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제2고로의 모습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인도 철강 투자 대표단이 포스코, 현대제철 경영진을 만나기 위해 방한했다. 현지 합작 제철소의 건설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앞서 인도 정부는 올 초에도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합작 투자를 제안한 바 있다. 이번 방문으로 합작 일관제철소(제선·제강·압연의 3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 설립을 재차 제의하고 나선 것이다.


인도 정부는 합작 제철소 건립을 위해 부지를 현물출자 형태로 제공하는 등 제안에 나서고 있지만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인도 철강부의 푸니트 칸살 국장이 이끄는 철강 투자 대표단은 지난 25일 방한해 포스코, 현대제철 관계자 등과 면담을 가졌다.


인도 국영 철강사인 RINL의 프라도쉬 쿠마르 라스 최고경영자(CEO)도 포함된 이번 대표단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등을 방문한 뒤 지난 28일 출국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자동차 강판류의 고급 철강 제품을 현지 생산하기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합작회사 설립을 요청했다.


특히 인도는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용광로) 공장 건설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인도는 제철 원료인 철광석과 공장부지 등을 현물출자 형태로 제공하는 대신 한국 업체가 설비와 기술을 맡는 형태의 합작을 원하고 있다.


인도의 철강 투자 대표단은 이번 방문에 제철소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들고 왔다.


대표단은 포스코나 현대제철이 국영기업인 SAIL, RINL 등과 합작한다면 인도 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 해안에 있는 비사카파트남 지역의 부지 약 12.1㎢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부지는 현지 RINL 공장의 유휴부지인 만큼 땅 매입을 둘러싼 번거로운 절차는 생략된 셈이다.


대표단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합작회사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두 회사가 공동 투자에 나선다면 인도 정부는 경영권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인도정부는 이 합작 회사에 작은 지분만을 확보해 양사가 자율경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고로 건설은 수조원의 자본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다보니 인도 정부의 말만 믿고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포스코 관계자는 “이제 막 투자 제의가 들어온 시점이라 시간을 들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오디샤 제철소 사례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인도 오디샤 주에 열연강판을 만드는 일관제철소 설립을 계획을 세우고, 2005년 인도 오디샤주 정부와 제철소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아직 착공하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케파(생산능력)가 넘치고 있어 해외투자는 신중한 입장이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로 건설에 15조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다 안 한다 사업성 검토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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