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사명 대신 부실 ‘꼬리표’ 낙인?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울트라건설 강현정 사장이 부실시공 및 하자보수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오는 31일 입주 예정인 서초 보금자리 지구 내 최초의 민간 분양 아파트인 서초 참누리 아파트가 부실시공 문제로 입주자들과 극한의 대립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자 보수를 둘러싼 대립 속에서 입주예정자가 울트라건설 상무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건물 외벽의 마감재가 시멘트가 아닌 ‘스티로폼’으로 마감되고 군데군데 균열이 발생하는 데 대해 적극적인 하자보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울트라건설측에서는 설계 도면대로 시공됐다고 맞서고 있다.

스티로폼 아파트 논란을 빚고 있는 서초 참누리 아파트와 관련해 <스페셜경제>가 살펴봤다.


시멘트 대신 스티로폼으로 외벽 마감‥원가 절감?
경실련, 건설사가 건축비 부풀려 ‘집 장사’ 지적

2012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50위의 울트라건설이 연이은 부실시공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초 보금자리 지구 내 최초의 민간 분양 아파트인 서초 참누리 에코리치가 아파트 하자 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 울트라건설 직원과 아파트 입주자들 간 몸싸움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울트라건설이 ‘광교’ 참누리 아파트에 이어 또 다른 부실공사 논란을 빚고 있다.

울트라 건설은 1965년 설립돼 터널공사 부문에서는 최신 터널굴착장비인 TBM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다. 2000년 말 미국 울트라콘사에 M&A 방식으로 인수돼 울트라콘사가 51.24%의 지분을 가져 최대주주에 등재돼 있다. 특수관계인인 박경자 회장은 3.30%를 가지고 있다.

시공능력 기준 50위 중견 건설사가 마감재 처리 문제로 ‘부실’ 논란에 휘말리는 무색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입주 예정인데 ‘헉’


서초 우면지구 보금자리 분양 사업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초 보금자리 아파트는 정부가 보금자리지구에 중산층을 위한 주택을 건설해 소셜 믹스를 이루겠다며 도입한 첫 번째 민간분양 아파트다. 강남 3구에 포함되는 위치에다 우면산, 과천대공원, 양재천 등 입지 조건도 좋은 편에 속했다. 덕분에 100% 분양이 완료됐다.

하지만 10월 준공 예정이지만 ‘하자’가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조경의 상당 부분이 조성되지 않았고, 외벽일부를 스티로폼으로 마감처리 해 입주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입주민들은 저가 빌트인 가구, 수도 누수 등 건축비가 700만 원이나 투입된 아파트로 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하자 문제는 입주자들이 예비 점검을 위해 아파트를 둘러보던 중 몇몇 건축 지식이 있는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이와 관련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서초 참누리의 일부 외벽에서 마감재로 사용되는 IPU가 뜯어지면서 그 안에 스티로폼이 보여지게 된 것”이라며 “IPU는 그간 국내에서 ‘성냥갑’ 아파트라고 불리는 단점을 탈피하기 위해 건설사에서 아파트의 외관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마감재로, 절대로 스티로폼으로만 마감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또 설계도면대로 시공됐으며 설계도면 상에서도 마감재는 IPU로 설계돼 있어 설계도면 대로 시공하지 않았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폭행 사건까지 발생해 ‘구설수’

서초 참누리는 부실시공 문제로 이미 입주자대표, 구청장, 건설사 대표 3자가 모여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태는 몸싸움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자점검 당시 발견된 안방에 놓여진 변기와 기울어진 벽채 등에 대해 불만을 갖고 본사를 찾은 입주예정자들이 울트라건설 관계자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상무가 60대 A씨를 팔꿈치로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

피해자 A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며 언급을 피했다.


폭행 논란도 이어져‥“상무가 60대 팔꿈치로 쳤다”
광교·서초 등 짓는 곳 마다 불만…책임 회피 논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더니…


서초 보금자리 아파트는 LH가 값싸게 수용해 조성한 땅을 건설사가 매입해 주택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3.3㎡당 1900만 원대에 분양됐다.

실제로 LH의 강남, 서초 보금자리주택은 3.3㎡당 1,000만 원에 분양돼 주택가격 하락을 이끌었지만 바로 옆 민간분양아파트는 2배 높은 가격으로 분양됐다.

