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기자]코스피의 외국인 자본 이탈이 좀처럼 멈추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 움직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 수급 이탈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달러 강세 기조에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향후 코스피가 추가 상승 동력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2138.10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외국인 매도에 기관·개인의 동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보합권을 유지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1097원을 순매도했다.


전월 25일부터 11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041억원을 매도했다. 동일 기간 코스피는 6거래일 연속 내려 외국인 자금 유출이 고착화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 전문가는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가 외국환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쳐, 달러 강세로 이어진 동시에 신흥국 통화 약세를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를 꺾어내리는 신호가 2월 말부터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1월부터 시작된 상승 랠리에 추가적 상승 동력이 부족한 데다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털(MSCI) 신흥국 지수에 중국 A주 비중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수급 상황을 악화시켰다.


게다가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외국인 매도를 압박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은 기준금리 동결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의 재도입을 결정하며 유럽 경기 둔화를 공식화했다.


유럽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현행 -0.40%와 0.25%로 유지했다. 거기에 9월부터는 3차 장기특정대출프로그램(TLTRO)을 진행해 2021년 3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3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나온 유럽중앙은행의 완화 정책 발표는 유럽 경제의 침체 국면에 들어섰음을 설파한 셈이다.


유럽의 이 같은 정책적 변화가 달러 강세를 촉발해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3월4일부터 8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중국·대만·태국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관측됐다. 한국은 4억1000만달러, 대만 9억5000만달러, 태국 2억2000만달러의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달러 강세로 인해 신흥국 환율이 지속적으로 약세 위험에 노출되어 코스피와 신흥국 증시로부터 외국인 자금 유출이 굳어지면 반등 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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