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린상사 통해 순이익 30% 배당 논란 일파만파‥장남, 차남 경영승계 수순?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영풍그룹 장형진 회장 일가가 서린상사를 통해 고배당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이 49.94%, 장형진 및 특수관계인이 33.33%, 최창근 및 특수관계인이 16.79%를 가지고 있는 영풍그룹 계열사의 비철금속 수출입업을 담당하고 있다.


영풍은 지난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각각 1575억 원, 2344억 원으로 전년대비 40%, 30%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린상사에 대한 매출비중을 줄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렇게 몰아준 일감으로 고배당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풍그룹이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3세 경영을 위해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지배구조 확립, 이를 통한 그룹 장악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서린상사에 대한 영풍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영풍 3세 경영을 이야기할 때 늘 지적됐던 곳이 서린상사이기도 하다.

2012년 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공기업 제외) 중 33위에 오른 영풍 오너 일가가 사실상의 지배 회사로 삼고 있는 ‘모체’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영풍은 ‘신규사업 진출 및 매출구조 다변화’를 위해 케이지인터내셔날을 흡수합병 했다. 태양광 산업 침체로 폐실리콘 재생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심해지면서 흡수합병을 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케이지인터내셔날 흡수합병과 관련 일감 몰아주기에 대비한 오너 일가의 흔적 지우기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케이지인터내셔날은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의 아들인 장세준씨와 장세환씨가 케이지인터내셔날의 지분을 33% 보유했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포함돼 이 같은 청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당시 서린상사는 “실리콘 및 태양광 업황의 침체기가 계속됨에 따라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청산 이유에 대해 밝혔다.

하지만 장형진 회장의 차남이 서린상사 대표이사에 전면 배치되면서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장세환씨가 서린상사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영풍, 영풍전자, 코리아써키트 등의 출자 구조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서린상사 당기순이익 및 현금배당내역

서린상사, 배당률 30% 달해


서린상사는 영풍그룹 계열사의 비철금속 수출입을 담당하는 만큼 매출의 일정부분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채우고 있다.

서린상사는 지난 2012년 고려아연, 영풍, 서린정보기술, 영풍정밀, 케이지인터내셔날과의 거래를 통해 225억8368만4000원의 매출을 거뒀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95억 원 선.

하지만 서린상사는 31억 원에 이르는 배당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한 것이다. 지난 2012년도 비슷하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을 비롯한 특수관계인과의 매출을 통해 458억 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30억 원을 배당했다. 153억 원의 당기순이익 중 30억 원을 배당했다.


영풍, 수익 악화에도 매입 지속 ‘논란’


영픙그룹이 지난 3월 13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풍그룹의 매출액은 3조2737억6033만0684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조62억 원에 비해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줄었다.

영풍의 2013년 영업이익은 1575억 원으로 지난해 2633억 원에 비해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344억 원을 거둬 3351억 원을 거둔 지난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영풍은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오너 일가에 대한 배당을 지속한 것이다.


비상장사에 ‘장형진 회장’ 차남 배치


서린상사는 이 같은 오너 일가가 대주주라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다.

서린상사의 경우 케이지인터내셔날과 합병을 하더라도 내부거래 비중이 30%가 넘지 않게 된다. 그래서 과세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일감 몰아주기 법안이 통과하게 된 배경에는 그간 국내 오너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를 일궈왔고 지배회사의 정점에 설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증여세 없이 부를 승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감 몰아주기 기업으로 꼽혀온 서린상사 역시 지난 1월 13일 서린상사의 신임 대표로 장형진 회장의 차남인 장세환씨를 선임했다. 서린상사는 장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33.3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장 회장의 차남인 장세환씨가 경영 일선에 투입되면서 영풍그룹 장 회장의 3세 경영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세환씨는 대표이사 선임 전 서린상사 전무를 역임해 왔다. 서린상사는 지난 1월 인사를 통해 장세환 대표를 비롯한 장재만 서린투자개발 대표, 관재요 서린투자개발 이사, 김재선 서린상사 대표 등 총 4명의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그간 영풍그룹 장씨 3세들은 동업관계에 있던 최씨 3세와 다르게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


고려아연 최윤범 부사장 후계 1순위


고려아연은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을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인 최윤범 부사장은 후계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은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07년 입사 후 6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려아연, 영풍정밀, 유미개발 등 계열사 지분도 늘리고 있다.

최 부사장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34만주로 동업관계를 유지해온 영풍그룹 고 장병회 회장과 고 최기호 회장의 3세 중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창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내현 대표는 자동차 매연저감장치, 비철금속 엔지니어링 등 신사업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서린상사 특수관계인 매출

3세 경영 속도 오른다


하지만 영풍그룹은 해외 영업만을 담당하며 경영일선에는 나서지 않았던 장세환 전무를 대표이사로 승진시키면서 3세 경영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장 회장의 차남인 장세준 영풍전자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영풍전자 대표에 오른 바 있어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됐다는 것.


서린상사, 영풍 장씨 일가의 ‘축’


서린상사는 이미 영풍그룹 장씨 지배일가의 중심축이라는 지적이다.

영풍 최대주주는 16.89%를 가지고 있는 장 회장의 장남 장세준 영풍전자 대표다. 영풍개발이 14.17%, 서린상사가 10.36%, 영풍정밀이 4.39%, 테라닉스가 1.36%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영풍그룹과 영풍전자 등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고배당과 관련 영풍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서린상사의 배당과 관련해서는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나왔고 이를 승인해 나온 것으로 안다”며 오너 일가의 배당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서린상사의 지분이 오너 일가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고배당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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