에 들어갔다”며 “의료진은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의식 회복을 위해 당분간 진정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 회장의 건강상태 악화에 모든 여론이 집중하고 있다. 이는 이 회장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글로벌 삼성을 키워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와 여론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으면서도 이 회장의 이후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향후 삼성그룹의 전망에 대해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포스트 이건희’는 누가 될 것인가?” 내지는 “이재용 부회장이 어떠한 방식으로 경영권을 승계 받을 것인가?” 또는 “이건회 회장 사후 앞으로의 삼성은 어찌될 것인가?” 등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 모두가 궁금해 하며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삼성SDS 상장, 경영권 승계 신호탄?


이와 관련, 지난 8일 삼성SDS는 갑작스레 이사회를 소집해 상장을 결정했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을 포함한 고위 임원들만이 전날 저녁 상장 추진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런 삼성SDS상장 결정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SDS는 지난달 20일 과천ICT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그 뒷처리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화재사고 수습이 완벽히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상장결정이 발표돼 그룹 내 말 못한 사정이 있는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에도 삼성SDS는 “피해를 본 모든 인터넷전화 서비스 고객들에게 이용약관 기준에 따라 보상기준을 마련했다”고 피해보상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피해보상 대책 발표가 있은 지 하루 만에 상장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에 관련업계와 여론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본격적인 신호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삼성SDS는 지난해 9월 네트워크 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인 삼성SNS의 흡수 합병을 결정했다. 합병 비율은 삼성SNS와 삼성SDS 각각 1대 0.4624967이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의 최대주주로 45.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삼성SDS 지분 8.81%를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 이후 이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율은 11.25%로 상승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상장을 할 것이라 예측 하고 있었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삼성SDS 합병과 상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실탄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렇게 급작스럽게 삼성SDS 상장이 결정된데에, 일각에서는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삼성SDS 기업 가치를 키워 상장한다는 예측을 했지만 과천ICT센터 화재 사고 뒷수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SDS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은 상장발표 전날인 7일 149,500원에 거래되었고 상장 발표했던 8일에는 225,00원까지 치솟았다. 13일 현재 201,5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보유지분가치는 상장발표 전날 기준 15만원으로 계산하게 되면 1조 3000억에 달한다. 물론 상장 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부회장 손에 적어도 2조원 가량은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다음 과제는?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이 자금으로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이어받아 상속에 대한 세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으면 본인의 삼성전자 지분 0.57%와 삼성생명이 소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56%를 단순합산하면 8.13%가 되기 때문에 이 회장처럼 삼성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본지는 ‘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 잡아야 진정한 후계자 되는 속사정’이라는 제하에 기사에서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의 다음 행보는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건설·화학업종 사업구조 재편과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판단되어지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을 살펴보자면 지난 4월 2일 결의된 합병법인 삼성종합화학의 최대주주는 지분 36.99%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이 회장 소유의 삼성생명 지분과 그룹 내 지분 관계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이 다음 과제로 예측되는 이유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지분 7.18% 보유한 삼성SDI이다. 국민연금공단이 12.92%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SDI 및 우호지분인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13.8%이기 때문에 그 중 가장 지분율이 높은 삼성SDI가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또한 지난 3월 31일에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 결정했다. 이 합병으로 제일모직이 보유하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3.10%도 삼성SDI로 변경된다. 합병이 마무리가 되면 삼성SDI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삼성물산에게 넘겨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간의 합병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해양 플랜트 부문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삼성중공업과의 합병도 예측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건설·화학을 단순화 재편하면 최대수혜자는 이 부회장이 된다. 삼성SDI의 최대주주는 지분 20.38%를 보유한 삼성전자이다.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승계 받으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내 지배력은 금융과 전자, 건설·화학까지 모든 업종에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이다.


삼성SDS가 올해 안에 상장계획을 밝히면서 다음 차례는 삼성에버랜드 상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있는 회사이다. 이 부회장이 25.1%로 최대주주이며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8.37%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SDS와 마찬가지로 삼성에버랜드의 기업 가치를 키워 상장을 한다는 평가이다.


