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만도 사측은 왜 복수노조를 꿈꾸는가?

김지희 / 기사승인 : 2012-08-02 14: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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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노동조합에 대한 사측의 공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자본이 위기라고 느낀 순간 어김없이 공격을 자행했다. 우리는 지난 만도기계 시절과 만도의 공세를 비교하면서 사측의 문제점을 밝히고자 한다.


1998년 외환위기로 한라그룹은 부도를 맞았다. 한라중공업에 대한 무리한 차입경영 때문이었다.


만도기계는 흑자부도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벌어졌고, 전국 6개 공장 동시에 공권력이 침탈했고 결국 이후 조합원 동지들은 무더기 징계 및 희망퇴직, 무급휴직, 임금반납 등 노조가 무력화되다시피 했다. 결국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전후해서 천 여명의 조합원 동지들이 우리 곁을 떠났다.


사측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벌어진 일이었으니, 노동자의 입장에서 사측은 참 믿을 수 없는 존재다.


1998년은 현대차, 기아차 등 유수의 기업들이 모두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겪었으니 그렇다 치고 14년이 지난 지금은 과연 왜일까?


우선 98년 이후 만도기계는 분할매각의 고통을 겪고 3개 공장(문막, 익산, 평택)의 만도로 재편된다. 그리고 2008년까지 만도는 해외투기자본의 이윤 빼가기 공장으로 전락한다.


물론 그 와중에 정몽원 회장은 약 20%의 지분과 영업과 관련하여 자문료를 받는 등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속담에 걸맞게 부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98년 만도를 떠난 정몽원 회장이 2008년 만도에 다시 들어오기까지 만도는 세계 부품사 70위권으로 발돋움했다. 투기자본과 핵심 경영진이 주식소각과 배당, 스톡옵션 등으로 이윤 빼먹기에 열을 올릴 때니까, 조합원 동지들을 비롯한 직원들의 노력이 어떠했을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지 않을까?


정몽원 회장은 2008년 다시 만도에 입성했다. 당시 투기자본을 반대했던 노동조합도 일조했다. 그리고 정몽원 회장은 98년 만도를 떠나면서 일선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도 했었다.


2008년은 98년의 10년째 되는 해인데 공교롭게도 경제위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 98년 경제위기는 외환위기로서 동아시아에 집중되었고 중국과 미국경제가 나쁘지 않아 쉽게 극복된 반면 지금은 미국과 유럽의 위기로 안정될 기미가 별로 없이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자본은 경제상황에 가장 민감한 법이다. 정회장도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때마침 완성차에서 불량을 문제삼아 입찰 참여제한이 이뤄졌다. 이 위기의식이 결국은 민주노조를 이대로 놔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배경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쌍용차와 같은 장기전, 전면전에 따른 공권력 투입, 아니면 최근 노조탄압의 대세로 각광받는 직장페쇄다. 그리고 민주파를 선별해서 고립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더욱 구체화된다. 어제 우리는 사측이 어용기업노조의 출범선언문과 문자에 대한 언론 공지가 한라그룹의 홍보팀에서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사측이 개별적으로 업무복귀 희망서를 받고 다음에 어용기업노조가 금속노조 탈퇴서와 함께 가입서를 받는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노조 사무실까지로 출입이 제한되는 반면, 어용기업노조는 버젓이 조합원 동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에 임시사무실을 열고 있다는 점이 근본 문제다. 사측이 비호와 강압분위기 아래 탈퇴서와 가입을 받는 셈이다. 이 정도면 삼척동자가 봐도 부당노동행위 아닌가? 뿐만 아니라 어용기업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6일 이후 출입이 금지된다는 협박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


쌍용차, 상신브레이크, 발레오, 유성기업 등 공권력 투입과 직장폐쇄 이후 사측은 조합원 동지들을 협박해서 생산량 증가에 나선다. 노동강도를 강화함으로써 초과이윤을 확보하고 노동조합의 투쟁의지를 꺾어 사측 맘대로 따르는 노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또 하나 유추할 수 있는 배경은 이명박 대통령의 여름휴가를 앞두고 연 현안문제를 점검하는 국무회의에서 귀족노조 타령하며 만도가 파업하니 직장폐쇄해야 한다는 발언은 심각한 문제다.


만도 노동자는 보통 월 잔업 40시간, 특근 4일이 넘게 일하는데 이 정도면 연 노동시간이 약 2900시간으로 OECD 최고로 알려진 멕시코보다 많다. 결국 정권의 엄호 아래 직장페쇄가 이뤄졌다는 것 아닌가? 노사간 극한대립을 조장하는 이명박 정권이야말로 산업평화를 깨뜨리는 것 아닌가?


그리고 한라그룹 창립 50주년이 올해다. 9월 창립행사를 앞두고 노사화합이라는 기획 아래 지금 집행부와는 작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기획상품인 어용기업노조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측은 이번 기회를 통해 회사가 맘만 먹으면 공권력 투입, 직장폐쇄 등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다시 말해 노동자를 행해 협박 정치를 한 셈이다.


자본에게 노동자는 결국 파리목숨이라는 것을 강조한 셈인데, 이렇게 노동자를 억압하는 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자본과 정권의 협력 아래 노동자 죽이는 노사관계!!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가?


김지희 금속노조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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