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것

[스페셜경제=현유진 기자]<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는 “미국의 도스토옙스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 피터 트라튼버그의 자전적 에세이로 사랑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책이다.


피터 트라튼버그는 철학적 사유와 역사적 고찰, 풍부한 문학적 식견과 사회적 이슈를 엮어 고통이나 사랑 같은 추상적 주제를 독특하고 흥미로운 에세이의 형태로 풀어내 오랫동안 미국 문단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로 잘 알려진 바 있다. 특히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는 한국에 소개되는 트라튼버그의 첫 작품으로, 그의 책들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철학적 시선으로 응시한다는 점에서 알랭 드 보통의 소설과 비교된다. 그러나 작가가 사랑하는 대상들과의 관계에서 직접 경험한 감정의 섬세한 디테일과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더해진다는 점에서 좀 더 생생하고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애묘인들의 마음을 뺏는 고양이에 대한 생생한 묘사도 이 책을 읽는 빠질 수 없는 즐거움으로 꼽힌다.


잃어버린 고양이로 발견한 낭만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는 행복한 연애의 종착점에서 결혼한 커플을 등장시켜 사랑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군분투하며 ‘진짜 낭만’을 찾는다.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예민하고 섬세한 예술가 부부는 십여 년의 시간 동안 둘의 관계는 조금씩 변질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려낸다. 남편인 ‘나’는 그러한 변화를 감지해 관계를 변화시킬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소설 창작 강의를 제의받고, 아내는 이탈리아의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초청받아 집을 떠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발생한다. 부부가 집을 비운 동안 캣시터에게 맡겨놓은 고양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 사건은 나에게 사랑하는 존재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나’는 다시 찾을 확률이 극히 희박한 고양이를 찾기 위해 수업을 휴강하고 얼마 남지 않은 통장 잔고를 긁어 비행기 표를 사 길을 나서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이후 ‘나’는 이러한 행동의 밑바탕에 깔린 사랑이 욕망이 아닌 ‘의무’와 ‘헌신’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고 그것의 의미를 관계 속에서 반추해본다.


애묘인들은 더욱 즐겁게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아내와 지나간 사랑들을 떠올리게 하는 여행의 단초가 되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숙고하게 만드는 존재이다. 즉, 사랑하는 대상처럼 모호하기만 한 고양이들이 사랑의 또 다른 의미를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이 책에는 여러 고양이들의 특성을 묘사하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은 애묘인들이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또 오랫동안 고양이를 관찰해본 사람만이 가능한 고양이의 습성이나 행동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들은 진짜 애묘인들의 탄성을 자아낼 만큼 재치를 더하고 있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는 고양이에 대한 사실적 재미들을 속속히 숨겨두며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넘어선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이중적 재미로 독자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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