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지부지한 카자흐스탄 광구 불능 상태‥제지도 위협?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카자흐스탄 ‘유전’ 자원개발 사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세하[027970](이동윤 대표)가 또 다시 유전 개발 사업이 사실상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림그룹 계열사인 세하(구 세하제지)는 지난 11월 8일 MGK에 대한 소송 진행현황에 대해 자율공시 했다. 이 공시는 지난 2012년 12월 4일 지분매각과 관련된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따지는 ‘조회요구’로 무려 11달이 지나서야 이에 대한 확정 답변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이 내용 자체가 그간의 ‘우려’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세하는 “세하가 투자한 법인인 아크리트(Acret)와 세하는 MGK LLP를 상대로 알마티시 경제법원에 이의 최소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해 현재 당사의 변호인 및 관련 기관과 추가적인 소송 진행 여부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그간 세하는 지난해 12월 4일, 5일, 올해 1월 4일, 4월 23일, 5월 8일 등 이 사건과 관련된 조회 공시를 요구 받았으나 ‘미확정’ 공시를 했다. 시장에서 끊임없이 카자흐스탄 유전 광구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때 마다 ‘미확정’ 답변을 하며 시간끌기를 해온 셈이다.

이와 관련 세하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1심, 2심 등 법원 재판이 진행중이어서 미확정공시를 한 것일뿐 공시지연은 아니다”라며 “여러 재판 단계를 거치고 또 현지 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하면서 지금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완전히 자원개발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다. 텍사스 광구 등에도 참여하고 있고 카자흐스탄도 다른 방안을 찾고 있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세하는 지난해 4월 25일 세하와 아크리트가 파리 국제중재재판소에 MGK 및 스터키스(Sturgis)가 공동개발합의서(Joint Development Agreement)상 주주간의 권리와 의무 규정을 위반한 것에 대하여 미화 약 1억22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지난 10월28일~10월29일 파리에서 이 사건에 대한 최종 심리가 있었고 2014년 초에 중재인단의 최종 판정이 예정돼 있다.


아크리트 2009년 89억, 2010년 672억 적자‥소송 잇따라
무림家 형제도 지분 정리…이동윤, 이준석씨가 최대주주


유전개발 사업 왜 뛰어들었나


세하는 1984년 7월 16일 설립됐으며 제과, 제약, 화장품 등 포장재로 사용되는 SC마니라지, 아이보리지 등의 범용 백판지 주력 생산업체다. 무림페이퍼 등 무림그룹 계열사로 무림그룹은 한솔제지, 깨끗한 나라에 이어 제지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하는 크라프트지 및 상자용 판지 제조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2002년 이후 중국 제지업계에서 대규모 신증설을 시작하면서 사업성 악화를 예상, 대비 차원에서 자원개발사업을 시작했다.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카자흐스탄 유전광구에 투자했다.

동해 펄프 인수 추진, 필리핀 조림사업 추진, 카자흐스탄 내 보크사이트 광구 인수 등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자원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2005년 카자흐스탄 내 카자흐스탄 인베스트먼트사와 악토베 지역에 있는 사크라마바스 및 웨스트보조바 광구에 진출하게 됐다.

West Bozoba와 Sarkramabas의 광구운영은 카자흐스탄 현지 광구개발 업체인 MGK가 전담하고 있다.

당시 세하는 카자흐스탄 소재 유전개발사업을 영위하는 MGK LLP.의 투자회사인 Acret Ltd.의 지분 50%를 보유하며 유전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2008년 5월 카자흐스탄 에너지 자원부 산하 국가등록위원회(State registry committee) 탐사결과에 따르면 Sakramabas 광구는 54백만 배럴을 잠재자원량으로 파악하고 있다.

매장량 및 발견잠재자원량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오일, 가스 종합컨설팅 기업인 Gaffney, Cline & Associates(GCA)는 2009년 9월 30일에 Sarkramabas 광구와 West Bozoba 광구에 대한 잠재원유 및 가스자원량(Contingent Oil and Gas Resource Volume) 등은 충분히 개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은 것.


수익 내기도 전에 소송 휘말려

하지만 지난 2011년 3월 세하가 투자한 카자흐스탄 광구의 광구탐사권 계약이 4월 18일 이전에 조기종료 됐다. MGK가 광구탐사권 계약상의 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 과정에서 세하는 2011년 ‘2010년 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가 외부감사 후 손손실을 본 것으로 변경경시하면서 주가가 이틀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10억2700만원의 흑자에서 외부감사로 인한 재조정으로 617억8400만원의 적자로 변경공시한 데에는 광고 개발 사업이 조기 종료되면서 지분법 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후 세하는 2012년 2월 24일자로 카자흐스탄 광구개발 탐사권을 회복하게 된다. 또 이때부터 아크리트의 MGK 지분 매각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세하는 주주간 소송도 겪고 있는데 MGK 대표이사로부터 2011년 12월 MGK(원고)가 아크리트(피고)을 상대로 제기한 지분 강제 매수 소송에서 패소했다. 아크리트 지분을 MGK로 이전하라는 통지를 받은 것이다. 세하는 이에 대해 또 소송을 제기했으나 Almaty시 경제법원으로부터 지분이전 효력정지 명령문을 받아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이와 관련 한 언론사는 ‘세하 라홍빈 사장, 10월 사정당국 극비방문…왜(?)’라는 기사에서 세하 라홍빈 사장이 사전당국을 방문했으며 이것이 세하의 지분 강제 매수 소송과 연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KJ타임즈>는 세하 라홍빈 사장은 금융권 출신으로, 세하가 카자흐스탄 자원개발 사업 참여 시 금융권 내 자금조달 역할을 해내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으며 세하가 카자흐스탄 자원개발과 관련 6월과 9월에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세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사의 대표가 비즈니스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또한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현장을 둘러보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무림가 형제도 발 뺀다


세하 이동윤 대표가 운영하는 세하는 20005년 카자흐스탄 유전 사업에 2012년 까지 5967만 달러(약 660억원)을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전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해 지면서 세하의 부실로도 이어지고 있다. 세하기 50% 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할 위기에 놓인 현제 투자회사 아크리트(Acret)가 2009년 89억원, 2010년 67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광구 투자 개발로 4000원대에 거래되던 세하 주가는 29일 기준 현재 564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자흐스탄 광구 개발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놓이지 않자 무림가 형제들도 세하에 대한 지분 정리에 나섰다. 지난 2012년 11월 무림파워텍 자회사인 무림캐피탈은 세하의 지분 2.42%(112만 3000주)를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전량 매각했다. 지난해 11월 세하가 15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을 당시 취득한 것이다.

현재 세하 최대 주주는 이동윤 대표이사, 회장으로 11.64%(5,064,950주)를 가지고 있으며 아들 이준석씨가 7.06%(3,074,100주)를 가지고 있다. ‘무림’ 지분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0월 까지만 해도 이동욱 회장은 0.24%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회장의 지분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2005년 시작해 8년이 지난 현재 카자흐스탄 광구에 대한 회복의 기미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으면서 세하 이동윤 회장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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