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매점 사업 철수 후 건물 임대 장사?

[스페셜경제=조경희, 김영일 기자]최근 신격호 회장의 세 번째 부인인 서미경씨 소유인 미성빌딩 임대료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성빌딩은 롯데건설이 지난 2002년 구입한 빌딩으로 2012년 유원실업에 매각한 건물로 실질적인 소유주는 서미경씨로 알려져 있다.

유원실업은 서미경씨가 지분 47.8%을 가지고 있으며 신 회장과의 사이에서 낳은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다.

서미경씨는 지난 2012년 매입 후 리모델링을 하면서 주변 시세 보다 20% 이상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업자들의 설명. 또 상가 임대인들은 임대료가 인상돼도 이를 쉬쉬할 뿐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고 나서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에서 미성빌딩 임대료에 인상에 대해 짚어봤다.



지난 2012년 ‘롯데건설’로부터 매입‥시세 100억원 안팎
영화관 매점 사업 ‘수익’…600억 과징금은 롯데쇼핑 몫


“주인이 바뀌었다고 하는 데 사실 그 주인이 그 주인이예요”, “임대료가 주변 보다 인상 됐는 데 한 자리에서 오래 일하는 상인들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자리에 있는 거지요”, “임대료 인상이 그야말로 갑(甲)의 횡포인데, 공식적으로는 이야기하지 않아요…”

지난 2월 6일. 기자가 찾은 서울 반포동 미성빌딩. 이 빌딩은 시세 100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층 420.68㎡(약 128평), 1층 296.18㎡(약 90평) 면적의 5층 건물이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세 번째 부인인 서미경씨가 소유주인 이 미성빌딩은 그간 반포 상인 일대에서 전 여배우가 건물주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건물.

하지만 서씨가 2012년 롯데건설로부터 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높은 임대료로 논란을 빚고 있다.


서미경 영화스틸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분리 <왜>


유원실업은 지난 2009년까지는 주식회사였다. 또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2002년 설립 이후 롯데시네마의 서울, 수도권 매점 운영을 독점하면서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기준 연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배기’ 회사였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롯데그룹의 유원실업 부당지원 행위가 적발되면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후 유원실업은 2009년 12월 주식회사에서 외부감사나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변경했다.

또 최초 사업지로 알려진 서초구 방배동 유기빌딩 유원실업 사무소를 반포동 미성빌딩으로 이전했다. 2009년 당시 미성빌딩은 롯데건설 소유주였지만 서미경씨는 2012년 매입 전부터 미성빌딩에 유원실업 사무소를 사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기자가 만난 한 인근 부동산 업자 또한 “그 주인이 그 주인 그대로”라며 “등기 이전 등을 통해 주인이 바뀐 것은 맞지만 사실상 주인은 1명”이라고 귀띔 했다.

인근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미성빌딩은 현재 5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임대가 된 상태이며, 3층 또한 임대계약 후 입주를 앞두고 있다는 설명. 하지만 사실 확인을 위해 미성빌딩 관리사무소를 찾았지만 용무가 없는 한 건물을 둘러볼 수 없었다.

유원실업은 현재 홈페이지조차 설정돼 있지 않은 상태지만 주소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851-18 유기빌딩 202’로 명기돼 있다.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 또한 이런 이유다.


최대 150% 까지 올라?


인근 상인들은 <스페셜경제> 취재 결과 리모델링 후 대거 임대료가 인상됐다고 지적했다.

기자가 만난 한 인근 임대인은 “1, 2층 모두 상당히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인근 지역 모두 임대료가 인상됐지만 타 빌딩의 임대료 인상분을 뛰어넘는다. (우리들 끼리 이야기로는)돈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놓고 낼 수 있으면 내고 아니면 나가고 이런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대가 워낙 높아서 가격 협상이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수준에 들어올 수 있는 기업이나 임대인들이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미성빌딩의 3층과 5층은 보증금 7000만 원에 월세 450만 원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서씨가 건물을 매입한 이후 1, 2층 세입자들은 150만 원의 월세에서 최대 240만 원 선으로 확인되고 있다.

상가 인근 임대인들은 월세를 일정부분 올려도 당장의 설비투자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가게를 비우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또 자칫 ‘불똥’이 튈 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유한회사 유원실업 로고
롯데쇼핑 과징금은 어떻게?


최근 롯데쇼핑은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약 600억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 받을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당초 롯데쇼핑의 세무조사는 역외탈세 등이 중점이 될 것으로 보여 졌으나 ‘일감 몰아주기’로 가닥이 잡혔다.

롯데쇼핑의 일감 몰아주기의 중심에는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인 시네마통상‧시네마푸드‧유원실업이 있다. 롯데의 79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일감이 몰렸다.

시네마통상은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28.3%의 최대주주이며, 시네마푸드 역시 신 이사장이 33.6%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원실업 역시 서미경씨가 57.8%의 지분, 딸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이 42.1%의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100%)다.

이들은 논란이 일자 지난해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지난해 2월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가 매점 사업을 운영 중인 유원실업,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직영 형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논란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국세청은 롯데쇼핑이 지난 2005년 운영권을 넘긴 이후 회수하기 까지 세금 탈루와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롯데쇼핑의 과징금은 낮은 임대료를 통한 법인세 탈루까지 포함해 모두 6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너 일가가 아닌 롯데쇼핑이 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과징금을 내는 주체에 대해서는 아직 국세청에서 정식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높은 임대료로 인근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유원실업이 국세청의 과징금 또한 ‘빚겨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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