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정치권의 세비 논쟁이 국회의원 특권 철폐와 맞물려 뜨겁다. 요청되는 것은 우선 국회의원의 자세인데 그 핵심에 세비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이 법을 지키지 않아서야!


평균 54일 동안 개점휴업. 국회 개원 이후 여야 협상을 통한 원 구성의 관행이 정착된 13대 국회 이후 지난 18대까지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 개원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총선 후 첫 본회의는 국회법 제1장 제5조에 임기 개시(5월 30일) 뒤 7일 안에 열어야 한다.


국회의장단 선출을 하고 상임위 구성은 첫 본회의부터 3일 안에 해야 한다. 대한민국 입법기관인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단 한 차례도 이를 지킨 적이 없다. 정쟁으로 제 밥그릇 싸움에 몸살을 겪는 것이다. 국회는 첫 단추부터 잘 못 채우고 있는 것이다.


국회법부터 지키지 않고 일하지 않은 국회의원들. 그러나 월급은 제대로 다 받아간다. 도무지 요즘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이제 이 정도 민도(民度)가 높아진 상황에서 더욱 그래서는 안 된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뒤 결산 심사(8월 30일), 국정감사(정기국회 이전 완료), 예산 심사(12월 2일) 등 헌법 또는 법률에 명시된 국회의 의무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밥값은 해야 하지 않겠나.


국회의원은 자신만의 ‘브랜드 법’을 내야하고, 이익단체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전문 직종의 일명 겹벌이 족의 활개는 국회를 이익쟁투의 장터로 만들어버린다. 이익단체의 공천을 받는 비례 대표는 자신의 정치기반인 이익단체의 요구에 휘둘릴 우려가 크다.


지역구 민원에 휘둘려서는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자칫 특정 지역 이익단체의 대변자 노릇만 하다 4년 임기를 날릴 수 있다. 이를 명심해야 후회하지 않는 국회의원 생활을 할 수 있다.


작게는 108개 많아서는 200여 개라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버리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지름길은 국회의원의 거품부터 먼저 걷어내어야 한다. 특별 대접에 익숙할 것이 아니라 특권을 버려야 국민의 편에 설 수 있다.


국회의원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의정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대표적인 특권을 누리는 자리다. 다른 공직에선 누릴 수 없는 헌법상 보장된 불체포 특권과 면책특권이 있다. 그러나 이런 특권이 남용되면 국회는 ‘방탄 국회’ ‘무차별 폭로의 장’, ‘무한 정쟁의 싸움터’가 된다.


그 싸움을 막기 위해서라도 세비 문제 정비해야!


의원 한 사람에 드는 비용은 세비와 보좌진 월급, 사무실·차량 유지비, 입법 활동 지원비 등을 포함해 연간 6억여 원에 이른다고 한다. 각종 KTX, 선박, 항공기(비지니스석) 등이 무료고 2010년 통과된 헌정회 지원법에 따라 65세 이상 전직 의원은 단 하루를 근무해도 월 120만 원의 종신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 눈높이를 생각하면 당장 국회의원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최소한 일하는 날만이라도 세비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부끄러운 의원 겸업 포기하자. 특권과 이익 대변에 악용될 여지가 너무 많다. 적지 않은 세비를 받으면서 또 겸업까지.


18대 의원 43%가 겸직이라는데 19대 의원님들은 이러한 특권 과감히 버려서 국민의 사랑을 받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기를 바란다.


구천서 한반도미래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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