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흔히 태권도는 한국이 세계인에게 준 선물이라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태권도를 통해 동양적 정신 중심의 가치와 문화의 전달이 아닐까?


태권도를 배우면서 먼저 예절을 알게 되고 목례와 감사와 인내와 열정을 깨닫게 된다. 단순히 스포츠를 넘어 정신 운동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태권도는 60년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의 맨 앞 전도사였고 견인차였다.

이제 세계는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체험하고 있다. 국민소득과 국가 경제력에서 이제 10위권 이내 아니 7위, 선진국 문턱이라고 한다. 한국의 국제적인 역할도 달라져야 하고 흔히 도움을 받던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그 맨 앞 몸살을 앓고 있는 태권도가 있다.

양적으로의 성장은 이제 전 세계 태권도 인구 1억 명, 국제경기단체로 가입 회원국 202개의 6위권 저변을 자랑한다. 올림픽에서의 메달 습득 국가는 올림픽 종목 중 가장 짧은 역사 속에서도 60 여 개국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 전략적 육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태권도가 한편으로는 국제화 활성화와 더불어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들을 위한 한국인들의 한계를 극복 못하고 있다. 거기 맨 앞에 정부의 무능과 무지, 아집이 자리하고 있다.

2012년 8월. 런던 올림픽이 끝나면 하계 올림픽 종목 26개 중에서 무엇이 세계인을 사랑을 많이 받았는지를 올림픽 조직위원회인 IOC는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다. 즉, 올림픽 종목 영구화에 대한 첫 번째 관문이 벌써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올림픽 종목 태권도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 정부와 태권도 기관 단체들은 이도 모르고 각자 딴 짓에 제 밥 그릇 챙기기에 넋이 빠져 있는 것이다.

IOC는 런던 올림픽에서 전 세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하계 스포츠 종목을 뺄 수 있을까? 이런 가정은 너무도 쉽다. 종목의 저변과 그 저변의 확장성이 중요한 평가요소임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태권도 행정당국은 지금이라도 올림픽 종목 태권도의 도움 요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태권도의 공식 국제경기단체인 세계태권도연맹(WTF)의 사이트를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태권도 관련 정부 예산을 살펴보면서 무주 태권도 공원을 제외하면 더 충격을 받고 그마저 정부산하 기관이 되어버린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에 편중되어 올림픽 종목 영구화와는 무관한 한국인의 한국인을 위한 한국의 아주 미비한 효과도 별로 없을 노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국제적인 네트워크는 물론 실효적이면서도 전략적인 마인드는 부족하고 무엇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것 같다.

가장 먼저 2012년 9월이 되면 우리 태권도는 런던 올림픽 결과를 놓고 우선 1차 평가를 받을 것이다. 경기가 재미있느냐? 공정했느냐? 큰 사고는 없었는가? 이런 저런 이유들을 놓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뭔가를 해야 할 것인가.

우선 경기가 재미있어야 한다.


세계태권도연맹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빠르고 강력한 진행, 그리고 전자호구와 비디오즉시판독을 통한 심판 공정성 확보다. 더욱 좁아져 도망칠 공간을 적게 하고 공격을 안 하고 시간 끌기에 급급하면 벌점 대신 상대방에게 점수가 올라가게 했다. 크고 화려하며 강력한 고도 기술을 쓰면 일거에 역전할 수 있는 점수 차이도 크게 바꿨다. 한마디로 더 재미있고 더 멋있게 경기를 하도록 룰을 개정했다는 것이다.

이번 런던 올림픽 종목 태권도를 준비하는 것을 보면서 또 하나 베이징 올림픽에서처럼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를 넘어 사고를 치는 사건을 막아야 한다. 방송 중계마저 KBS가 아닌 일본 NHK가 하는 판에 우발적이라도 큰 사고가 하나 터지면 태권도의 위상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세계태권도연맹은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6월초 다시 심판과 집행위원회 임시 총회를 열어 사전 교육을 강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열 포졸이 도둑 하나 막기 쉽지 않다. 더욱이 우슈와 가라테 등 태권도의 몰락만을 학수고대하는 격투기 종목들이 있는 한 사고는 예고될 수밖에 없다. 더 좋은 대책은 있는가?

경기와 진행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국제경기단체인 세계태권도연맹의 전문가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방비하면 될 것이고 우리들은 전 세계 태권도인들은 과연 무엇을 해야 올림픽 종목 영구화에 도움이 될까?

깜짝 놀랄 것은 전 세계 태권도 인구수에 비해서 세계태권도연맹 WTF 홈페이지 가입회원 수와 방문자 수가 의외로 빈약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형편없는 상황. 밝히기에 너무도 초라한 그 이유는 뭘까? 해마다 수십만 명이 승단 시험을 보는데….


역시 문제는 분열이다. 국기원이 있고 대한태권도협회가 따로 노는데 WTF 홈페이지는 방문해야할 이유가 없었다. 각 회원국 관계자만이 홈페이지에 관심 있을 뿐 타 경기종목과는 달랐다. 딱 사분오열이다. 정부 예산은 태권도진흥재단과 국기원, 협회에 주고 각자 자기들 방식으로 쓰기도 바쁜데, 그저 공무원들 제 밥그릇에만 관심 있을 뿐인데…

그러나 IOC의 평가는 아마 WTF 홈페이지와 런던올림픽 태권도 사이트 두 개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특별히 태권도만을 위해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등의 사이트에 평가항목을 할당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가진 것보다도 형편없이 빈약하기만 한 우리 태권도의 위상과 사랑도 측정은 이렇게 절대 위기다. 태권도 각 기관들이 세계 태권도 각 관계자들이 서로 자기 영역 만들기와 지키기에 급급할 때 우리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에서 위태로운 것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UCC, 각종 미디어에서 태권도의 흥행과 재미, 세계인의 관심 정도는 어느 급일까? 과연 올림픽 종목 중에서 몇 위나 할까? 지금은 별로 밝히고 싶지 않다. IT 강국을 자랑하는 우리의 관심조차 별로 없는데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어불성설이다. 관계자들에게만 맡겨 대안이 나오기만 기다리는 것은 요원하고 또 시간이 없다.

대안은 우리가 나서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뜻 있는 분들이 다 나서야 한다. 2012년 8월 런던올림픽이 끝나면 IOC는 반드시 평가한다. 아니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탈락한 종목과 남을 종목들에게 명분이 주어진다. 그런데 우리는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이제 단 몇 개월 내에 우리는 태권도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고 세계인들에게 가장 유익한 올림픽 종목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올림픽 종목으로 계속 대우받고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무엇을 탓할 시간조차 없다.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지금 태권도를 위해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 뿐. 위기는 곧 기회다. 지금이라도 알고 느끼고 할 수 있다면 하면 된다.


이건 우리 민족 아니 평화를 사랑하고 태권도를 통해 인생이 달라지고 삶의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 적게는 태권도를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내리는 특명이다. 태권도 올림픽 고지를 사수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런던올림픽 준비와 태권도를 사랑하는 일에 나서야 할 때다.

윤영용 아이러브태권도운동본부 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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