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제재 등으로 그룹 지원 감소 “홀로서기 어렵네”

[스페셜경제]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할인점 및 물류센터 등 유통상업시설의 시공을 전담하면서 중견건설사로 성장한 신세계건설이 최근 잇따른 악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유통망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면서 그룹 차원의 투자가 축소된 가운데, 6월 국회에선 그룹사간 내부거래에 대한 제재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 인해 신세계건설로 향하던 그룹사의 ‘일감’ 몰아주기도 주춤해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타 건설사와 비교해 신세계건설이 지니는 경쟁상의 강점은 (주)신세계를 비롯한 신세계 그룹으로부터 발생하는 대형판매시설 건축 경험과 능력 및 향후의 기대수주가 당사의 주된 영업기반이 된다는 점입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3월 ‘2012년 실적을 보고하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자사의 강점을 이와 같이 소개했다. 실제 신세계건설은 유통상업을 영위하는 신세계그룹을 통해 공사 매출의 82%(2011년)를 올리는 등 흔들리지 않는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내부거래를 통해 신세계건설은 1990년대 후반 수백억대 매출에서 2000년대 수천억대 매출로 급성장했다.


그런데 최근 신세계건설의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78억2821만원을 기록하면서 2010년 233억9763만원과 비교해 65.6% 가량 크게 감소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실적에선 59억197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이처럼 신세계건설의 부진한 성적은 신세계그룹의 공사 물량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대 중후반 까지만 해도 신세계그룹은 전국 각지에 이마트의 점포수를 크게 늘리며 신세계건설에 공사 물량을 몰아줬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유통업계를 강타한 동반성장 바람에 따라 대형마트의 팽창에 급제동이 걸렸다. 정부 차원에서 대형마트 등의 신규출점을 사실상 제한하면서 그룹사의 물량을 받아 챙겼던 신세계건설의 수주에도 먹구름이 낀 것이다.


또한,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30% 이상, 내부거래 비율이 30%를 넘는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신세계건설에게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룹사의 물량이 감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2011년까지 신세계 계열사에서 82% 가량의 물량이 쏟아졌지만, 2012년 77%로 하락한 뒤 올해 1분기에는 70.4%로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들었다. 그룹공사가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외부공사 및 관급공사의 비율은 확대됐다.


문제는 외부・관급 공사의 확대가 ‘원가율’의 상승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그룹공사의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맺어져 수익성이 비교적 좋은 반면, 관급공사와 외부공사의 경우 ‘경쟁입찰’이 많아 가격경쟁이 필수적이다. 특히 관급공사의 경우 최저가낙찰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해도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사의 물량이 축소하면서 신세계건설의 실적도 크게 감소했다”며 “그룹사 없이 홀로서기가 어려운 신세계건설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현 상황을 꼬집었다.


이렇듯 건설업계의 장기간 불황에도 그룹공사로 안정성을 보장받았던 신세계건설이 ‘정부규제’의 덫에 걸린 가운데 시장에선 신세계건설의 향후 실적과 관련,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나긴 터널에 있는 건설업황과 그룹사의 공사 발주 지연 등으로 신세계건설이 1분기의 실적을 만회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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