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5억원 매입에 인테리어 비용 300억 추정”

[스페셜경제] 삼성이 새 전용기에 약 1150억원(추정)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호화 전용기’ 논란이 일고 있다. 매입비용이 855억원에 달하는 전용기에 인테리어를 개조하는 데만 300억원을 쓴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1150억원가량이 들어간 항공기를 6년마다 교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호화’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뉴질랜드 현지 인테리어업체간 ‘법적분쟁’으로 인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번 삼성 전용기 구입과 관련한 논란을 살펴봤다.


▲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에 삼성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최근 재미언론인 안치용씨는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삼성이 지난해 새 보잉737 전용기를 매입해 현재 뉴질랜드에서 10개월째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당초 극비로 전용기를 매입했지만, 현지 인테리어업체들 사이에 공사를 둘러싼 소송이 벌어지면서 삼성 전용기의 전말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이에 안씨는 미국 연방항공청과 뉴질랜드 법원의 재판관련 서류를 들어 ‘삼성의 전용기’의 매입가부터 인테리어업체간 벌어진 공방전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안씨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8월 보잉사로부터 B737-700기종의 제트기를 매입했다. 미국 연방항공청에 등록된 제트기의 편명은 N705JM, 모델명은 B737-7EG이라는 것. 모델명의 끝자리 EG(ELECTRONIC GIANT)는 보잉사가 삼성에 부여한 고객코드로, 삼성이 구입한 항공기 총 3대에는 모두 코드명 EG가 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새 전용기 N705JM은 지난해 8월 2일 등록을 마친 뒤 다음달 14일 ‘인테리어’를 위해 뉴질랜드로 날아갔다. 삼성이 전용기 인테리어의 강자로 떠오른 뉴질랜드의 인테리어업체 ‘A사’에 이를 맡겼기 때문이다.


이에 매입비용만 7500만 달러(한화 8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새 전용기는 인테리어 비용으로 약 3400만 달러(302억원)를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이 안씨의 주장이다. 이같은 인테리어 비용은 매입가의 삼분의 이에 달하는 규모로 ‘초호화 전용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A사에 불만을 품고, 소송을 제기한 B사는 ‘삼성이 다른 전용기보다 훨씬 큰 공사여서 수익도 크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새 전용기와 동일한 기종의 경우, 평균 2000만 달러(225억원) 선에서 인테리어비용을 치르는데 반해 삼성은 이보다 약 30%가량을 더 들였다”는 안씨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안씨는 “삼성은 지난 2002년 보잉사로부터 B737-700 모델을 들인 뒤 6년 후인 2008년에도 같은 모델을 새로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2013년 모델까지 국내로 들여오면, 공교롭게도 6년마다 전용기를 교체하고 있는 셈이 된다. 안씨는 이와 관련, “이전 모델들이 이 회장의 전용기로 쓰인 점을 감안했을 때 새 전용기가 현재 전용기(B737-7EG)를 대체할 이 회장의 새 전용기로 투입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논란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인테리어업체간 법정소송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안씨가 밝힌 뉴질랜드법원 재판관련 문건 및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현지 인테리어업체 A사가 삼성의 공사를 수임하자 경쟁사 B사가 ‘(A사가)공동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법정에 선 A사가 ‘삼성이 인테리어 공사에 타사의 참여를 원치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현지언론의 관심이 삼성의 ‘전용기’로 쏟아지게 됐다.


이에 삼성이 고객의 비밀을 지키지 못한 A사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 홍보실 관계자는 “업체간 공방으로 우리가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초호화 전용기 논란에 대해 “어떤 전용기든 ‘개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은 들어간다”며 “초호화의 기준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방미길에 ‘경제사절단’이 함께하면서 재벌총수들의 전용기가 화제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이들은 그룹이 보유한 각자의 전용기를 타고 방미순방길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탄 전용기는 이건희 삼성 회장과 같은 기종으로 지난 2008년 인도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도 동일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은 걸프스트림사의 ‘G550’을 전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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