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에 이어 대유위니아까지 적자기록…돌파구 ‘글쎄’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 2014년 대유위니아(위니아만도), 2018년 대우전자(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자신만만했던 대유그룹이 경영난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대유위니아의 효자 상품로 꼽혔던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가 LG그룹과 삼성전자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수출 기업인 대우전자 역시 좀처럼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서 지난해 두 회사 모두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실적부진을 해결할만한 뾰족한 방법이 아직까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유그룹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 희망퇴직이라는 ‘구조조정’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희망퇴직이 재무구조 개선을 하는데 실효성이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인수 이후 위기에 봉착해버린 대유그룹에 대해서 낱낱이 살펴보기로 했다.



‘에어컨?공기청정기’ 신사업 불안하고 잘 나가던 딤채 휘청?
경영정상화 위해 힘썼지만 결국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실시



김치냉장고 ‘딤채’로 탄탄대로를 걷던 대유위니아가 피인수된 지 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충격이 빠졌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5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이 증가했으나, 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 역시도 131억원의 손실을 냈다.


대유위니아의 브랜드 딤채는 아직도 김치냉장고 시장에서는 점유율 35~40%를 기록하면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왜 적자전환이 발생한 것일까?


대유위니이가 기존에 김치 냉장고에만 의존하는 것에 벗어나 에어컨, 전기밥솥, 건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품 영역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판관비 증가, 김치냉장고 대비 수익성이 낮은 가전제품의 매출 비중 증가 등으로 인해서 회사 전체 영업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더욱이 과거 회사 개별매출 기준 매출의 70%를 책임졌던 김치냉장고의 수익도 매년 낮아지면서 현재는 40%대로 하락한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들이 겹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여기다 더해 최근에 딤채의 강점이었던 뚜껑형 김치냉장고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 의해 점점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유위니아에 대해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이며, 에어가전, 건조기 등 김치냉장고 대비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확대가 이뤄지고 있어, 회사 영업 수익성은 당분간 현 수준 대비 큰 폭의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대유위니아가 새 사업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의 김치냉장고 사업까지 흔들리면서 위기에 놓인 것이다.


‘윈윈’할 줄 알았던 대유위니아-대우전자 실상은?


사실 지난해 대유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할 때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그 시너지효과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시 대유그룹은 대우전자까지 인수하면서 단숨에 가전업계 3위로 올라왔다.


당시만 해도 대유그룹 측은 “(대우전자) 인수 첫해부터 흑자로 전환하고, 2020년에 이후에는 상장하겠다”는 큰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과 달리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대우전자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에 100~2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유그룹이 밝혔던 청사진과는 정반대되는 상황인 것이다.


대유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는 해외시장 공략 때문이었다. 대운전자는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생산법인 4개, 판매법인 11개, 자사 및 지점 20개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다. 또 전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이 70%를 넘는다.


때문에 대유그룹은 해외에 인지도가 있는 대우전자를 발판으로 대유위니아 역시도 해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대우전자가 인수되는 과정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계약을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2017년에는 미국이나 유럽 시장을 겨냥한 캠핑카용 세탁기나 USB포터 적용 전자레인지 등 현지 특화 제품을 활발히 출시했지만, 지난해엔 재 제품 출시도 전무했다. 또한 대우전자의 해외 판매망을 통해서 대유위니아 제품에 대한 수출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대유위니아가 지난해 하반기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약 7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에 불과한 수준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우전자 인수로 인해서 대유위니아까지 같이 적자의 늪으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유위니아의 지난해 제품 연구?개발(R&D)비용은 57억원이었다. 이는 전년도 186억원에 비하면 3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대유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함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제품 연구?개발 투자에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결국, 대우전자 인수로 인해서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대유그룹이 대유위니아에 대한 R&D비용을 대폭 축소했고, 이로 인한 여파가 적자로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실적악화가 불러온 ‘희망퇴직’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실적악화가 결국 ‘희망퇴직’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대유그룹은 대유위니아와 대유전자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현재 대유위니아는 약 660명, 대우전자는 국내외 포함해 4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회사 측은 5년, 10년, 15년 이상 등 근속연수에 따라서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서 대유위니아 측은 “회사 자체의 경영환경이 나빠지면서 경영구조 개선하기 위한 희망퇴직을 시작했다”면서 “생산직만이 아닌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이며, 희망퇴직규모는 정해져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유위니아 측은 이러한 희망퇴직에 대해서 강제성은 없으며, 희망자에 한해서면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대유그룹은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에서 희망퇴직을 받아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대유위니아 노동조합 측은 “사측이 희망자에 한해서 신청을 받는 다고 하고 있지만 사전 협의 없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면서 “향후 강제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경우 강력하게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관련 업계에서도 희망퇴직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대유그룹이 직면한 문제가 경쟁 심화로 인한 비용 증가와, 해외시장 부진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해서 “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의 적자를 놓고 관련 업계에서는 인수가 너무 섣불렀던 결정이 아니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유그룹은 서로의 윈윈전략을 위해서 대우전자까지 인수했지만 현재는 실적만 악화시키고 있을 성과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다 인수로 인한 비용으로 R&D비용이 현격하게 줄어들면서 그 피해가 만만치 않다. 따라서 대유그룹이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김치냉장고 등 원래의 효장상품 개발 박차에 가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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