하지만 아파트 건축비는 높게 책정됐다. 서초 보금자리주택 건축비는 3.3㎡당 541만 원인 반면 참누리는 736만 원에 달한다. 시공사는 직접공사비가 보금자리 보다 3.3㎡당 80만 원이나 낮음에도 불구하고 산출근거가 불충분한 간접비와 가산비용을 부풀려 통해 세대 당 1.2억 원의 건축비를 높인 것이다.


울트라건설 부채 및 자본 비율(2013년 5월 30일 기준)

건축비 부풀렸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은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지구를 민간에 분양하면서 건설사들이 5800억 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자료에 따르면 공공이 분양하면 900만 원대에 분양될 금액이 민간 매각으로 2배 이상 비싸졌다고 밝혔다.

지자체장이 공개한 서초 참누리 아파트의 건축비는 736만 원/3.3㎡이며 강남 레미안은 672만 원/3.3㎡이다. 이는 강남서초 반값아파트(550만 원)는 물론 2008년 분양됐던 발산지구(345만 원)의 2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경실련은 세부공종 비교결과 서초 참누리와 강남 레미안의 직접공사비는 3.3㎡당 각각 335만 원과 548만 원으로 민간아파트에서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산비와 간접비는 서초 참누리가 208만 원, 162만 원으로 오히려 레미안 보다 4배, 6배 높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건축비는 서초 참누리 자체가 분양가 상한제도가 적용된 아파트로 건축비 역시 정부의 고시를 넘어서는 건축비를 책정할 수가 없다. 건축비를 임의대로 선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울트라건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소유 현황

선분양 폐지‥80%까지 완공 후 모집


서초 참누리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이런 상황이라면 사실상 ‘선분양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노숙자 아파트를 지어놨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는 가운데 굳이 선분양 대신 후분양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모델하우스 대신 실제로 완공된 아파트를 보고 청약해야 한다는 것.

이미 국회에는 민주당 홍종학 의원에 의해 후분양제도 도입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주택공급 축소 우려를 이유로 심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홍종학 의원은 지난해 9월 25일 ‘선분양제 폐지, 80% 이상 공정완공 후 입주자 모집이 가능한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대표법안 발의 당시 홍 의원은 “현재의 선분양제도는 분양권 전매의 폐해를 야기하고, 주택 소비자가 주택가격의 80% 정도를 완공 이전에 납부해야하는 위험을 부담하고 있으며, 수 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재산을 완제품도 보지 못한 채 구매해야 하는 등 후진적인 제도다”며 “그간의 공급자 중심의 주택공급체계를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주택시장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특히 “선분양제도는 주택소비자인 국민이 아닌 일부 재벌 건설사들만을 위한 특혜 정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서초우면지구 보금자리 분양사업

(1) 사업 개요
서초지구는 우면산, 과천대공원, 시민의 숲, 양재천 등 자연친화적 입지이며, 교통면에서도 과천~우면산간 고속화도로, 경부고속도로(양재IC),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근접,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연장 37.28㎞/2014년 완공 예정), 신분당선(연장 18.47㎞/ 2011년 완공예정/민자) 등 사업지 주변 도로 확장 계획중으로 강남3구에 포함.
울트라건설은 민간분양 공동주택 550세대를 택지입찰 받아 사업 추진.


(2) 사업내용
1) 공급위치 : 서울 서초 보금자리주택지구 A1블럭
2) 공급규모 및 내역 : 지하 2층, 지상 25층 6개동 아파트 및 부대시설 총 550세대
- 전용면적 85㎡초과 550세대
3) 대지면적 : 39,720㎡
4) 분양수입 예상액 : 442,566백만 원(VAT제외)


(3) 사업 진행사항
- 2010. 09. 14 ~ 09. 28 :택지 입찰 및 계약
- 2011. 06. 21 : 사업승인 완료
- 2011. 08. 18 : 분양승인 완료
- 2011. 08. 19 : 견본주택 OPEN
- 2011. 09. 30 : 분양 완료(계약 98.73%)
- 2011. 10. 31 : 분양 완료(계약 100%)
- 2013. 10. : 준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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