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승인 앞둔 구설수…광폭행보 도리어 독

이 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키움증권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앞두고 보폭을 제대로 키우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일찌감치 시장진출을 대비한 것은 물론 업계 최고수준의 접대비를 사용하며 영업활동에 나섰고 인지도 확보를 위해 당시 성폭행 의혹 등 리스크를 안고 있던 프로야구단 히어로즈의 인수를 강행했다. 심지어 부족한 자기자본에도 초대형 IB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금융투자협회의 대체거래소 설립 컨소시엄단에 참여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였다.


문제는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듯 키움증권의 행보 하나하나에 구설수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접대비를 대폭 늘리고도 전년도 실적은 도리어 부진했고, 키움히어로즈는 새로 선임한 단장이 지인특혜·월권논란·가족회사 논란 등으로 열흘만에 사의를 표명, 기업이미지에 손상을 입고 있다. 초대형 IB들만 선택됐던 금투협 컨소시엄단에는 키움증권만 부족한 자기자본에도 함께 포함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한 신뢰성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나 키움증권이 이달 말 예비인가를 거쳐 5월이면 허가가 결정 날 제3인터넷전문은행의 유력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수위가 깊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키움증권의 황새걸음 따라잡기를 조명해봤다.



실적부진↔‘증권사 접대비 증가율’은 최고


키움히어로즈 임은주發 특혜채용·가족회사


초대형IB도 아닌데 금투협 컨소시엄 메인?


인터넷銀 외친 키움前대표→現금투협회장


키움증권에 대한 기업 건전성이 주목되고 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가 임박한 가운데 키움증권을 메인 정보통신기술(ICT)사로 하는 키움-하나금융-SK텔레콤 컨소시엄이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3인터넷전문은행은 오는 26~27일 예비인가를 거쳐 5월이면 허가가 결정나며 최대2곳으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하나금융-SK텔레콤 컨소시엄의 맞수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신한금융 컨소시엄 정도기 때문에 두 컨소시엄이 무난히 손을 맞잡고 인터넷전문은행 판에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키움증권의 ‘절치부심’이 과한 나머지 이같은 유력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무리한 광폭행보를 밟으며 여러 구설수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2015년 가장 먼저 제1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도전을 선언하고도 지분율 규제로 신청을 포기했던 아픔이 있다.


아울러 국내 인터넷은행은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되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이며 K뱅크와 카카오뱅크 정도만이 안착해있을 정도로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시장안정성 측면에서도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銀 준비기간 ‘접대비 급증↔실적은 하강’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2018년 개별 기준 접대비는 지난해 27억9446만원 보다 37%(10억4318만원) 늘어난 38억3764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며, 10대 증권사 평균 접대비 증가율이 18%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폭 또한 상당한 것이다.


문제는 키움증권의 이같은 접대비 상승이 영업이익 등 주요 경영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나온 수치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접대비가 기업의 영업활동을 위해 쓰인다는 것을 감안하면 영업성과도 없이 지출만 늘어난 셈이다.


작년 키움증권의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2277억 2941만원)대비 2%(43억7908만원) 늘어난 2321억850만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1833억2424만원에서 1908억95만원으로 4%(74억7671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3158억4842만원)대비 8.5%(268억6629만원) 줄어든 2889억8213만원이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2416억2680만원)대비 20%(484억2337만원) 급감한 1932억343만원을 기록했다.


임은주 전(前) 키움히어로즈 단장


무리한 야구단 빅딜 인수…홍보효과도 보기 전 구설수


당초 이미지 제고를 위해 거액을 투자해 맺은 히어로즈 야구단과의 메인스폰서십 계약도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2010년부터 9년간 넥센 타이어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유지했던 서울 히어로즈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지속되는 명명권(네이밍 라이츠)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것인데 키움증권은 이에 따라 연간 100억원 총액5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액을 지불하기로 했다.


금액자체도 당시 ‘빅딜’ 또는 ‘스폰서 오버페이’로 불릴만큼 키움증권이 상당부분 부담감을 안고 가야하는 수준이었으며, 히어로즈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로 출범하기 전부터 문우람, 이택근 등 선수들의 승부조작, 후배 폭행 논란 등으로 구설수에 올라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 되며 퇴출위기까지 갔던 구단이었으나, 키움증권은 계약을 강행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 도전과 맞물려 젊은 층의 관심을 배가시키려고 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키움증권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증권시장에서 온라인 증권사로 패러다임 전환을 내세운 전략으로 시작한 업체인 만큼, 그간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고객확보를 위해 외야 펜스광고와 전광판 광고 등 야구 마케팅을 지속해왔고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효과를 일정부분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 계약에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배팅을 해보자는 심산이었던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무리한 배팅으로 시작부터 칩을 잃고 있는 형국이 됐다는 점이다. 단장 선임 논란이 대표적이다. 참신한 인물을 기용하겠다는 취지 아래 키움히어로즈는 지난 1월 22일 여성 축구심판·여성 프로축구 단장 출신인 임은주 단장을 선임했으나 프로축구 시절 지인 특혜채용, 감독에 대한 월권, 사익추구를 위한 가족회사 설립 의혹 등이 제기 돼 논란에 휘말리면서 부임 열흘만에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권용운 금융투자협회 회장(現) · 키움증권 대표이사(前)


인터넷銀 도전 처음 외친 전 키움증권 대표가 금투협회장


키움증권은 내부 TF를 설치하고 제3인터넷전문은행 도전 기반을 다지던 작년 말에도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의 구장이었던 금융투자협회 대체거래소 설립 컨소시엄단에 참여하는 광폭행보를 보이다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금투협이 대체거래소 설립 컨소시엄단으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IB들을 전략적투자자(SI)로 모집하면서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키움증권도 메인 SI에 끼워넣은 데 대한 것이다.


당시에도 키움증권은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었고 이를 위해 키움증권 대표 출신 권용원 금투협회장의 후광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특히 권 회장은 키움증권 사장이던 지난 2015년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겠다”며 1차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을 선포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의혹이 증폭된 바 있다.


당시 중·소형사 중 일부는 금감원에 대체거래소 설립이 특정사 특혜라며 구두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아울러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규모가 큰 증권사들이 있었음에도 키움증권이 금투협의 1차 논의 테이블에 초대되고 컨소시엄단에도 포함됐다는 점에서도 관련업체들의 의구심을 키웠다.

이에 대해 금투협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체거래소는 회원사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사항으로 협회는 지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금투협회장이 특혜를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고 할 수도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키움증권은 온라인거래 전문 증권사로서 주식시장 점유율 1위인 만큼대체거래소 참여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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