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공격, 분열과 갈등의 양상을 지양해야

[스페셜경제]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올림픽 축구 남자 대표팀이 마침내 일을 저질렀다. 한국 스포츠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물리치고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각)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2-0으로 승리했다.


지난 1948년 런던올림픽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한국은 64년만에 다시 런던에서 최고 성적을 거뒀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쾌거와 지난 2002년 월드컵의 행복했던 기억과 추억을 다시금 시민들에게 선사했다는 점에서 감동 그 자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지 10년 만에 그에 못지 않은 위대한 업적을 일궈낸 데 대해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의 노고에 찬사와 축하를 보낸다.


이번 올림픽 축구팀의 위업은 한국 축구의 ‘올림픽 역사’를 기억해볼 때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다.


한국 축구는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8강에 진출했으나 스웨덴에 0대12로 대패하며 쓴 잔을 마셔야 했고, 이후 56년 만인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8강에 올랐을 뿐 세계의 드높은 벽 앞에서 번번히 좌절해야 했다. 4강 진출과 메달 획득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이처럼 고난의 행군길을 걸어온 한국 축구가 마침내 동메달을 따냄으로써 한국 축구의 위상이 높아졌고, 국민의 자긍심도 한껏 높아졌다.


이 모든 것은 홍 감독의 지도력과 각개 선수들의 투혼이 혼합작용을 일으키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홍 감독은 선수 개인보다는 팀을 강조하면서 이번 경기를 앞두고 24시간 선수들과의 끝없는 소통을 해왔다. 그렇게 선수들 간의 단합은 다져졌고, 조직력을 강화됐다.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신뢰감과 자신감이 팀의 분위기를 상승시켰고 우리 대표팀은 이처럼 환상적인 팀 분위기를 바탕으로 분모로 조직적이고 일사 분란한 경기력을 시종일관 선보이며 광복절을 불과 사흘 앞두고 일본을 제물로 삼았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하나로 묶었고 ‘이기는 팀’을 만들어냈다. 과거 히딩크 감독이 유에서 유를 창조했다면, 홍 감독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박주영 선수의 그림같은 골에서 볼 수 있듯이 변함없이 믿는 선수에겐 끝없는 신뢰를 보냈고, 그렇게 끝까지 발탁했고, 병역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선수가 없도록 아버지의 배려심도 과시했다. 이 모든 것은 ‘위대한 팀’을 만들어낸 홍 감독의 지도력이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기도 한 그는 경험에 기초한 강력한 카리스마와 함께 선수들을 동생처럼 감싸는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어왔다고 한다. 물론 뛰어난 지략과 용병술도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비단 조직과 단체는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갈등과 충돌 보다는 화합과 신뢰가 쌓여 있을 때 화학적 폭박력을 발휘한다. 홍명보가 흔들리는 대한민국에 메시지를 보냈다.


대한민국도 대선 정국을 앞두고 발생하고 있는 증오와 공격, 분열과 갈등의 양상을 지양하고 오늘 새벽에 보여줬던 ‘통일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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