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월드’와 반찬…반찬이 혼인파탄의 원인일까

법무법인 가족 / 기사승인 : 2013-01-17 13: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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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지난해 만들어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유행어 가운데 하나가 ‘시월드’다.


유행어가 그 시대를 반영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이 신조어의 탄생은 기혼 여성들이 얼마나 시댁을 불편하게 생각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능력있는 고아’와 결혼하고 싶다는 말까지 나오는 정도다. 고아가 아닌 이상 선택의 여지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시월드. 회전목마를 타느냐, 롤러코스터를 타느냐는 전적으로 여자하기 나름인 것일까.


냉장고 때문이야!


가족법 전문 변호사인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는 “이혼사건을 하다보면 가지각색의 사연을 접하게 되는데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반찬 사건”이라고 말한다. 이런 작은 일이 이혼사유가 될 수 있느냐고 의아해하겠지만 의외로 혼인파탄은 작은 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엄경천 변호사가 말하는 반찬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어머니가 해다 준 반찬을 아내가 먹지 않고 냉장고에만 보관하다 버리자 이를 못마땅해 하는 남편이 문제 삼은 것. 남편은 아내가 시어머니를 무시했기 때문에 반찬을 버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고, 아내는 사소한 문제까지 잔소리 하는 남편의 성품 때문에 혼인파탄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찬을 버린 아내에게만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내가 반찬을 버린 것은 시어머니를 무시해서도, 반찬이 입에 맞지 않아서도 아닐 것이다(물론 시어머니가 만든 반찬은 며느리보다는 아들 입에 맞췄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맞벌이를 하고 있어 집에서 밥을 챙겨먹는 횟수가 적다보니 자연히 음식이 남게 되어 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 남편이 바쁜 아내를 위해 냉장고 정리를 도울 수는 없었을까? 시어머니가 반찬을 적게 만들어 줬다면 어땠을까? 가뜩이나 불편한 시월드에 반찬을 그만 만들어 오라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자처해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사건을 진행하다가 어느 순간 냉장고에 시선이 갔다. 그래, 냉장고 너 때문이구나. 네가 없었으면 많은 반찬을 만들지도 않았거니와 칸칸이 쌓인 오래된 반찬을 보며 잔소리하는 일도 없었겠지. 죄 없는 냉장고만 눈총을 받는 날이었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 반찬이라면 또 몰랐을 일이다.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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