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글로벌 경기 불안감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중단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완화적 정책으로 돌아섰다.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경제성장 전망 하락과 목표치에 다다르지 못하는 물가, 무역전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통화정책 뉴노멀’시대라는 평가가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정책 금리를 ‘제로(0)’로 동결하고 새로운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Ⅲ) 도입 계획을 밝혔다.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완화적 정책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는 유로존 경기 둔화 때문이다.


올해 유로존 성장 전망치는 1.7%에서 1.1%로 내렸다고 ECB는 발표했다.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현재 유로존 경제가 “계속되는 약세와 만연한 불확실성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의 대출프로그램 도입이 주요국 중앙은행 중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선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미국에서도 감지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지난 6일(현지시각)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10개 연방은행 관할지역이 ‘다소 미약’한 성장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긴축 방식의 하나인 보유자산 축소도 곧 종료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 1월 연방기금 금리를 2.25∼2.50%로 동결했다. 오는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불과 1년 전 경기 회복세 속에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대응해 돈을 풀었던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에 분주하던 중앙은행들은 그새 입장을 바꾼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앙은행들이 어느새 긴축 완화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뉴욕 연방은행 존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6일 “성장률 둔화와 그에 따른 금리 하락 추세가 ‘뉴노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립금리를 현재 연방기금 금리 상단인 2.5%로 제시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5.25%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미 일본은 낮은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장기화해 낮아진 중립금리가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들은 매우 낮은 균형이자율이 반영구적 특성이 된 듯한 일본의 경험을 그대로 따라할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목표치 2%를 한참 밑돌고 있다. 추가적 통화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동결은 세계 주요 선진국 뿐 아니라 신흥국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월 말 이후 헝가리, 폴란드,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호주, 터키, 캐나다 중앙은행이 줄줄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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