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돈’ 어디로 어떻게 흘렀나?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지난해 밴(VAN)사에 대한 검찰의 리베이트 수사 칼날이 영풍그룹 계열사인 영풍문고를 향하고 있다. 영풍문고는 밴 서비스 업체 선정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정확이 검찰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4월 9일 영풍문고 임원 황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검찰은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구속으로 방향을 현재 바꾼 상태다.

영풍그룹측은 이에 대해 “사실 확인이 어렵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와 사전당국이 밴 사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의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문고는 그룹 주력 계열사는 아니지만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거론될 때 마다 지목되는 ‘영풍개발’의 지배회사다. 또 장형진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32%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다.


검찰, 4월 9일 구속영장 신청→기각 후 ‘구속’ 방침
장형진 회장, 장세준・장세환・장혜선 일가 32% 보유


정부와 여야가 신용카드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VAN, 이하 밴)의 리베이트 관행을 불법화하기 위해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개정을 연내 추진할 예정이다. 그간 밴 사는 대형 가맹점을 유치하기 위해 카드사로부터 받는 밴 수수료의 일부를 가맹점에 리베이트로 제공해왔는데 이에 대한 근절이 목표다.

밴 사와 업체 간 리베이트 금액은 약 2400억 원 선. 이 리베이트가 사라지면 밴 사의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가 인하돼 가맹점 수수료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법은 이달 내 법안 심사 소위가 열리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도 여전법을 준비중이었고 새누리당 김영주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준비중이었기 때문에 정부와 여야가 큰 이견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백(Back) 마진 등 경로 다양


지난해 유통업계는 갑을논란에 이어 신용카드 밴 사의 리베이트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카드 단말기를 가맹점에 설치해주는 대가로 신용카드 단말기 공급업체인 나이스정보통신 관계자로부터 수수료의 일부를 받아온 혐의를 받았다.

나이스정보통신 관계자는 현금 전달이 어려워지자,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상품권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달된 상품권 금액만 수십억 원에 이른다.

민주당 김기준 의원실에 따르면 2012년 기준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4개 편의점의 밴 수수료 리베이트 금액은 총 318억 원 인 것으로 나타났다.

밴 업계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나이스정보통신과 계약중인 모든 유통업체에 대한 조사 이외 KICC, 스마트로, 코세스, KS-NET 등 메이저 밴 사까지 수사를 확대해 왔다.


영풍문고 지배구조

영풍문고 수사 확대


당초 검찰은 미니스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증가하자 유통업계 전체로 수사 범위를 넓혔다. 밴 사 입장에서는 단말기를 많이 설치할 수 있는 유통업체들이 최고의 고객이기 때문에 리베이트가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도 이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한 차례 기소를 했는 데 기각이 됐다. 현재는 구속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영풍문고 전체에 대한 수사 보다는 밴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영풍문고 고위 임원이 개입된 상황이며, 영풍문고에 대한 수사는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와 관련 영풍문고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에 대해 현재 진위파악에 나서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해당 임원은 현재 (무단)출근을 하지 않는 상태이며 출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확인이 불가능하다. 해당 사건에 대해 영풍문고측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영풍문고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지난해 밴 사에 대한 수사를 집중적으로 벌인 서울서부지검이 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여 진다.


영풍문고 배당 성향

오너 지분 32.00%, 배당성향 -254.27%


영풍문고는 영풍이 34.0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오너 일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풍문고는 장형진 회장이 18.50%, 장세준(장남) 영풍전자 대표가 11.00%, 장세환(차남) 서린상사 대표가 1.50%, 장혜선 씨가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오너 일가의 지분은 32.00%다.

영풍은 비철금속 제련업체로 일반인에게는 ‘영풍문고’의 모기업으로 더 알려져 있다. 영풍문고는 지난 1992년 7월 14일 본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분당, 포항, 대구, 광주, 마산, 울산, 명동, 여의도점을 지점으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1194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풍→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 잇는 순환출자구조
영풍문고 오너 지분 32.00%, 배당 성향 -254.27%


영풍문고, 영풍개발 배당→오너 일가에게 흘러


영풍그룹은 시그네틱스→코리아써키트가 포함된 순환출자구조(영풍→시그네틱스→코리아써키트→테라닉스→영풍 등)와 영풍→코리아써키트→테라닉스→영풍, 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영풍 등으로 가는 8개의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중 영풍문고는 영풍→영풍문고→시그네틱스→코리아써키트→테라닉스→영풍, 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영풍, 영풍→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으로 가는 순환출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영풍문고, 영풍개발에서 발생하는 금액이 오너 일가에게 흘러들어간다는 점이다. 또 배당도 꾸준히 진행돼 왔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가운데에서도 배당은 진행됐다.

영풍문고는 지난 2012년, 2013년 각각 5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2년 1억9663억 원의 당기순이익이 손실을 봤지만 배당액은 5억 원으로 책정됐으며 당기순이익이 1억818만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던 2013년에도 5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영풍문고의 1주당 금액은 2500원 으로 배당률은 50%다. 2013년 배당성향은 46.22% 지만, 당기순이익이 손실이 났던 2012년 에는 무려 -254.27%의 배당 성향을 보였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배당 성향은 17.9%로 전 세계 평균 40.2%의 절반도 않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영풍문고의 경우 2012년 배당성향이 -254.27%에 달한다.


영풍개발 당기순이익 및 현금배당률

고배당 중심에 선 영풍개발


영풍개발은 그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질 때 마다 중심에 섰던 회사로 비상장 계열사다.

장세준 회장이 11.00%, 장세준(장남) 영풍전자 대표가 11.00%, 장세환(차남) 서린상사 대표가 11.00%, 장혜선 씨가 11.00%를 소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33.00%를 가지고 있다. 또 영풍문고가 34.00%(2014. 3. 19 감사보고서 기준)를 가지고 있다.

영풍개발은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 28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영풍개발은 액면가 5000원의 840%인 주당 4만20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영풍개발 자산, 수익, 부채
영풍개발 지배구조

윗선 개입 얼마나


검찰의 수사가 확대될 경우 밴 사 선정과정에 개입한 인물이 확산될 수 있고 윗선까지 개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풍문고는 영풍그룹의 순환출자구조 중 한축을 담당하고 있고 오너 일가가 32%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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