역시 상장 이후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어 그 자금으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세금이나 지분 확대, 경영권 승계 이후 이부진-이서현 사장 계열분리에 필요한 자금 등 실탄으로 쓰인다는 전망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인수하고 지난 3월에는 삼성물산과 함께 레이크사이드 지분 100%를 매입했다.
이에 향후 레이크사이드가 보유한 유휴용지(약 26만㎡) 개발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레이크사이드CC 주변 부동산 확장 개발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삼성에버랜드는 패션부문을 비롯해 리조트, 골프 등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삼성에버랜드 자산 중 삼성생명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50%를 넘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자산총액에서 자회사의 최대주주일 경우 지분가액 합계가 50%를 넘으면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삼성생명은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가 되는 것이다. 금산법에 의해 에버랜드가 금융지주가 되면 업무상 연관이 있는 금융계열은 지배 할 수 있으나 비금융 계열인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가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에버랜드는 기업가치를 키워 삼성생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또한 삼성에버랜드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변경한다는 예측도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제일모직은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면서 상호를 더 이상 쓰지 않을 경우 상표권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기로 했다.


올 7월이면 제일모직과 삼성SDI의 합병이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이후 삼성에버랜드의 사명이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모직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 상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상장 이후 외부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힘써야 하고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삼성에버랜드 경영에 대한 정보 노출 등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것.


‘e-삼성의 실패’, 경영 능력 의구심


어쨌든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하거나 안하거나 변함없는 사실은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라는 것이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라는 이유와 맞물리면서 업계와 여론의 시각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이 부회장이 당연시 되고 있다. 이러한 시각과 이 회장의 건강 악화로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잘 이끌어 갈수 있을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 회장은 1987년 12월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발언으로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삼성그룹 전 부문에 대대적인 혁신을 감행했다. 이것을 계기로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였고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등 경쟁사들을 제치고 1등 기업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30조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순이익 2위부터 10위까지 기업들의 순이익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이처럼 이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 회장 사후 글로벌 삼성을 이끌어가야 할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시선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0년도에 인터넷·벤처사업 열풍이 불면서 ‘e-삼성’을 설립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년여만에 열풍이 수그러들면서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당시 제일기획 등 삼성계열사들이 이 부회장이 실패한 사업의 지분을 떠안아야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 자질에 대해 지금까지 의문을 품고 있다.


이부진-이서현, 경영평가 합격?


▲ 좌측부터 이서현, 이부진, 이재용 남매(사진제공=뉴시스)


이에 일각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리틀 이건희’이라고 불릴 만큼 탁월한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이 사장이 호텔신라 취임당시 주가는 2만 7000원대 였다. 그러나 3년 후인 현재는 8만 2000원에서 8만 8000원 사이에 자리해 있다. 무려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매출 또한 늘어났다. 취임당시 매출은 1조 4524억원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매출은 2조 2970억원으로 58%가량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2011년 롯데면세점을 제치고 이 사장의 신라면세점이 최초로 루이비통을 입점 시키는데 성공했다. 2010년 루이비통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 사장이 직접 공항까지 마중을 나가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반면 롯데면세점은 평범하게 집무실에서 맞이했다. 이는 이 사장의 능동적이고 열정을 다해 업무를 추진하는 성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성향과 경영능력 때문인지 이 회장은 이 사장을 유독 아낀다고 전해진다.


이서현 사장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에 파슨스 디자인 대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는 세계 3대 디자인 학교로 꼽힐 정도로 패션계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학교이다. 파슨스 디자인 대학교 졸업 후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에 입사했다. 파슨스 디자인 대학교 동문 정구호씨와 함께 제일모직 남성복 중심에서 여성복 라인을 확대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SPA(제조·직매형 의류)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론칭해 2년 만에 연간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3년여의 기간 동안 론칭 준비를 했고 론칭 이후에도 매장을 둘러보며 제품과 디스플레이 등 전반적인 것들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부진-이서현 사장들의 경영능력 대해 합격점을 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평가와는 상반되는 시각이다. 이러한 시각 때문에 일각에서는 남매들 간에 경영권과 차후 계열분리를 둘러싼 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로 더 이상 경영권 승계를 미루기 어렵다. 요즘 흘러가는 분위기로 봐선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후계로 결정되는 것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글로벌 삼성을 이끌어 가기에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과정이나 이부진-이서현 남매의 차후 계열분리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주장하며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남매간의 분쟁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삼성전자의 독주, 그러나…


이처럼 이 회장의 건강악화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온갖 추측과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소폭 흑자에 그쳐 정체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융정보 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사 중 이날까지 실적발표한 15곳의 1분기 실적을 합산한 결과 매출은 77조 2781억원, 영업이익은 8조 7550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매출 7.74%, 영업이익 9.1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8조 4900억을 기록했고 나머지 15개의 상장사는 2650억원에 불과해 삼성그룹의 대부분의 영업이익을 삼성전자가 올리고 있는 것이다.


