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이슈 사전 차단…김 회장 “부채비율 증가, 일시적 현상”

[스페셜경제=이주희 기자]동부그룹이 올해 상반기부터 계열 증권사를 통한 기업어음(CP) 판매와 관련해 선제적인 대응에 착수했다. 동양그룹과는 대비된 행보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동부그룹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동양그룹과 같은 대기업 4곳’ 중 하나로 지목되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하지만 동부그룹은 동부증권을 통해 판매하던 계열사 CP를 올해 상반기 중 거의 대부분 상환하면서 개인투자자에 대한 불완전판매 이슈가 부상하는 것을 사전 차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금융당국과 동부그룹에 따르면 동부증권이 판매한 계열사 CP 잔액은 60억원을 조금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동부증권을 통해 판매된 계열사 CP는 동부캐피탈이 발행한 CP가 유일한데, 판매잔액은 57억원 규모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전날 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부채 비율이 270%지만 이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동부제철의 차입금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것이 76%, 회사채가 24%로 기업어음(CP)은 전혀 없기 때문에 차입 구조가 매우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4,000억원이 넘는 계열사 CP를 판매한 동양증권과 달리 동부증권의 계열사 CP 판매잔액이 거의 없는 것은 동부그룹이 올해 4월 금융투자업법 개정안에 발맞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2월 동부증권에선 동부건설이 발행한 58억원어치 CP를 인수해 판매했지만 3개월 뒤인 5월 전액 만기 상환했다.


이후 동부증권은 제조업 계열사가 발행한 CP를 일절 판매하지 않았다.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아직 투자적격에 해당해 투기등급인 계열사 회사채와 CP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법 개정안에 저촉되진 않았지만 이보다 한발 앞서 대응에 나선 셈이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계열사 CP를 일선 창구에서 판매하기도 했지만 올해 상반기 대부분 상환하면서 개인에게 판매된 계열사 CP 잔액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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