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마우나 리조트 사고 보상금 ‘논란’‥1인당 67만원?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이후 끊임없이 지적돼왔던 문제가 결국 터져 나왔다.


무려 1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참사 이지만 리조트 소유주인 코오롱측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보상해줄 수 있는 한도가 1억 원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고 당시에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결국 1인당 67만 원선으로 책정됐다는 주장이 일기 때문. 이웅렬 회장은 유족에 대한 보상액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내기로 한 바 있다. 당시 사재출연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붕괴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회장이 직접 나서서 챙긴 것이다.


하지만 우려는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3월 21일 다음 아고라에는 “경주 리조트 붕괴 부상자에 67만원에 합의하자고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딸이 지난번 경주 리조트 사고에서 매몰됐다 부상을 입고 구조돼 치료를 받았다. 머리와 어깨, 다리 등에 부상을 입었지만 모두 타박상이라 육체적 외상은 모두 끝났지만 정신과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딸의 성격이 활달해 잘 견디는 것처럼 보이지만 밤에는 무서워 혼자 잠을 자지 못한다. 룸메이트가 없는 주말이면 창원의 외가에서 지낸다”며 정신적 쇼크에서 아직은 벗어나지 못했음을 토로했다.


치료기간 확인 후 67만원 합의?


이 네티즌은 10명의 학생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후 자신의 딸이 무사히 살아있는 것에는 감사하지만 코오롱그룹이 ‘합의’를 ‘통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치료비 전액을 내주는 것에서 ‘합의’를 요구했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합의를 하지 않자 개별적인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 네티즌은 자신의 딸 합의금으로 코오롱이 67만 원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후유장애, 위로금 이런 금액은 바라지 않지만 시장에서 생선을 도매가로 넘기 듯 치료기간을 확인해서 금액을 산정하는 것이 사실상 ‘통보’라는 것이다.


이 네티즌의 경우 외국에서 3~4개의 식당을 운영해 형편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부상자 중 형편이 어렵고 후유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많은 데, 이처럼 치료기간만을 확인 해 보상하는 것이 대형참사에 따른 적절한 보상방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특히 이 네티즌은 “회장까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에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는 데 관심이 사라지자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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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규모 얼마길래?


코오롱 그룹에 따르면 리조트 소유주인 코오롱은 삼성화재의 패키지형 영업배상 책임보험에 가입돼 있다. 코오롱은 건물 붕괴 등 재물손해에 따른 최고 한도 5억 원을 지급하는 보험과 사고에 따른 피해보상으로 사고 당 1억 원을 지급하는 보험에 각각 가입했다.


또 보험 대부분이 재물 손해에 관한 것이고 보험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대신 지는 책임 보험은 사고 당 1억 5000만 원에 불과하다. 이 1억5000만 원 중 대인배상한도가 1억 원, 나머지 5000만 원은 재물 배상이다.


사람 수로 나누면 100만원이 채 안되는 금액이다.


사고 당시에도 코오롱은 과거 사고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사고에 따른 피해보상 한도를 낮게 설정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난 2월 18일 임시 빈소를 찾은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조문에 앞서 “뭐든지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면서도 “리조트 건물의 보험 문제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바 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사고 피해보상액 한도는 보험 가입자측에서 정하기 나름이지만, 사고를 예측할 수 없고 가입자별 보험 규모가 천차만별이라고 해도 사고 당 피해보상 지급액이 1억 원이라는 것은 작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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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 대비 없어


마우나오션 리조트 운영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은 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화재 등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나 1~2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사고만 염두에 뒀다는 지적이다.


발생하지 말아야 할 사고에 대해 준비하는 것이 바로 ‘보험’이다. 또다시 이러한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는 않아야 하겠지만 마우나리조트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사고에 대해서는 전혀 보험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다.


750억 원의 재산종합보험에는 가입돼 있지만, 대인배상한도액은 총 1억 원이라는 것.


결국 사고 당시부터 지적돼 왔던 문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우려가 ‘현실’로 바뀐 것이다.


코오롱 측은 보험금 지급 외에 별도의 보상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코오롱 그룹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장에 있는 분들이 각각 찾아뵙고 성실하게 코오롱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학생이 200여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코오롱그룹 이웅렬 회장은 47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인더스트리 13억 원, 코오롱글로텍 10억 원, 코오롱생명과학 9억 원, 코오롱글로벌 7억 원, 코오롱 7억 원을 각각 수령해 총 연봉 합계액은 47억100만원에 이르렀다.


대형사고에 대한 보험료 중 대인 배상액은 ‘최소’로 설정해놓은 코오롱그룹이 연봉만큼은 재계 11위 수준에 이른다는 눈총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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