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27억 이후 최저 기록‥“아 옛날이여”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지난해 매출액이 16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2% 감소한 모나미가 오너 일가의 보수는 확대해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모나미는 지난 1999년 1127억 원 이후 최저 매출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등기이사의 보수 한도액 승인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내놔 논란이 되고 있는 것.
모나미는 등기이사 4명 중 3명이 오너 일가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오너 일가의 ‘잇속’ 챙기기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문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위와의 격차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HP와의 총판 계약 해지로 매출 하락 커
등기이사 4명 중 3명이 ‘오너’ 일가 구성



문구류 업계 1위 모나미 매출이 지난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MF 직후인 지난 1999년에도 1120억 원의 매출을 거둔 모나미가 지난해 1675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

모나미는 지난 3월 13일 정정공시를 통해 매출액이 1676억 원으로 지난해 2625억 원에 비해 36.2%가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11억8000만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291.1%, 당기순이익 -93.7%를 기록했다.

모나미는 매출 감소에 대해 “한국HP의 총판 계약해지로 관련 매출액이 감소했으며 매출채권의 대손충당금설정 등으로 손익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매출액 감소 <왜>

지난 2006년 5월 모나미와 한국HP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출력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모나미는 HP 프린트스테이션 출력서비스 사업과 더불어 기업 대상 프린터‧복합기 대여(리스‧렌탈)사업을 함께 추진하게 되며, 한국HP는 이들 사업에 필요한 모든 프린팅 장비‧솔루션‧소모품‧기술서비스를 지원해 왔다.

매출도 상당히 증가했다. 복사, 출력에만 집중하기보다 HP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 기업용, 개인용 맞춤형 출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모나미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국HP와의 총판 계약을 통해 거둬들인 매출액은 약 1200억 원에 이른다. 모나미는 지난 2012년 2625억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중 1200억 원이 한국HP와의 매출이다. 40% 이상의 매출을 한국HP와의 사업에서 거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한국HP와의 총판 계약이 해지됐고 그 후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나미는 자회사 원메이트를 흡수 합병해 프린터소모품 유통사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매출액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모나미는 삼성전자의 소모품을 유통하면서 한국HP와의 사업 종료분에 대해 ‘상쇄’해 나가고 있지만 소모품, 각종 장비 유통을 했던 한국HP와 다르게 삼성전자와는 소모품 계약만을 맺어 매출 공백이 생겼다는 평가다.

모나미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와 소모품 계약을 맺은 것도 한국HP와의 사업이 종료되면서 이에 대한 상쇄 방안으로 찾게 된 것”이라며 “한국HP와는 총판 계약을 이어오다가 지난해 1월 종료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임원 보수한도 증액 ‘구설수’


모나미는 오늘 28일 예정돼 있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을 안건으로 내놨는데 이사가 대부분 오너 일가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모나미는 4명의 상근 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송삼석 모나미 회장과 송하경 사장, 송하윤 부사장과 김명욱 부사장이 등기임원이자 회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명욱 부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너 일가다.

회사 매출이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에 대한 보수 한도를 증액하는 것에 대해 오너 일가가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모나미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상정이 됐고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할 것”이라며 “임원 보수한도와 관련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문구류 1위 유지하지만 격차 폭↓

모나미는 국내 문구류 시장에서 21.70%를 점유하고 있다. 그 뒤를 바른손, 모닝글로리, 동아연필이 추격하고 있다.

2, 3위 업체인 바른손과 모닝글로리가 7.40%, 5.36%로 판세를 뒤집기가 아직은 어렵다는 평가지만 문제는 모나미의 시장 점유율이 2010년 27.01→2011년 22.52%→2012년 21.70%로 하락하는 데 있다. 매출액도 2010년 2197억 원에서 2011년2022억 원, 2012년 1848억 원으로 하락하고 있다.

모나미는 해외생산, 판매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일반 사무용 필기구의 경우 경기변동 영향을 받지 않으나 팬시류의 경우 소비자 기호가 뚜렷하고 경기 변동을 타는 만큼 전 연령층을 상대로 하는 디자인과 캐릭터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임원 보수한도액 증가 카드를 꺼낸 모나미. 한국HP발 리스크를 올해 해소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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