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인천-몽골(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 배분 결과가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해당 노선을 독점 운항 중인 대한항공이 국토교통부에 운수권 신청 및 운수권 배분 관련 입장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25일께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을 배분한다.


이는 지난달 한국과 몽골의 항공회담을 통해 해당 구간에 대해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가 최대 주 9회(최대 2500석) 운항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은 몽골노선과 관련해 국토부에 입장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인천-울란바토르 구간에 대한 여객운송 주 3회, 총 833석의 운수권을 배분하겠다는 국토부의 발표를 ‘모순’이며 국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존에는 한국 국적 항공사의 인천-울란바토르 구간의 운항횟수는 주당 6회였지만 좌석수의 제한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이번 항공회담 전에도 약 2500석 수준의 좌석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 설명에 따르면, 항공회담을 통해 운송 주 3회, 총 833석의 운수권을 새로 배분한다는 것은 대한항공에 대해 2500석 중 833석을 제외한 1667석만 운송할 수 있게 제한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입장을 지난 8일 국토부 측에 전달하면서 운수권 배분 신청도 넣었다.


확대된 좌석 중 일부라도 대한항공에 배정해 달라는 것이 요지다. 기존 몽골 노선을 운영하던 대한항공까지 몽골노순 운수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현재 추가된 노선을 놓고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50석 이상의 중형기종을 보유하고 있고,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200석 미만의 소형기종을 주력하고 있다.


추가된 833석을 3회에 채우려면 250석 이상의 중형기종이 운항돼야 한다. 그러나 LCC의 경우는 새로 배분되는 833석을 채우기 쉽지 않다. 최대한 활용하려면 1회 운항 시 280석 규모의 항공기를 띄워야 하는데, 200석 미만 소형기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대한항공은 국토부에 “기종과 좌석수에 상관없이 몽골 노선을 운항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추가 운수권을 확보하려면 아시아나항공 보다는 LCC와 경쟁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계산에서다.


LCC 입장에서도 대한항공이 추가 좌석 일부를 가져가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833석 중 일부를 대한항공이 가져가면, 소형기로도 나머지 좌석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LCC들은 독과점을 깨기 위해서 몽골 노선 운수권은 LCC가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보다는 자사가 노선도 확보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LCC가 신규 취항하기를 바라고 있는 묘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운수권 배분의 기본 방향은 경쟁 활성화가 기본 원칙"이라면서 "대한항공과 LCC의 배분시, 몽골 노선 점유율은 8:2 비율이 되며, 오히려 대한항공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이번 협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사 배분시 충분한 공급석 제공으로 독점적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환승수요 유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육성하려는 정부 시책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