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 "동양그룹 자금 지원의사 없어…추후에도 계획 없다"

[스페셜경제] 오리온그룹이 23일 형제회사인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의사가 없음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만기 도래 기업어음(CP)의 상환자금 문제를 해결하라는 통보를 받은 동양그룹의 ‘10월 위기설’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이날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의사가 없으며 추후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동양그룹의 ‘SOS(긴급도움요청)’에 거부의사를 밝힌 셈이다. 추석 명절 이전부터 업계에선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부부가 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에게 보유중인 오리온 주식을 추가담보로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알려져 왔다.


▲ (왼쪽부터)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앞서 동양그룹은 지난해 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과 자본유치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 회장은 그룹의 ‘알짜배기’ 사업인 동양매직 등 4개 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자산을 처분해 2조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고강도 경영개선과 사업재편에 관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가전제품’으로 유명했던 제1의 동양을 지우고, ‘종합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재탄생해 제2의 동양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로드맵에 따른 자산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총 2조원에 달하는 CP와 회사채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기관은 일찌감치 동양의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과 전망을 최근 하향 조정하며 재무구조 안정성에 우려를 표명했으며, 금융감독 당국은 “오너 일가가 CP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동양그룹의 오너일가가 나서 형제기업 오리온그룹 측에 SOS를 요청, 명절 연휴 동안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리온그룹이 이날 난색을 표명하면서 동양그룹의 경영정상화에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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