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지은 기자] 동부그룹이 동부생명의 상장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비상장 금융계열사인 동부생명의 상장 논의가 이뤄져왔으나 업황 부진 등의 이유로 실제 착수는 계속 미뤄져왔다.


업계관계자들은 최근 동양그룹 사태로 “대기업도 믿을 수 없게 됐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상장을 조속히 추진해 시장의 신뢰를 얻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동부생명은 오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결의한다. 지난해 1월 상장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이래 1년 10여개월 만에 실질적인 상장 절차를 밟게 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생명은 지난 8월 우리투자증권(대표주관사) 등을 상장 주관사로, 이달 타워스 왓슨을 기업가치 평가를 위한 계리법인으로 각각 선정하고 한국거래소와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했다.


이후 이사회 결의를 마치면 다음 달 7일 주주총회에서 상장에 필요한 정관변경을 결의한다. 이어 11월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거래소가 내년 1월까지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되면 신주발행, 주식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중 상장한다는 목표다.


이번 상장을 통해 동부그룹은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던 동부생명 주식을 내다 팔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그대로 남겨둔다해도 시가에 따른 평가이익으로 재무구조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금융계열사를 동부화제를 중심으로 한 지주 체제로 재편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현재 동부화재는 동부생명 지분 81.5%, 동부증권 19.92%, 동부캐피탈 1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이 동부화재 지분 31.33%를 소유하면서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저금리 기조 등 보험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상장에 유리한 시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만 최근 동양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시장 분위기를 선제적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는 동부생명의 상장에 따라 금융지주사 추진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며 동부그룹 내 비금융계열사와 지분 정리 등의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