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모든 것은 달에 있다

[스페셜경제=현유진 기자]<당신이 사는 달>은 시인 권대웅의 감성이 물씬 젖어있는 책이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양수리에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발을 디딘 권대웅은 <당나귀의 꿈>과 <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 두 권의 시집을 냈으며 몇 권의 산문집과 동화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당신이 사는 달>은 달은 가지고 있는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달빛이 꽃잎을 찍어 써내려간 것 같은 글씨와 달 그림들이 읽는 이에게 달의 좋은 기운들을 내뿜는다.


이어 달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내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바라보는 법과 고단하게 펼쳐지는 인생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알려준다. 달이 얼마나 오랫동안 인류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해 왔는지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당신이 사는 달>에서는 수백 수천 년 전 달을 바라보며 빌었던 간절한 소원과 오래된 사연들이 밤마다 착한 빛으로 내려와 우리에게 인생의 답을 알려주고 있다는 동화적 상상력과 메시지가 확연히 보이고 있다.


달의 위로를 나누다


저자가 <당신의 사는 달>을 쓰게 된 계기는 달의 위로를 나누기 위해서다. 철쭉꽃이 환하게 핀 봄밤, 저자는 머리 위에 뜬 달을 오래도록 바라보다 와락 눈물이 났다고 한다. 그 순간 초승달, 반달, 보름달로 차고 기울면서 달은 이 세상 존재의 비밀들을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휘황찬란한 도시의 인공 빛들에 밀려 희미해지는 달빛이 안타까웠고 달의 존재를 잊고 지내는 무심한 사람들, 저마다 홀로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 안쓰러웠다. 달은 언제나 따뜻하고 밝고 환하고 둥글며 달빛은 한 번도 우리를 앞서 가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위로의 메시지를 독자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사실 우리의 수많은 순간들은 지나가면 삶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러한 삶을 바탕으로 저자는 달詩와 산문들에 모든 그리운 것들을 불러오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는 분명 존재하지만 한여름의 눈사람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존재를 ‘진공묘유(眞空妙有)’로 설명한다.
지금 나와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유, 그리고 당신이 그토록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달과 시로 소통하기


‘달詩’는 많은 사람들의 ‘소통’이 되고 있다. 달詩는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에 게시할 당시 팍팍하고 건조한 일상에 촉촉한 감정의 울림을 준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어떤 이는 한글을 아는 사람들을 넘어 영어를 쓰는 사람들에게도 달詩를 알리고 싶어서 영어로 번역해 올리기도 했다. 밀란 쿤데라, 로맹가리 등 세계적 작가의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한 번역가 백선희도 달詩를 불어로 번역해 게재했다.


더불어 <당신이 사는 달>은 어려운 이웃과도 함께한다. 시인은 달동네 독거노인, 박스 수거하는 할머니, 숨에 턱 막히는 월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외롭고 지친 사람들에게 ‘달詩’가 용기와 희망을 주기를 바랐다. 출간 시점에 맞추어 사인회를 열고 책 홍보를 위한 출간기념회를 마다한 시인은 작고 소박하지만 지인들과 함께하는 ‘달詩 전’을 마련하여 판매액을 모두 달동네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저자는 <당신이 사는 달>을 통해 사회에 더 많은 울림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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