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기 너무 쉽다”…자산 증식 ‘디딤돌’

▲ GS ITM 본사(사진=네이버 지도)

[스페셜경제=김상범 기자]최근 대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에 차가운 시선이 몰리는 가운데 GS그룹 계열사 GS ITM의 내부거래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GS ITM이 사실상 GS가(家) 직‧방계 4세들의 회사라는 점이다. 90%를 넘는 지분을 4세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룹 SI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 회사는 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꾸준히 성장, 해마다 수십억 원의 배당금까지 챙겨갔다.


GS ITM이 오너가 4세들의 자산 승계의 중심으로 지목받는 이유다. 물론 도덕성 논란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는 남아있다.


그룹 계열사 SI업무 담당…70~90% 내부거래율 지속돼
2008~2013년 배당금 총 100억원…대부분 오너일가 몫


GS그룹 4세들의 회사인 GS ITM(사장 정연귀)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면서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500억원대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 불과 수년 사이에 4배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그룹 계열사를 통해 올린 안정적 수익은 해마다 수십억 원 대의 배당으로 이어졌다. 물론 지분율에 따라 대부분의 배당금은 GS그룹 4세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자본증가에 따른 기업 가치 상승, 그리고 배당이 더해지며 이들의 자산 증식에 GS ITM이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GS ITM이 그룹 4세들의 승계 과정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물론 거기에는 ‘사익편취’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승계 ‘초석’ 다지기

정보기술(IT) 전문업체인 GS ITM은 지난 2006년 4월 설립된 아이티멕스에스와이아이(ITMEX SYI)를 모태로 하고 있다. 같은 해 GS그룹 편입되면서 GS그룹 계열사의 SI업무를 본격적으로 담당하기 시작했다. 각종 IT관련 솔루션 제공과 유지·보수 등이 주 업무다.


지난해 GS ITM이 기록한 2100억원의 총 매출 가운데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액은 1300억원(61%)에 달한다.


물론 GS ITM의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에만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12년의 경우 총 매출 1822억원 가운데 1311억원(71%)이 계열사에서 나왔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GS ITM은 지난해에 처음 60%대로 낮아졌을 뿐, 지난 수년간 70~90%를 넘나드는 높은 수준의 내부거래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08년의 경우 총매출 751억원 가운데 684억원을 계열사 매출로 채웠다. 비율로 환산하면 91%에 달한다. 사실상 거의 모든 매출을 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올렸다는 의미다.


공시에 따르면 GS ITM에 일감을 맡긴 곳은 수십 곳에 달한다. 특히 ▲GS칼텍스 408억원 ▲GS리테일 378억원 ▲GS홈쇼핑 178억원 ▲GS건설 85억원 ▲지에스텔레서비스 68억원 ▲GS파워 31억원 등이 GS ITM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같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실적 역시 꾸준히 상향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 당시 29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설립 5년 후인 2010년 1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섰고, 영업이익 역시 지난 2006년 13억원에서 지난해 92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부거래 비중 축소 면에서 ‘유의미’한 수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지만, 여전히 60%를 상회하고 있다. 그룹 4세들의 회사라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GS그룹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GS ITM의 경우, 다른 그룹 SI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기업 정보 보안 등의 특수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두둑한 배당금?


GS일가 4세들이 보유하고 있는 GS ITM은 지난해 20억400만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는 물론 거의 해마다 빼놓지 않고 수십억 원대의 배당을 실시했다. 게다가 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으로 영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배당금 역시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GS ITM은 ▲2012년 20.4억원 ▲2011년 18억원 ▲2010년 18억원 ▲2009년 15억원 ▲2008년 12억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상당한 수준의 배당 성향도 확인됐다. 해마다 30% 내외의 배당 성향이 유지되고 있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오히려 배당 성향보다 배당의 ‘규모’에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된 배당금은 총 100억원 수준이다. 지분율에 따라 이 가운데 90억원 이상이 GS가 4세들에게 돌아갔다.


결국 GS가 4세들이 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단기간 내 급성장, 그 수익이 다시 오너일가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익 편취’ 논란까지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또 내부거래를 통해 상대적으로 손쉽게 자산 증식을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그룹 경영권을 강화시키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셈이다.


재계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일감몰아주기를 금지해야하는 이유를 “오너일가가 돈을 벌기 너무 쉽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기업 이미지가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성패’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 문장의 시사점이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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