즉,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전자만이 독주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내에서도 ‘삼성전자’와 ‘삼성후자’로 나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삼성후자로 불리고 있다는 것. 이 회장은 이를 삼성그룹의 위기로 감지하고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임원을 타 계열사에 배치하고 지난해부터 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해 삼성그룹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도는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 효과는 미미하다.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남매간의 경영 관련 분쟁
스마트폰 외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 할 사업 찾아야‥


그러나 삼성전자도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 없다. 미국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판매대수 기준)이 전년 1분기 대비 1.2%하락한 31.2%였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점유율은 32.4%였다. 애플 또한 같은 기간내 2.2% 하락한 15.3%를 기록했다.


이같이 스마트폰 선두업체들의 시장점율을 하락은 화웨이, 레노버, LG전자 등 2위권 그룹의 약진으로 분석됐다. 닐 모스턴 SA 이사는 “삼성은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화웨이 같은 중국 브랜드들과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SA 수석 전략가 린다 스웨이는 “화웨이는 유럽 시장에서 발 빠르게 사세를 확장하고 있으며, 레노버는 러시아 같은 새로운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가 승인되면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과 애플을 대적할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후발주자인 중국업체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을 쫒으려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의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이 언제까지 세계 1위를 유지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추월당하면 이는 곧 삼성그룹의 몰락을 의미 한다. 과거 노키아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미래의 먹거리 바이오·헬스케어


이에 삼성그룹은 스마트폰 사업 이후 미래 먹거리의 새로운 동력을 찾고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미래의 먹거리로 바이오와 헬스케어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2011년 삼성그룹의 바이오산업 진출에 대해 “바이오제약은 삼성 그룹의 미래산업이다.


바이오 제약은 인류의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에 기여하는 만큼 사명감을 갖고 적극 추진하라”고 담당 실무진에 당부한 바 있다. 더불어 통상 30년에 달하는 긴 시간이 필요한 바이오 부문에서 15년 만에 결실을 보라고 주문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산업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3만리터 규모의 제1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입해 15만리터 규모 제2공장을 건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제2공장이 완공되면 세계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스위스 론자(24만리터)와 독일 베링거잉겔하임(22만리터)에 이은 세 번째로 큰 규모라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송도 바이오의약품 R&D센터에서 현재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6종에 대한 개발과 함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SB4), 레미케이드(SB2)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부터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3’의 임상3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 제품은 로슈의 유방암치료제 ‘허셉틴’과 같은 성분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라고 알려졌다.


또한 지난 13일 블름버그는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 제약 분야에 20억달러(약 2조 462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며 2016년, 2017년에 순차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세계 3위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제약회사 머크샤프앤드돔(MSD)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을 만나 지난 2월 체결한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계약 건 및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사진제공=뉴시스)


지난달 9일에는 이 부회장이 중국 하이난성(海南省)에서 열린 보아오(博鰲)포럼에 참석했다. 보아오 포럼은 중국이 창설한 비영리 민간 포럼으로 각국 정부 고위 인사와 기업인들이 참석한다. 이 포럼에서 이 부회장은 “의료·헬스케어 사업과 IT(정보기술)를 접목하면 엄청난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삼성은 현재 의료 분야에서 새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R&D)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말대로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5에 심박체크 기능을 탑재한 것을 비롯해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인 ‘기어핏’ 등 모바일과 헬스케어 사업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그룹과 이 부회장은 스마트폰 이후 미래의 먹거리 사업을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재용 부회장을 향한 시선집중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가운데 삼성그룹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지난해부터 진행되어온 그룹 내 사업구조 재편과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가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겠다. 이후 이부진-이서현 사장들에 대한 계열분리, 삼성그룹 미래의 먹거리 사업 등 어느 한 가지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앞에 놓인 이러한 난제에 대한 해결책을 누구에게 알려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이 부회장에게 쏠리는 시선과 행보를 되짚어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이어받을 수 있을지, 또한 일각에서 품고 있는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날려버리고 삼성그룹을 아버지 이 회장처럼 글로벌하게 경영할 수 있을지 모두의 시선이 이 부회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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