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후보명단 공개 후 '잡음'

[스페셜경제] KB금융그룹이 국민은행장 후보에 이건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내정했다. 이 후보를 비롯해 KB금융그룹 계열사 10곳 중 총 7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후보명단이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지주는 지난 18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어 KB국민은행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해 해당 계열사 주주총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국민은행 행장 후보에 이건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또 KB국민카드 사장 후보에 심재오 고객만족그룹부행장, KB투자증권 사장 후보엔 정회동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 KB생명 사장 후보 김진홍 전 국민은행 본부장, KB자산운용 사장 후보에 이희권 현 KB자산운용 부사장, KB부동산신탁 사장 후보에는 박인병 현 KB신용정보 사장, KB신용정보 사장 후보엔 장유환 전 서울신용평가정보 사장 등이 내정됐다.


대추위의 위원장 임영록 회장은 “이번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통해 침체되어 있는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고 직제 개편과 조직 슬림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KB금융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장, 이건호 후보 ‘관치논란’


▲ 이건호 KB국민은행 행장 후보/사진=KB금융지주
은행장 후보에 선임된 이 부행장은 1959년 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금융원 연구위원장, 조흥은행 리스크관리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대추위 측은 “이 후보는 행내 근무 경력이 다소 짧으나 현안 과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해결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리더십과 소통력, 그리고 인재를 등용하는 안목을 갖췄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 후보가 국민은행의 최대과제인 성장성정체, 수익성 하락, 건전성 회복 지연 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조직 문화를 주도적으로 쇄신할 인사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 회장이 그간 내부인사 기준과 관련해 “‘행원 출신이냐’ 아니면 ‘현재 근무하고 있느냐’ 또는 재직 기간이 ‘오래됐느냐’ 아니면 ‘짧으냐’를 따지기에 앞서 KB금융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타개할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온 점에 비쳐 이 후보의 행내 근무경력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주장했던 ‘내부인사 중용 원칙’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 측은 이 후보가 차기행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을 때부터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노조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유력한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 부행장에 대해 임영록 회장의 약속인 ‘은행 자율경영 보장’ 및 ‘내부인사 중용 원칙’에 반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 부행장은 어윤대 전 회장의 비호 아래 영입된 인사로 은행 재직기간이 2년에 불과하다”며 “은행 영업환경 전반을 이해하기 어렵고 이 부행장의 리스크관리 능력 역시 옛 조흥은행 리스크 관리본부장 시절 조흥은행의 시장 퇴출 등 전문성에 중요한 결격사유를 가진 사실상 전문성 없는 외부 인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부행장이 금융위원회 고위급 인사로부터 강한 추천을 받았다는 ‘외압 의혹’이 전해지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고위급 인사 A씨와 이 부행장은 과거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막역지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후보 내정으로 노조 측과 금융지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금융에 관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요즈음 같은 시대에 ‘관치’가 있다면 시장에서 통할 문제가 아니다”며 “일부 의혹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많이 맡았고,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최적임자라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주총이 끝나면 다음 주 중으로 정식 취임식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6곳 계열사 후보자 이력 봤더니


이날 국민은행 외에도 6곳의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내정됐다.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후보는 1958년 생으로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국민은행에서 투신상품팀장, PB사업부장, 고객만족 부행장을 역임했다. 대추위로부터 은행과 카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대추위 측은 “심 후보가 고객에 대한 이해가 깊을 뿐 아니라 급변하는 카드산업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 고객지향의 서비스와 함께 신속한 상품개발로 카드업계의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KB투자증권의 사장 후보로 추천된 정회동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는 LG증권 부사장을 거쳐 흥국증권 사장과 NH농협증권 사장 등을 역임한 증권전문가로 알려졌다. 정 후보가 LG증권 재직시 최하위 사업부의 경상이익을 10배 이상 신장시키는 등의 업무 능력을 인정, 대추위 측은 향후 M&A 등 KB투자증권의 역동적 성장에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홍 KB생명 사장 후보는 국민은행에서 오랫동안 쌓은 풍부한 리테일 영업을 바탕으로 경쟁이 치열한 국내 생보시장에서 KB생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이밖에 대추위 측은 KB자산운용을 이끌 이희권 사장 후보의 경우, 임직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내부에서 성과가 뛰어난 인재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사정책의 상징이자 임직원의 사기를 진작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KB부동산신탁 사장으로 추천된 박인병 후보는 은행 등 주요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로 각 계열사 고객에게 새롭고 창의적인 부동산 관련 신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수익원 창출’의 적임자로 발탁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KB신용정보 사장 후보에 오른 장유환 전 서울신용평가정보 사장은 외부의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해 계열사 의존형 관리방식에서 탈피해 보다 업그레이된 채권추심업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추위 관계자는 “KB금융그룹의 재도약을 위해 침체된 조직을 전반적으로 쇄신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임 회장의 이번 인사방향을 적극지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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