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색깔의 악기로 연주되는 교향곡


[스페셜경제=김민정기자]드디어 강신주 교수의 새 책이 나왔다. 이번 책은 2년 동안 <중앙SUNDAY>에 격주로 연재된 글을 토대로 만든 책이지만 연재 글을 그대로 엮은 것이 아니다.


작가는 “짧은 지면에는 원고지 12매 분량밖에 담지 못했기에 미처 다 하지 못한 말들이 많았다”며“원래 원고를 20매로 늘리고, 5매 분량의 ‘어드바이스’를 추가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글이라는 게 짜임새가 있는 닫힌 구조라서 완성된 글에서 어느 한 부분을 늘리려면 그 연쇄 작용으로 앞뒤 내용 모두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그래서 원고를 12매에서 25매로 늘리는 것은 글을 아예 새로 쓰는 것과 맞먹는 작업이었다.


무엇보다도 내 새 책을 기다리고 있을 독자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며 책을 낸 소회를 밝혔다. 그는 『감정수업』이 올해 첫 책이라고 말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만큼 이 책에 애정이 담겨 있는 듯 보였다.


『감정수업』은 철학·현실·문학·예술이라는 4가지 색깔의 악기로 구성된 교향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클래식 음악의 달인인 강신주의 비유기도 하다.

(1) 철학: 이 책은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으로 시작된다.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대교에서 파문당한 ‘감정의 윤리학자’ 스피노자는 ‘이성’ 중심의 철학 전통에 반기를 든 혁명적인 철학자였다. 우리 시대 ‘앙팡테리블’ 강신주는 스피노자의 『에티카』 해석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감정수업』을 진행한다.


(2) 현실: 이 책은 48가지 ‘철학자의 어드바이스’를 소개하며 독자들을 행복의 길로 이끈다.


강신주는 ‘상아탑’에 갇혀 있는 폐쇄적인 지식인이 아니다. 강신주는 우리 사회가 ‘소통의 부재’로 고통 받고 있다는 걸 인식하고 10여 년간 자타가 공인하는 ‘철학 카운슬러’로 활동해 온 현실 철학자다. 추상적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인 현실을 토대로 철학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온 강신주가 독자에게 꼭 하고 싶은 당부를 담았다.


(3) 문학: 이 책을 통해 세계 문학을 빛낸 대문호들의 걸작 48권을 읽게 된다.


톨스토이에서부터 모파상까지 명작을 남긴 대문호들은 위대한 사상가이자 인간 본연의 모습을 통찰할 수 있는 위대한 심리학자기도 하다. 그들은 비록 백 년 전 사람들이지만 작품 속에 형상화된 내용들은 모두 인간의 본질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강신주는 어려운 철학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이런 대문호들의 작품에서 구체적인 예시들을 가져와 설명해 준다. 소설을 안 읽었어도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4) 예술: 이 책은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했던 예술가들의 명화 45개를 감상하는 미술관 순례기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고 있는 우리, 이제 잠자고 있는 감성을 깨워야 할 때가 됐다.


이 책에선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그들의 감정을 분석하고 있다. 독자들도 같이 해보자. 어렵게 느껴졌던 고전 명화들, 이제 강신주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며 즐겨보자.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