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 공녀에서 대제국 황후에 오르다


[스페셜 경제=김민정 기자]동아시아에서 동유럽까지 세계 역사상 전례 없는 넓은 영토를 소유했던 칭기즈칸이 건설한 대제국 원나라의 마지막 황후, 기황후.


30년간 원나라 전체를 휘두르는 실권을 행사하며 자신이 낳은 아들을 황제의 자리에 올리기까지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역사 왜곡 없이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공녀로 끌려간 고려 여인이 원나라의 황후가 되어 대제국을 쥐락펴락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기황후의 생애를 한 권의 책으로 짜임새 있게 담아냈다.


원나라는 동아시아에서 동유럽까지 세계 역사상 전례 없는 넓은 영토를 소유한 칭기즈칸이 건설한 대제국이었다. 고려는 30여 년에 걸쳐 일곱 차례나 대몽 항전을 거듭하지만 고종 46년에 이르러 몽골에 항복한다. 그 결과 왕이 몽골 공주와 결혼을 해야 하는 원의 부마국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 후, 몽골은 고려에 내정 간섭을 하기 시작하며 여러 가지 인적·물적 수탈을 자행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공녀’ 요구였다. 공녀란 ‘공물로 바치는 여자’라는 뜻이다.


공녀 차출은 일반 백성뿐 아니라 권력 있고 문벌 좋은 집안의 처녀들도 빗겨갈 수 없었다. 특히 원나라는 공녀의 조건으로 ‘동녀’를 뽑았다. 즉 어린 여자를 요구했던 것이다.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란 이유만으로 기자오의 딸 기씨(기황후) 역시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원나라에 끌려가게 된다.


그녀는 원나라 궁에 들어가 올제이 후투그라는 이름으로, 차 시중드는 궁녀가 되어 원 순제를 만나게 된다. 순제의 눈에 든 기씨를 보고 황후 다나슈리는 질투에 눈이 멀어 그녀를 채찍으로 때리며 괴롭히기 시작한다. 기씨는 황후의 모진 채찍질을 견뎌내며 힘든 세월을 겪게 된다. 그러나 황후 일가가 모반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황후가 축출되며 점차 자신의 세력을 확장한다.


결국 기씨는 자신의 황후책봉을 반대하던 세력을 축출하고, 고려 출신 환관인 고용보와 박불화의 도움으로 ‘몽골족이 아니면 황후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규칙을 깨고 1339년에 드디어 제2 황후의 자리에 오른다.


그 후 기황후는 황제에 버금가는 권력을 장악하고, 제1 황후를 제치고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실권을 행사한다. 1365년, 기황후는 제1 황후가 세상을 뜨자 제1 황후의 자리에 올랐으며 자신의 아들을 황제의 자리에 앉힌다.


드라마 ‘기황후’로 화제가 되고 있는 기씨 여인의 진면목을 알고 싶은 독자들은 이 책을 읽기 바란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드넓은 유라시아 대륙을 호령했던 고려 여인의 인생 역정과 권력을 향한 집념을 읽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음모와 배신 등 온갖 인간 군상의 모습들과 국가 간 권력 관계 등은 오늘의 우리 모습을 성찰하게 해준다.


소설 속 생생하게 형상화 된 역사 속 인물 기황후를 통해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파도를 헤쳐나간 고려 여인의 인생 역정을 만나 보자.


한편 저자 이채윤은 시민문학사 주간과 인터넷 서점 BOOK365의 CEO를 역임했다.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문학과 창작>에 소설이 당선된 뒤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지은이: 이채윤
출판사: 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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