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운송단가→36만원 ‘후려쳐’‥노조 나가라?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지난 2009년 춘천 최대 관광단지인 ‘무릉도원’ 조성사업이 연일 진통을 겪고 있다.

시행사과 협력사들이 부도가 나면서 지난 2012년 9월 사업 중단 위기를 겪었지만 여전히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

코오롱글로벌이 사업시행자 변경을 신청하고 지난해 8월부터 공사에 나섰지만 덤프트럭 운송단가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68만원으로 책정된 덤프트럭 품종 운임 단가를 36만원에 책정하고 있는 것.

이에 강원도 건설기계지부(이하 지부)가 이를 반대하자 비조합원인 8대의 덤프트럭만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마저도 동절기 공사가 끝난 상태라 소강상태다.

지부는 68만원 대신 지역 형성가격인 50만 원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코오롱글로벌은 지리적 특성을 고려, 기존 34만원 대신 36만원을 책정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부는 오늘(5일) 상경투쟁을 통해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덤핑 가격 수락 시 지역 건설경체 ‘침체’ 우려
자금난 우려 ‘덤핑가격’ 제안?‥非노조원 채용 ‘논란’


지난 2011년 건설노조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4대강 사업 계약 당시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대해 폭로한 적이 있다.

지난 4대강 공사 당시 ‘덤프트럭 단가비교표’에 따르면 발주기관과 원청업체 계약과정에서 책정된 24톤 덤프 계약단가는 하루 10시간 기준 114만5700원. 하지만 덤프트럭 노동자가 실제로 받는 돈은 계약단가의 39%인 45만원 선 이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 때문이다.

4대강 공사를 통해 건설사들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반면 4대강 현장에서 직접 토목공사를 담당했던 덤프트럭 노동자들은 실제로 단가 계약의 39%인 45만원을 지급 받은 것. 이 돈은 유류비 24만원, 덤프할부금 12만5000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수리비와 식비, 교통비를 제하고 나면 주머니에 들어오는 것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다. 이마저도~3개월 뒤 노임과 장비 대가를 받는다.

당시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하도급 구조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지만 이 같은 단가 후려치기는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덤프트럭 기사들은 운임단가와 현실화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25일 울산 중구 혁신도시 공사현장에서 25t 덤프트럭 노동자들이 차량집결과 함께 '생존권쟁취 투쟁실천단 발대식' 및 '28일 대정부 총파업 상경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비노조원 덤프트럭만 활용?


코오롱글로벌이 새해 벽두부터 ‘단가 후려치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토목공사에 사용되는 덤프트럭 운임단가를 시장 가격 보다 낮게 책정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단가 후려치기 논란이 일고 있는 공사 현장은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 일대 499㎡ 대지에 골프장, 호텔,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6000억원 규모의 무릉도원. 2009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골프장 회원권 분양 등이 저조해 자금난을 겪다가 결국 시행사와 협력사가 모두 부도가 나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지난 2013년 8월 코오롱글로벌이 공사에 나서면서 다시 시작됐다. 하지만 시장 가격 보다 낮은 운임단가가 문제가 되면서 50~60여명의 조합원 대신 8명의 비조합원들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가 때문에 일손을 놓은 것이다.

정부 및 대한건설협회에서는 공사 단가표를 책정하고 있는 데 이 가격은 15톤 트럭 기준 일 6만8000원 선. 하지만 코오롱글로벌이 제시한 단가는 일 36만원 선이라는 것이 지부의 설명이다.

지부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단가를 높여달라는 주장 보다는 지역 현실 가격을 맞춰달라는 것”이라며 “공사현장이 춘천과 홍천 2개 지역에 맞물려 있기 때문에 춘천과 홍천 두 지역의 전문 건설업체들이 일 50만원의 가격을 책정해 지급하고 있다. 이 구조가 깨지면 지역 단가 역시 깨지기 때문에 정부 단가까지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지역 단가를 맞춰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지역 현실단가를 인정해 달라는 것.

또 사실상 덤프트럭은 일 단가에 유류비, 식대비, 수리비 외 사고 시 발생하는 모든 피해금액 또한 덤프트럭 기사들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50만원의 가격도 높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이어 “하도급 상대로 계약을 하다 보면 저가 경쟁 때문에 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데 하도급들도 지급하는 현실 가격을 코오롱글로벌 같은 대기업이 단가를 낮추는 것은 지역 경제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덤핑된 가격을 인정하게 되면 피해가 더 커진다는 것.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을 담당하면서 실제로 이들 덤프트럭 지부 기사 50~60여명은 일손을 놓은 상태다. 또 생존권 보장을 위해 5일 코오롱글로벌 본사 상경투쟁 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타 건설사와 비교해도 특히 운임단가가 더 저렴한 편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강원도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코오롱글로벌의 다른 덤프트럭 운임단가 보다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노조 측에서는 자신들과 계약을 하기를 원하지만 가격 단가가 차이가 있어 노조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계약하고 합의한 단가에 공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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